(사진=PRM 제공)
'록의 전설' 가수 전인권(63)은 지난겨울 광화문 촛불집회 무대에 세 차례 올라 애국가를 비롯해 '걱정말아요 그대', '행진' 등을 불러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 상실감에 빠진 국민들의 마음에 깊은 울림을 전했다.
어느덧 계절이 바뀌고 봄이 왔다. 전인권은 이번엔 공연을 통해 팬들과 만난다. 오는 5월 6~7일 양일간 세종문화회관에서 첫 단독 콘서트를 개최하는 것.
전인권은 18일 서울 중구 정동에서 가진 간담회에서 "촛불집회 때 일들이 잘 마무리되면, 세종문화회관에서 공연을 해보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공연을 열 수 있게 되어 참 좋다. 지금도 여러 가지 문제가 많지만, (대중이) 음악, 영화 등에도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번 공연의 타이틀은 국민 위로곡이 된 '걱정말아요 그대' 노랫말인 '새로운 꿈을 꾸겠다 말해요'이다.
전인권은 "지난해 11월 박원순 시장에게 전화가 왔다. '새로운 꿈을 꾸겠다 말해요'를 써도 되냐고 해서 된다고 했더니 2~3개월간 시청 앞에 붙여 놓더라"며 "이게 참 좋은 말이구나 싶어 공연 타이틀로 정했다"며 미소 지었다.
촛불집회 무대에서 '걱정말아요 그대'를 부른 것에 대해선 "몇십만 명, 몇백만 명이 노래를 따라 하는 모습을 보며 큰 감동을 받았다. 이 사람들의 마음이 허전하고 비어있구나 싶기도 했다"고 소회를 밝혔다.
공교롭게도 전인권의 공연은 대선 직전 열린다. 그는 어떤 지도자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느냐는 물음에 "깨끗하고 남의 말 많이 안 하는 지도자"라며 "토론회 등에서 머리 쓰는 사람들을 보면 재미없다. 그냥 깨끗하게 자기 소신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좋다"고 답했다.
전인권은 1979년 그룹 '따로 또 같이' 멤버로 데뷔해 같은 해 솔로 앨범을 발매했다. 1985년에는 주찬권(드럼), 최성원(베이스), 허성욱(키보드), 조덕환(기타)와 함께 들국화 1집을 발표, '그것만이 내 세상', '행진', '매일 그대와' 등의 곡으로 사랑받았다.
1988년 '사랑한 후에'로 다시 솔로 활동을 시작했고, 1989년부터는 '가야' 밴드를 이끌었다. 2013년 18년 만에 들국화의 신보가 나오기도 했으나, 주찬권의 갑작스런 사망으로 이 앨범이 마지막이 됐다. 이후부터는 전인권 밴드를 결성해 활동 중이다.
그는 이번 공연에서, 들국화 시절의 명곡과 솔로곡, 전인권 밴드의 곡을 아우르며 관객에게 위로와 희망을 줄 계획이다. 베이시스트 민재현과 기타리스트 신윤철 등 전인권과 오랜 시간 호흡을 맞춘 멤버들이 함께하며, SBS 'K팝스타 시즌5' 준우승자인 안예은이 게스트로 무대에 선다.
전인권은 "(세종문화회관은) 크면서도 점잖은 곳이다. 그 점잖은 사람들의 혼을 빼면 재밌는 현상이 나타난다"고 웃으며 열정적인 공연을 펼치겠다는 각오를 드러냈다. 게스로 나서는 후배 가수 안예은에 대해선 "보통 목소리가 아니다. 어리지만 테크닉이 굉장한 친구"라고 극찬했다.
40년 가까이 활동했지만, 음악에 대한 자신감과 열정은 여전히 뜨겁다. 전인권은 "세계적인 가수가 되보려 한다. 세계적인 가수와 비교해서 제 생각이나 연습량이 뒤지지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 달 전 집에 새 연습실도 만들었다. 6월께 새 앨범이 나올 예정인데, 이전보다 사운드적으로 발전했다는 게 느껴질 거다. 앞으로 진실하게 살고, 진실하게 음악할 생각"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