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민주당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사진=자료사진)
19일 2차 TV토론회를 앞두고 양강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과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사이의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지난 13일 진행된 대선주자 첫 TV토론회가 문 후보를 턱밑까지 추격해오던 안 후보의 지지율 조정기를 만드는데 일조하며 두 사람 사이의 지지율 격차를 만드는데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어서다.
이에 문 후보는 이번 2차 토론회를 통해 현재의 지지율 격차를 넓히거나 유지하겠다는 계획이다. 반면 안 후보는 이번에 재도약을 통해 대선판을 다시 흔들겠다는 복안이다.
문 후보는 1차 TV토론회 기조인 여유와 품격은 유지하되 문제점으로 지적됐던 잦은 웃음은 자제한다는 방침이다.
또 최근 방한한 펜스 미국 부통령과 비행기에 동승했던 백악관 외교정책 고문이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 결정은 한국의 차기 대통령이 내리는 것이 맞다"고 밝힌 사실을 근거로 외교정책에 대한 보수 후보들의 안보공세에도 적극적으로 임할 것으로 알려졌다.
문 후보 측 신경민 TV토론본부장은 18일 "1차 토론과 마찬가지로 안정되고 믿음직하며 통합을 지향하는 대통령의 이미지를 구축하고 문재인 후보가 집권경험이 있는 유일한 후보임을 강조할 예정"이라며 "여유와 품격 있는 대통령의 이미지를 국민들에게 줄 수 잇게 노력하는 것을 기조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토론회 때 안 후보가 잘 못해 이번 토론회에서는 이를 만회하기 위해 대단히 거칠게 도발해 올 것으로 예상된다"며 "상대 측의 거친 공세에 대해 침착하게 오류를 짚어주면서 정책 토론를 고수하겠다는 입장"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지난 토론회에서 '좌익', '종북(從北)' 등 (근거 없는 상대의) 공격에 대해 어이없는 웃음을 지은 것도 있었지만 전반적으로 웃음이 많았다는 지적에 동의한다"며 2차 토론회에서 이에 대한 태도 변화가 있을 것임을 시사했다.
지난 16일 방한한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과 동행한 백악관 외교정책 고문이 "사드 배치 결정은 한국의 차기 대통령이 내리는 것이 맞다"고 말한 것과 관련해 사드 배치가 또 다시 토론의 쟁점이 될 수 있는 만큼 이를 준비하고 있다는 점도 밝혔다.
신 본부장은 "사드 배치에 대한 문재인 후보의 목소리가 미국의 외교정책 논의 과정에 들리기 시작했다는 의미에서 '사드 문제에 대해 한미 정부가 협의점을 찾기 시작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안철수 후보는 1차 TV토론회에서 내용은 좋았지만 전달력이 부족했다는 자체 평가에 따라 전달력 향상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안 후보 측 이용호 TV토론단장은 이날 "안 후보는 기본이 튼튼하고 콘텐츠가 풍부하지만 내용에 비해 전달력이 조금 떨어졌다는 지적이 있었다"고 평가하며 "2차 토론회에서는 기본적으로 가진 능력과 정책, 비전을 비언어적인 요소까지 포함해 국민들에게 진정성 있게 전달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 단장은 안 후보가 다소 경직된 표정과 딱딱한 말투로 1차 TV토론회에서 참여했다는 점을 내비치며 "TV토론은 (토론) 내용보다 이미지를 보는 면이 많이 있어 안타까운 측면이 이었는데 그런 부분을 보완하겠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안 후보는 이전과 달리 여러차례 리허설을 통해 2차 TV토론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안 후보는 다만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 측 발언은 큰 외교적 상황변화로 인식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이 단장은 "문 후보 측은 해당 발언에 의미를 부여하고 있는 것 같은데 차기 정부에서 사드 배치가 결정돼야 한다는 점은 달라지지 않았다"며 이를 외교적 변수로 상정한 토론 준비는 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당내 경선 이후 무서운 지지세를 보이며 문 후보를 위협한 안 후보가 1차 TV토론회와 유치원 공약 발언, 부인인 김미경 교수의 의원실 보좌진 사적 이용 논란까지 더해져 지지율 조정국면에 들어간 상황이어서 2차 토론회가 안 후보의 재도약 또는 현재 판세 유지 등을 가를 분수령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