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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균 30점-15R' 라틀리프, 그야말로 4강을 지배했다

농구

    '평균 30점-15R' 라틀리프, 그야말로 4강을 지배했다

    서울 삼성, 고양 오리온 꺾고 8년만에 챔피언결정전 진출

    서울 삼성의 리카르도 라틀리프 (사진 제공=KBL)

     


    골밑에서 공을 잡으면 확률 높은 득점을 보장하는 리카르도 라틀리프에게 패스를 얼마나 잘 넣어줄 수 있는가. 서울 삼성이 라틀리프를 영입한 지난 시즌부터 계속 해왔던 고민이다.

    초반에는 합이 잘 맞지 않았다. 이상민 삼성 감독의 가장 큰 고민이었다. 그럴 때마다 라틀리프는 "내가 공격리바운드를 잡으면 된다"며 동료들의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애썼다.

    삼성이 올시즌 인천 전자랜드와의 6강 플레이오프에서 1승2패로 탈락 위기에 놓였을 때도 라틀리프는 침착함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했다. 자신뿐만 아니라 동료들의 마음가짐에도 영향을 끼쳤다.

    이상민 삼성 감독은 "라틀리프가 처음 왔을 때는 잘 웃지 않는 선수라고 전해 들었다. 올시즌에는 자주 웃는다"며 "6강에서 팀이 힘들 때 라틀리프가 동료들에게 '걱정하지 말고 리바운드는 내가 다 잡아주겠다'는 말로 격려하는 모습을 봤다"고 말했다.

    승부욕은 강하다. 고양 오리온고의 4강 플레이오프 3차전 도중 문태영과 잠시 말다툼을 벌이기도 했다. 자신에게 패스가 오지 않아 답답하다고 불만을 나타낸 것이다. "우리의 상대는 오리온"이라는 이상민 감독의 말에 차분함을 되찾았다.

    이상민 감독은 라틀리프가 든든하기만 하다.

    그는 "라틀리프는 무엇을 하나 연습해보라고 말하면 그게 자신에게 도움이 된다고 판단할 경우 될 때까지 끝까지 그것만 연습하는 선수다. 그런 부분이 우리 팀의 공격 다양성 확보에 많은 도움이 됐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상민 감독은 라틀리프에게 외국인선수의 역할만을 바라지 않는다. "아버지 같은 역할을 해줘야 한다"고 강조한다. 동료들을 끌고 가는 구심점이 돼야 한다는 것이다.

    라틀리프는 삼성의 구심점이다. 2016-2017 KCC 프로농구 정규리그 최우수외국인선수로 선정되면서 자신의 가치를 증명했다.

    그리고 삼성에게 결코 쉽지 않을 것으로 여겨졌던 정규리그 2위 팀이자 '디펜딩 챔피언' 고양 오리온과의 4강 플레이오프에서 압도적인 활약을 펼치면서 다시 한번 자신의 가치를 드높였다.

    라틀리프는 19일 오후 경기도 고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오리온과의 4강 플레이오프 최종 5차전에서 32점 14리바운드 4어시스트를 기록하며 삼성의 91-84 승리를 이끌었다.

    이로써 삼성은 오리온을 3승2패로 따돌리고 2009년 이후 8년만에 처음으로 챔피언결정전에 성공했다.

    삼성은 원정 1,2차전에서 승리한 뒤 홈 3,4차전에서 연패를 당했다. 팀이 흔들릴 때도 라틀리프만큼은 굳건했다.

    라틀리프는 5경기에서 평균 30.2점, 15.4리바운드를 기록하며 챔피언결정전 진출의 일등공신이 됐다.

    오리온은 삼성과의 4강을 대비해 강한 압박이 동반되는 트랩(trap), 함정수비를 준비했다. 그러나 상대의 도움수비에 익숙해진 라틀리프는 유연하게 대처했다. 무리하지 않고 동료들에게 기회를 넘겼고 공은 돌고 돌아 다시 자신의 득점 기회로 연결됐다.

    라틀리프의 침착한 플레이는 5차전 4쿼터에 빛을 발했다. 라틀리프가 공을 잡을 때마다 오리온 수비 2명이 달려들었다. 라틀리프는 실수를 하기도 했지만 전반적으로 침착하게 공을 돌렸다. 문태영이 쉽게 득점을 올리도록 어시스트를 하기도 했다.

    삼성은 라틀리프가 수비를 몰고다니는 사이 득점 루트를 새롭게 뚫어 오리온 수비를 무너뜨렸다. 라틀리프의 보이지 않은 공헌도가 컸다. 문태영이 가장 큰 수혜를 누렸다. 그는 4쿼터에만 10점을 올리는 등 총 20점을 기록했다.

    6강에 이어 4강 플레이오프를 돌파한 삼성은 오는 22일 안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리는 정규리그 챔피언 안양 KGC인삼공사와의 첫 경기를 시작으로 챔피언결정전을 치른다.

    라틀리프에게는 4번째 챔피언결정전 출전이다. 라틀리프는 울산 모비스 시절 세차례 챔피언결정전 무대를 밟아 3개의 우승반지를 손에 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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