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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우외환에도 꿋꿋' 류현진, 완벽한 '괴물의 부활'

야구

    '내우외환에도 꿋꿋' 류현진, 완벽한 '괴물의 부활'

    메이저리그 LA 다저스 류현진.(사진=노컷뉴스DB)

     

    '괴물' 류현진(30 · LA 다저스)이 확실하게 부활했다. 그동안 빈약한 득점 지원의 불운에 울었던 류현진은 올 시즌 최고의 투구를 펼치며 5경기 만에 감격의 첫 승을 맛봤다.

    내우외환에도 흔들리지 않았다. 낮 경기 때문인지 구속이 생각만큼 나오지 않았던 류현진은 초반 팀 수비 불안으로 먼저 실점하는 위기를 맞았지만 멋지게 극복해내며 승리까지 일궈냈다. 어지간한 장애에도 꿈쩍않던 괴물의 모습이었다.

    류현진은 1일(한국 시각) 미국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필라델피아와 홈 경기에 선발 등판해 5⅓이닝 동안 삼진을 무려 9개나 잡아내며 안타 3개, 볼넷 3개로 1점만 내주는 역투를 펼쳤다. 투구수는 93개. 평균자책점도 4.64에서 4.05로 낮췄다.

    2-1로 앞선 6회 1사 1루에서 마운드를 내려온 류현진은 후속 투수가 리드를 지켜 승리 투수 요건을 갖췄다. 그동안 류현진은 4번의 등판에서 0.84의 빈약한 득점 지원 속에 4패를 안았다. 특히 지난달 25일 샌프란시스코와 원정에서는 6이닝 1실점 쾌투에도 패전 투수가 됐다.

    그러나 이날은 팀이 5-3으로 이기면서 류현진이 승리 투수가 됐다. 올 시즌 첫 승이자 지난 2014년 9월1일 샌디에이고전 7이닝 1실점 이후 3시즌 만의 승리다. 1경기 9탈삼진도 2014년 9월7일 애리조나전 이후 3시즌 만이다.

    '베이브 류스'의 면모도 보였다. 류현진은 2회 볼넷, 4회 안타를 때려내며 만만치 않은 타격 솜씨도 과시했다. 시즌 타율은 2할8푼6리(7타수 2안타). 한 마디로 투타가 다 잘된 예전 류현진의 모습이었다.

    ▲'구속 저하+수비 불안' 고비 넘긴 류현진

    이날 상황은 썩 좋지 않았다. 낮 경기에서 몸이 덜 풀린 듯 류현진의 구속은 이전 경기보다 떨어졌다. 91.1마일(약 146.6km)가 최고였다. 지난달 25일 샌프란시스코전의 150km보다 약 4km 차이가 났다. 평균 직구 구속도 약 143km로 이전 등판 때의 146km보다 낮았다.

    여기에 초반 팀의 수비 불안까지 겹쳐 먼저 실점하는 불운이 이어졌다. 예전 류현진의 승리 도우미로 활약했던 야시엘 푸이그가 수비는 물론 공격에서도 찬물을 끼얹었다.

    더욱이 다저스의 선발 경쟁도 치열했다. 알렉스 우드에 마에다 겐타까지 최근 호투를 펼치면서 자칫 류현진이 불펜으로 밀릴 수도 있었다. 구단이 당분간 6선발 체제를 꾸려갈 계획을 밝혔지만 확실한 성과가 필요했다. 이런 '내우외환'들을 류현진은 집념으로 극복해냈다.

    출발은 좋지 않았다. 1회 류현진은 불운 속에 선취점을 내줬다. 류현진의 2구째 시속 89마일(약 143km)을 때린 첫 타자 세자르 에르난데스의 타구는 우익수 깊숙한 곳으로 흘렀다. 야시엘 푸이그가 달려가 잡는 듯싶었지만 공은 글러브에서 들어간 뒤 흘렀다. 실책성 수비였지만 기록상 3루타가 됐다.

    LA 다저스 야시엘 푸이그.(자료사진=노컷뉴스 DB)

     

    이후 류현진은 프레디 갈비스에게 체인지업을 얻어맞아 우중간 안타를 내줬다. 에르난데스가 홈을 밟아 선실점했다. 3번 타자 대니얼 나바를 풀카운트 끝에 볼넷으로 내줘 무사 1, 2루에 몰렸다.

    하지만 스스로 위기에서 벗어났다. 4번 타자 마이켈 프랑코를 절묘한 79마일(약 127km) 슬라이더로 헛스윙 삼진을 이끌어냈다. 아론 알테르를 우익수 뜬공으로 잡아낸 류현진은 후속 마이클 손더스도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78마일(약 125km) 체인지업으로 이닝을 마무리했다. 직구 구속이 떨어져도 예리한 변화구로 극복해냈다.

    다저스 타선은 전날 대역전승을 거둔 상승세를 몰아 류현진에게 힘을 실어줬다. 1회말 선두 앤드류 톨레스와 9회말 3타자 연속 홈런의 주인공 코디 벨링저, 저스틴 터너의 3연속 안타로 간단히 1-1 동점을 만들었다. 다만 4번 타자 애드리안 곤살레스가 삼진, 푸이그가 병살타로 물러나 추가점은 나오지 않았다.

    ▲1점 차 리드도 류현진에겐 충분했다

    1점이었지만 소중했다. 그동안 타선 지원이 부족해 줄곧 리드를 당한 채 경기했던 류현진에게는 충분했다. 안정을 찾은 류현진은 2회 땅볼 2개와 삼진 1개로 간단하게 삼자범퇴를 만들었다. 포심 패스트볼과 체인지업, 커브를 골고루 결정구로 썼다.

    그러자 타선 지원이 이어졌다. 2회말 1사에서 크리스 테일러가 피베타에게 좌월 솔로 홈런을 뽑아냈다. 류현진의 올 시즌 첫 리드를 안긴 한방이었다. 이후 류현진은 키케 에르난데스의 2루타에 이어 볼넷을 얻어냈다. 피베타의 견제 악송구로 1사 1, 3루 기회가 이어졌지만 톨레스가 삼진, 벨링저가 좌익수 뜬공으로 물러나 추가 지원은 없었다.

    그러나 이 정도도 든든했다. 3회 에르난데스를 삼진으로 돌려세운 류현진은 갈비스도 좌익수 뜬공으로 잡아냈다. 1회 내준 3루타와 적시타를 설욕했다. 나바를 볼넷으로 내보냈으나 류현진은 4번 프랑코를 다시 삼진 처리했다. 이번에는 79.4마일(약 128km) 체인지업으로 헛스윙을 이끌어냈다.

    4회 위력은 더욱 커졌다. 류현진은 알테르를 2루 뜬공으로 요리한 뒤 손더스를 다시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풀카운트 끝에 시속 146.5km, 이날 가장 빠른 투심 패스트볼로 손더스를 얼렸다. 토미 조셉 역시 삼진 처리했다. 이번에는 117km 커브로 헛스윙을 유도했다.

    메이저리그 LA 다저스 류현진.(사진=노컷뉴스DB)

     

    마운드에서 호투하자 타격도 살아났다. 류현진은 1사에서 피베타에게 중전 안타를 뽑아냈다. 슬라이더를 잘 받아쳤다. 그러나 후속 툴레스의 1루수 땅볼로 2루에서 아웃됐다. 류현진은 슬라이딩까지 했지만 병살타를 막지 못했다.

    4회 주루의 여파였을까. 숨도 고르지 못하고 5회 마운드에 오른 류현진은 선두 8번 타자 카메론 러프에게 좌선상 2루타를 내줬다. 무사에서 득점권 위기를 맞은 것. 그러나 류현진은 다저스 내야진과 기민한 플레이로 주자를 없앴다. 상대가 투수 피베타에게 번트를 시키는 가운데 2구째 볼 뒤 포수 야스마니 그랜달의 번개같은 송구에 러프가 횡사한 것. 부담을 던 류현진은 피베타를 삼진으로 돌려세웠고, 에르난데스를 땅볼로 처리해 이닝을 마무리했다.

    6회가 최대 고비였다. 류현진은 선두 타자 갈비스와 9구 접전 끝에 볼넷으로 내보냈다. 투구수 89개째. 그러나 류현진은 나바를 슬라이더로 삼진을 잡아내며 위기를 넘겼다. 이후 류현진은 홈 팬들의 박수 속에 마운드를 내려왔다. 세르히오 로모에게 공을 넘겼다. 로모는 후속 두 타자를 삼진으로 잡아내며 류현진의 승리 요건을 지켜줬다.

    이후 다저스는 확실하게 류현진의 승리를 굳혔다. 6회말 툴레스가 3점 홈런을 터뜨리며 단숨에 5-1로 리드를 벌렸다. 이후 필라델피아가 9회 2점을 추격해왔지만 류현진의 승리와 다저스의 4연승을 막지는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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