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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KBS·정계…'닮은꼴' 전여옥·정미홍 '극과 극' 행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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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대·KBS·정계…'닮은꼴' 전여옥·정미홍 '극과 극' 행보

    비슷한 시기 이화여대를 거쳐 KBS에서 언론인으로 활동한 작가 전여옥(왼쪽)과 전 아나운서 정미홍(사진=채널A·노컷뉴스 박종민 기자)

     

    서로 비슷한 삶의 궤적을 그려 오던 작가 전여옥과 전 아나운서 정미홍이,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부터 문재인 대통령 취임까지 중요한 국면을 보낸 지난 몇 달 사이 극과 극의 행보를 보여 대중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전여옥(1959년생)과 정미홍(1958년생)은 비슷한 시기 이화여대를 거쳐 KBS에 입사했고, 각각 기자와 아나운서로서 탄탄한 입지를 다진 뒤 정계에 진출했다는 공통점을 지녔다.

    현재 작가로 활약 중인 전여옥은, 지난 2004년 한나라당(현 자유한국당)에 입당해 두 차례 국회의원을 지내면서 당 대변인 등 요직을 거쳤다. 그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 한나라당 대표로 있던 시절, '박근혜의 입'으로 불리기도 했지만, 이후 등을 돌리고 '박근혜 저격수'로 변신해 날 선 비판을 가해 왔다.

    과거 KBS 간판 아나운서로 이름을 날리던 정미홍은 지난 1995년 당시 민선 1기 조순(민주당) 서울시장의 당선을 도우면서 정계와 인연을 맺었다. 서울시에서 홍보담당관, 시장 의전담당비서관 등을 지낸 그는, 이후 2000년 16대 총선에서 민주당 정대철 후보, 2008년 18대 총선에서 통합민주당 우윤근 후보를 지원하기도 했다. 지금의 극우 성향과는 크게 다른 모습이다.

    두 사람의 상반된 행보를 국민들이 인지하게 된 결정적인 사건은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로 불리우는, 헌정사상 초유의 국정농단 사태였다.

    언론을 통해 국정농단 사태의 실체가 속속들이 밝혀지는 과정에서, 전여옥은 방송·SNS 활동 등으로 박근혜 정권을 강하게 비판했다. 반면 정미홍은 박 전 대통령 탄핵에 반대하던 친박집회에서 벌인, 박근혜 정부를 무조건 두둔하는 막말 연설로 매번 여론의 질타를 받았다.

    ◇ 전여옥의 '화합'과 정미홍의 '갈등'…문재인 정부 향한 엇갈린 반응

    문재인 대통령(사진=자료사진)

     

    전여옥과 정미홍이 지난 10일 각자의 SNS에 올린, 이날 출범한 문재인 정부에 대한 상반된 입장을 담은 글에서도 두 사람의 엇갈린 행보를 엿볼 수 있다.

    전여옥이 '협조'를 강조하며 화합을 당부한 것과 달리, 정미홍은 '색깔론'을 거론하며 갈등을 부추긴 까닭이다.

    먼저 정미홍은 문재인 정부 출범을 두고 "대한민국에 조종이 울렸습니다"라며 "역대 가장 부패했고, 가장 이적행위를 많이 했던 정권의 시즌2가 출범을 하니, 이번에는 또 어떻게 대한민국을 말아 먹을지 걱정입니다"라고 주장했다.

    "주체사상에 빠져 대한민국 전복하려 했던 자들이 권력의 중심에 앉았으니 세계 어디에도 없을 조롱감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들이야말로 국민을 속인 반대한민국 집단이라고 생각합니다. 진실에는 관심 없는 국민 수준이 안타깝습니다."

    그는 "그러나 이번엔 문재인이 마음대로 할 순 없을 겁니다"라며 "깨인 시민들의 투쟁은 계속 될 것"이라고 강변했다.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파면은 법적 근거가 없이 기획과 음모와 선동에 의해 저질러진 국가 변란입니다. 원천적으로 무효입니다. 대통령 파면의 진실을 밝히는 것은 무너진 대한민국의 법치를 바로 세우는 것입니다. 진실을 모르는 국민들에게 지속적으로 진실과 정의를 알려 나갈 것입니다."

    정미홍은 이튿날인 11일 올린 글에서는 전자개표기의 오류 가능성을 제기하며 "이번 선거는 애당초 불법 기획 탄핵으로 생긴 어거지 선거입니다. 정확한 민심 확인을 위해 재검표 촉구합니다"라고 적었다.

    ◇ "모두의 절박함으로 '새 시대'를 우리 아이들에게 물려주자"

    10일 오후 서울역에서 시민들이 문재인 대통령 새정부 출범 첫 기자회견을 지켜보고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

     

    정미홍과 달리 전여옥은 "모두의 절박함으로 '새 시대'를 우리 아이들에게 물려주자"고 강조하며 문재인 정부에 대한 적극적인 협조를 당부했다. 그는 먼저, 후보 시절 문재인 대통령의 일화를 소개하며 글을 시작했다.

    "'이번에는 꼭 돼야 합니다. 절박합니다.' '외부자들'과 '국민면접' 등 두 차례 토론에서 당시 문재인 후보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저는 그 '절박함'에 호감을 느꼈습니다. 4년 전 박근혜 후보의 대항마로 나왔을 때 문재인 후보에게는 절박함이 없었습니다. 정치하기 싫은, 그러나 어쩔 수 없이 나온 후보였지요. 그러나 이번 장미대선에서 그는 절박함을 이야기했습니다. 아마도 지난 4년전 대선에서 낙선 때문에 우리나라와 국민이 겪은 고통과 참담함에 뼛속 깊이 책임을 느꼈던 것으로 보입니다."

    전여옥은 "오늘 그 문재인 후보가 대통령이 됐습니다. 그런데 우리 국민도 절박합니다"라며 설명을 이어갔다.

    "우선 살림살이가 아주 어렵습니다. 가장들은 등이 굽었고 주부들은 식비를 줄일 궁리를 합니다. 청년들은 흐릿한 눈으로 절망을 바라봅니다. 북핵문제와 국제외교 환경도 험난합니다. 종잡을 수 없는 트럼프, 극우로 치닫는 일본, 성장동력을 잃은 우리 수출현장, 곤두박질치는 소비, 그리고 사회적 불평등과 그에 따른 갈등의 골도 깊습니다."

    그는 "저는 문재인대통령을 동정합니다. 그의 앞에 산적한 문제가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라며 "자신의 수없는 결단이 가져올 결과를 고민해야 합니다. 그에게는 수많은 불면의 밤이 있을 것입니다"라고 전했다.

    "이제 우리 국민이 '절박한 심정'으로 그를 도와줘야 합니다. '나를 지지하지 않는 국민도 섬기겠다'는 문재인대통령의 말을 저는 믿습니다. 마찬가지로 그를 지지 않은 국민들도 그를 믿고 따라줘야 합니다. 무엇보다도 정치권이 적극적으로 협조해야 합니다. 이 절박한 시점에서 발목잡고 국민이 준 표계산을 하면서 반목을 해서는 절대로 안됩니다. 상황이 위급하기 때문입니다. 특히 자유한국당은 탄핵대선에 책임이 있습니다. 새 대통령이 새 시대를 열수 있도록 우리 국민이 나라다운 나라에서 국민으로서 자존심을 갖고 살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협조해야 합니다."

    전여옥은 끝으로 "모두의 절박함으로 '새 시대'를 우리 아이들에게 물려줍시다"라며 "그리고 이번 대선에 투표하지 못한 세월호의 아이들에게 자랑스러운 나라를 만들어 그들이 저 하늘에서 지켜보게 합시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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