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PRM 제공)
그야말로 EDM(Electronic Dance Music·일렉트로닉댄스뮤직)의 시대다. 심장을 요동치게 하는 빠르고 강렬한 전자음과 중독성 있는 리듬이 특징인 EDM은 전 세계 음악 시장의 주류 장르로 올라선 지 오래다.
국내도 마찬가지다. 특히 올해는 울트라 코리아(6월 10~11일), 하이네켄 프레젠트 스타디움(7월 8일), 유나이트 위드 투모로우랜드(7월 29일), 월드클럼돔 코리아(9월 22~24일) 등 EDM페스티벌이 잇따라 예고돼 있어 그 열기가 더욱 뜨거울 전망이다.
지난 13~14일 양일간 개최된'2017 서울 월드 디제이 페스티벌'(이하 월디페)은 그 열기에 불씨를 지폈다. 2007년 첫 돛을 올린 월디페는 그간 저스티스, 아비치, 다다라이프, 펜듈럼 등 유명 DJ들과 함께하며 매해 평균 5만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했다. 2010년에는 세계적인 여행 잡지 론리 플래닛이 선정한 '5월의 가봐야 할 한국축제'에 선정됐고, 세계적인 댄스 음악 전문지 디제이 맥에 2012년과 2013년 연속으로 소개됐다.
국내를 대표하는 EDM페스티벌로 자리잡은 월디페는 올해 7년 만에 서울로 돌아왔다. 개최 장소가 '한국 EDM의 성지'라 불리는 잠실이라는 점, '페이디드(Faded)', '얼론(Alone)' 등 히트 싱글을 연달아 발표하며 세계적인 아티스트로 떠오른 앨런워커의 최초 내한 공연이 열린다는 점에서 음악 팬들의 기대감이 높았다.
1일차 월디페 현장을 직접 찾았다. 오후 2시부터 DJ들의 공연이 시작됐는데, 야속하게도 하늘은 꽤 많은 양의 비를 뿌려댔다. 쌀쌀하고 강한 바람은 한껏 멋을 내기 위해 과감한 노출을 불사(?)한 관객들을 괴롭혔다.
하지만, 궂은 날씨에도 EDM 마니아들의 열정은 뜨거웠다. 해외 DJ·프로듀서들이 공연을 펼친 메인 스테이지인 월드 스테이지와 국내 대표 DJ·프로듀서들이 출연한 드림 스테이지, DJ 크루들의 배틀이 진행된 무인 스테이지, 무선 헤드셋을 이용해 음악을 듣는 사일런 디스코 스테이지 등을 오가며 열정적으로 페스티벌을 즐겼다. DJ들은 자신의 곡뿐만 아니라 유명 히트곡을 리믹스해 들려주며 흥을 돋웠다.
관객들은 중간중간 짬을 내 푸드 코드에서 적당한 음주와 함께 허기진 배를 달래기도 했다. 삼삼오오 파티 의상을 맞춰 입은 이들이 곳곳에 마련된 포토 존에서 인증샷을 찍고 실시간으로 SNS에 업로드하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비는 늦은 오후 거짓말처럼 그쳤고, 저녁 시간이 될수록 관객 수는 점점 더 불어났다. 해가 진 뒤 잠실벌은 초대형 야외 클럽의 모습으로 변했다. 사방에서 쉴 새 없이 쏘아대는 레이저빔과 화려한 조명은 관객의 눈을 뗄 수 없게 했다. 때마침 앨런워커가 무대에 모습을 드러냈고, 곳곳에 퍼져있던 이들이 그를 보기 위해 월드 스테이지로 집결했다.
앨런워커는 대형 전광판에 태극기를 띄우고 "헬로 코리아!"를 외치며 등장해 뜨거운 환대를 받았다. 노르웨이 출신으로 만 19세의 나이에 EDM계 샛별로 떠오른 그는 트레이드 마크인 검은 후드 티와 마스크를 착용하고 무대에 올라 1시간여 동안 무대를 꾸몄다.
음악에 취한 관객들은 자리에서 겅중겅중 뛰며 리듬을 탔고, 하늘을 향해 손을 쭉 뻗으며 자유를 만끽했다. 뒤이어 16세의 나이로 데뷔해 전 세계적인 센세이션을 일으킨 프랑스 출신 EDM 아티스트 마데온이 바통을 이어받아 대표곡 '유아 온'(You're On)과 '페이 노 마인드'(Pay No Mind)' 등을 연주하며 디제잉 실력을 뽐냈다.
어느덧 시계는 밤 10시를 가리켰다. 마무리는 캐나다 출신 듀오로 듀오로 힙합, 게러지, 덥스텝, 하우스 등 다양한 스타일의 음악을 선보이고 있는 제드스 데드가 맡았다. 이들은 '블레임(Blame)', '스타더스트(Stardust)' 등 특유의 강렬한 사운드로 관객들을 압도하며 피날레를 화려하게 장식했다.
한편, 공연 2일차에는 팝 히트곡 리믹스 작업으로 많은 EDM 팬들에게 친숙한 미국 출신 DJ 자우즈, 강렬한 하드스타일 음악을 들려주는 네덜란드 출신의 듀오 오디오 트릭즈, 캐치한 멜로디와 보컬 라인을 더한 음악 스타잍로 사랑받는 네덜란드 출신 DJ 브레넌 허트 등이 무대에 올랐다.
공연 주최 측 관계자는 "올해 월디페에는 양일간 총 6만 1천명이 다녀갔으며, 세계적인 DJ들이 대거 출연해 관객들의 만족도가 높았다"며 "세계 음악 시장의 트렌드를 확인할 수 있는 EDM페스티벌의 인기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