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3.13. 상해문화광장 연도 제작발표회 중 '마이 버킷리스트' 무대. (사진=라이브 제공)
한국 뮤지컬의 중국어판 공연이 하나둘씩 진행되고 있다. 문화계에서는 사드 배치로 인해 얼어붙었던 한중 분위기가 조금씩 풀리는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뮤지컬 '마이 버킷 리스트'는 오는 8월 상하이 백옥란 극장과 베이징 다윈 극장에서 중국 라이선스 투어 공연을 진행한다.
뮤지컬 '마이 버킷 리스트'는 감성로커 양아치 ‘강구’와 외유내강 시한부 ‘해기’, 두 소년의 좌충우돌 버킷리스트 수행기를 통해 방황하는 청춘을 위로하고 스스로 치유하는 과정을 섬세하게 표현하며 깊은 감동을 전달하는 작품.
제작사 '라이브' 측에 따르면, 지난 2월 25일부터 3월 12일까지 일본 도쿄 오다이바에서 진행된 오리지널 공연 기간에 상하이문화광장 공연 관계자 7명이 직접 찾아와 제작에 논의를 보였으며, 이때 한중 양사 간 정식 계약도 이루어졌다.
상하이문화광장 예술감독 페이위안홍(Fei Yuanhong)은 “'마이 버킷 리스트'는 전세계인들이 공감하고 즐길 수 있는 좋은 콘텐츠"라며 "민감한 시국에 한국의 공연 이 중국에서 공연되는 일은 기적 같은 일"이라고 밝혔다고, 라이브 측은 전했다.
국내 대표적인 창작 뮤지컬 '빨래'도 다음 달 23일부터 중국 베이징 다윈 극장에서 현지 배우와 중국어로 제작된 라이선스 버전으로 공연될 예정이다.
서울 달동네를 배경으로 서민들의 인생살이와 사랑을 그린 작품으로 지난해 이미 중국에서 초청 공연을 했다.
'빨래' 제작사인 씨에이치수박의 최세연 대표는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확실히 중국 분위기가 달려졌다"며 "사드 문제로 한국 콘텐츠라는 것을 부각 안 시키는 방향으로 이야기됐었지만 최근 '서울'이배경이라는 점 등을 그대로 노출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뮤지컬뿐만이 아니다. 또 다른 사례로 중국의 3대 음원 사이트인 QQ뮤직은 올 들어 한국 대중음악인 K팝 차트를 차단했다 최근 서비스를 재개한 것으로 15일 확인됐다.
이처럼 중국의 태도 변화가 이루어진 것은 새 정부가 사드에 관한 입장 변화를 보일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지난 11일 문재인 대통령은 청와대 집무실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으로부터 걸려온 대통령 당선 축하 전화 중 "사드와 관련해 중국에 진출한 우리 국민들과 기업들이 많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제재가 원만히 해결될 수 있도록 시진핑 주석이 특별한 관심을 기울여주길 바란다"고 말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이어 14일 밤에는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 국제협력 정상포럼'에 참석할 한국 정부대표단 더불어민주당 박병석 의원이 시진핑 주석과 독대를 했다.
전 세계 29개국 정상과 120여 명의 각국 대표가 일대일로 포럼에 참여했지만 시 주석과 만나지 못한 정상급들이 있는데 한국을 특별히 배려해 시간을 배정한 것.
박 의원은 "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과의 전화통화로 조성된 양국 우호관계가 밑바탕이 됐기 때문에 예정에 없었던 시 주석과의 면담이 이뤄졌다"며 "꽉 막혀 있던 한·중 관계를 뚫는 물꼬를 열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