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한화-삼성의 시즌 6차전 경기에서 사구 갈등으로 두 차례 벤치 클리어링 사태의 발단이 됐던 한화 김태균(왼쪽)과 삼성 윤성환.(사진=한화, 삼성)
프로야구 한화와 삼성이 경기 중 두 차례나 그라운드 대치 상황을 펼쳤다. 이 과정에서 사상 처음으로 두 팀 선발 투수가 모두 퇴장을 당하는 초유의 조치까지 내려졌다.
두 팀은 21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 파크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 리그' 시즌 6차전에서 3회말 양 팀 선수단이 두 번 벤치 클리어링 상황을 맞았다. 한화가 1-0으로 앞선 3회말 2사 3루에서였다.
삼성 선발 윤성환이 던진 6구째가 타석의 김태균 몸쪽 깊숙하게 들어왔다. 유니폼을 스치며 몸에 맞는 공으로 김태균이 출루했다. 1루로 향하던 김태균과 윤성환이 눈빛을 교환한 뒤 설전을 벌였다.
두 선수가 마운드에서 가까워지자 양 팀 선수단이 모두 뛰어나왔다. 말싸움은 있었지만 몸싸움까지는 벌어지지 않아 두 팀 선수들은 벤치로 돌아갔고, 2분 뒤 경기가 재개됐다.
하지만 상황은 악화됐다. 윤성환이 후속 타자 윌린 로사리오를 초구에 맞힌 것. 이에 로사리오는 격분해 마운드로 향했고, 윤성환도 성큼성큼 다가갔다. 이에 다시 두 팀 선수들이 몽땅 그라운드로 뛰어나왔다.
이번에는 거친 몸싸움이 벌어졌다. 한화 외야수 정현석이 윤성환을 밀쳤고, 이에 삼성 재크 페트릭이 몸싸움에 뛰어들었다. 한화 선발인 카를로스 비야누에바도 주먹을 휘두르면서 보기 험한 장면이 이어졌다.
상황이 정리되는 데 11분이 걸릴 만큼 과격한 충돌이었다. 결국 심판진은 상의 끝에 두 팀 선발인 윤성환과 비야누에바는 물론 정현석, 페트릭까지 퇴장시켰다. 두 팀 선발 투수가 동시에 퇴장을 당한 것은 KBO 사상 처음이다.
한국야구위원회(KBO)에 따르면 윤성환은 위협구로 나머지 3명은 폭력으로 퇴장 조처됐다. 삼성은 김승현이 투입돼 2사 만루 급한 불을 껐고, 한화도 장민재가 비야누에바를 대신했다.
이런 가운데 삼성 김승현도 4회 2사에서 차일목의 머리 쪽으로 공을 던져 퇴장을 당했다. 김승현은 고의가 아니라고 항변했지만 과열상을 염려한 심판진이 퇴장을 명했다. 김승현은 모자를 벗어 차일목에게 사과의 뜻을 표한 뒤 마운드를 권오준에게 넘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