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는 역시 군대를 다녀와야...' SK 한동민이 7일 넥센과 홈 경기에서 시즌 18호 홈런을 날린 뒤 타구를 응시하며 뛰어가고 있다.(인천=SK)
'동미니칸' 한동민(28 · SK)이 다시 뜨겁게 타오르고 있다. 홈런포가 살짝 주춤했던 5월을 지나 6월 다시 장타를 펑펑 날리고 있다.
한동민은 7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넥센과 '2017 타이어뱅크 KBO 리그' 홈 경기에서 5타수 2안타 1타점 1득점을 기록했다. 3연승을 달리던 팀은 2-6으로 지면서 숨을 골랐지만 한동민의 방망이는 상승세를 멈추지 않았다.
특히 한동민은 이날 4회 1점 홈런을 날리며 3경기 연속 대포를 가동했다. 4일 한화전부터 6일 넥센전까지 짜릿한 손맛을 봤다.
그러면서 한동민은 팀 선배 최정과 함께 홈런 공동 1위(18개)에 올랐다. 3경기 동안 6타점을 쓸어담으면서 이 부문 단독 1위(47개)를 질주했다. 거포의 상징인 홈런, 타점에서 선두를 달린다.
한동민은 개막 후 4월까지 타율 3할3푼8리 9홈런 17타점으로 활활 타올랐다. 5월에도 24타점을 쓸어담으며 여전한 클러치 능력을 보였지만 타율 2할7푼1리, 6홈런으로 살짝 페이스가 떨어졌다.
그러나 6월 다시 장타가 살아나고 있다. 이달 첫 3경기는 9타수 1안타로 부진했으나 최근 3경기에서 12타수 4안타를 쳤는데 3개가 홈런이었다. 최정과 함께 홈런왕 경쟁을 벌이고 타점에서는 NC 재비어 스크럭스(44개)에 앞서 있다.
▲상무 제대 후 대폭발한 잠재력군 제대 후 첫 풀타임 시즌에서 화려한 복귀를 알리고 있다. 한동민은 상무에서 제대한 지난해 후반기 복귀했으나 6경기만 뛰었다. 18타수 5안타에 홈런과 타점도 없었다. 그야말로 맛보기 수준이었다. 그런 한동민이 올해 본격적으로 맞은 시즌에서 대폭발하고 있는 것이다.
군 복무 뒤 대기만성을 이루고 있다. 2012년 SK에 입단해 7경기만 뛴 한동민은 이듬해 99경기 타율 2할6푼3리 14홈런 52타점으로 가능성을 보였다. 그러나 2014시즌 67경기 타율 2할5푼2리 3홈런 24타점에 그친 뒤 입대했다. 상무에서 2015년(21개), 2016년(22개) 등 2년 연속 2군 홈런왕에 오르며 준비된 거포의 자질을 보였다.
벌써 한동민은 올해 54경기 18홈런으로 앞선 1군 통산 기록을 넘겼다. 이런 페이스라면 40홈런은 거뜬하고 50홈런도 바라볼 수 있다. 다만 100경기 이상 풀타임 시즌은 올해가 처음인 점이 걸리지만 트레이 힐만 SK 감독은 선수들에게 충분한 휴식을 주는 지도자다.
올 시즌 한동민(왼쪽)은 2008년 군 제대 후 첫 시즌에서 19홈런을 날리며 신인왕에 오른 최형우(당시 삼성)보다 나은 성적을 낼 것으로 보인다.(자료사진=SK, 삼성)
이런 성적이면 한동민은 현재 리그 최고 타자로 꼽히는 최형우(34 · KIA)의 제대 후 첫 시즌 성적보다 낫다. 최형우는 입대 전 방출까지 당할 만큼 존재감이 미미하다 제대 후 잠재력이 폭발한 대표적인 타자다.
입대 전 1군 출전이 6경기에 그친 최형우는 경찰 야구단에서 복무하며 2007년 2군 홈런왕(22개)에 올랐다. 제대 후 첫 시즌인 2008년 삼성에서 126경기 타율 2할7푼6리 19홈런 71타점을 올리며 신인왕까지 탔다. 이후 꾸준히 성적을 올린 최형우는 2011년 타율 3할4푼 30홈런 118타점으로 마침내 리그 정상급 타자로 도약한 뒤 지난 시즌 뒤 4년 100억 원 FA(자유계약선수) 대박을 터뜨리며 KIA로 이적했다.
한동민 역시 군 제대 후 각성한 모양새다. 현재 페이스라면 최형우의 제대 후 첫 풀시즌을 넘어설 것이 분명하다. 당시 최형우의 홈런에 1개 차로 다가선 한동민은 타점도 무난히 71개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만약 체력 관리를 잘 해낸다면 최형우도 하지 못한 제대 후 첫 풀시즌 홈런, 타점왕 타이틀도 노려볼 만하다.
대기만성은 언제나 단순한 성공 이상의 묵직한 의미를 준다. 과연 한동민이 제대 후 대폭발한 늦깎이 스타로 또 하나의 대표적인 선수가 될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