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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마이크로LED로 시장 재편…삼성·LG 타격 불가피

IT/과학

    애플, 마이크로LED로 시장 재편…삼성·LG 타격 불가피

    애플워치부터 적용…홍하이·삼성·소니에 페이스북도 개발 뛰어들어

     

    애플이 삼성과 LG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 독주 체제를 흔들 차세대 마이크로LED(Micro LED) 패널 디스플레이를 직접 생산해 애플워치에 우선 적용할 것으로 보인다.

    디스플레이 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현재 6인치 마이크로LED 디스플레이 프로토타입 개발에 성공해 이르면 2018년 웨어러블 기기를 중심으로 마이크로LED 디스플레이를 탑재할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은 원천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2014년 미국 마이크로LED 생산업체인 럭스뷰(LuxVue)를 인수하며 마이크로LED 디스플레이 양산화에 대대적인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올 하반기 출시 예정인 아이폰8에 적용될 커브드 OLED는 삼성전자가 독점 공급한다. 애플워치 OLED는 LG전자가 공급하고 있다. 애플은 디스플레이 등 핵심 부품 공급 업체를 다변화해 부품 의존도를 낮추는 전략을 추구하고 있어 직접 차세대 디스플레이를 생산할 경우 디스플레이 업계에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마이크로LED는 기존 LED와 비슷한 구조지만 칩 크기가 5~10마이크로미터의 초소형 단자로 기존 LED로 구현할 수 없는 휘어짐, 깨짐, 경량화 등을 극복할 수 있고 전력효율이 OLED의 5배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차세대 기술로 주목받고 있는 홀로그램 등 가상현실(AR) 기술을 구현하거나 OLED에서도 난항을 겪고 있는 디스플레이 내부 지문인식 모듈 통합, 뛰어난 휘어짐으로 제약이 많았던 웨어러블 기기에 다양한 접목이 가능해져 OLED를 빠르게 대체할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한국수출입은행 자료에 따르면 글로벌 디스플레이 시장규모는 2015년 1274억달러(약 143조원)에서 2020년 1463억달러(약 164조원)로 연평균 2.8% 성장하고 그중 OLED는 연평균 20%씩 고성장하며 2020년 324억달러, 중소형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OLED 비중은 2015년 28%에서 2020년 43%로 증가하며 LCD를 대체하는 등 디스플레이 시장을 견인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러나 시장조사기관 욜디벨롭먼트는 마이크로LED의 시장규모가 2022년 1억대 이상으로 급증하며 수년 내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자리매김할 것이라는 보고서를 내놨다. 마켓스앤마켓스는 2019년부터 2025년까지 연평균 55%의 고성장을 보이며 시장 규모가 22조원을 넘을 것으로 전망했다. 일부에서는 45조원에 달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처럼 삼성을 제외한 대부분의 디스플레이 업체들이 이제 막 LCD에서 OLED의 문턱을 두드리고 있는 상황에서 애플의 마이크로OLED 디스플레이 기술 선점효과는 파장이 적지 않아 보인다. 특히 세계 최대 규모 디스플레이 공급처인 애플이 차세대 디스플레이 전략을 OLED에서 마이크로LED로, 직접 개발·생산으로 선회하면서 삼성·LG·소니 등 글로벌 디스플레이 업계도 들썩이고 있다.

    Micro LED (출처=flatpanelshd)

     

    당장 애플의 최대 부품 공급 업체이자 제조 업체인 폭스콘을 둔 대만 홍하이 그룹이 디스플레이 자회사인 이노룩스와 샤프 등을 통해 샤프의 전 임직원들이 지난해 미국에 설립한 신생 마이크로LED 업체인 이룩스 인수에 뛰어들었다. 공교롭게도 애플이 럭스뷰의 마이크로LED 원천기술을 활용 R&D 센터를 대만에 설립하고 이노룩스와 협력해 올해 대만 공장에서 애플워치용 패널 양산을 준비중인 시점이다. 애플은 홍하이 그룹이 미국에 건설할 8조원 규모의 디스플레이 생산 시설에도 투자할 예정이어서 OLED 디스플레이 시장이 마이크로LED로 넘어가는 것은 시간 문제라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위기를 느낀 세계 최대 중소형 OLED 생산 기업인 삼성도 마이크로OLED 생산 업체 인수에 뛰어들었다. 최근 소식통에 따르면 대만 마이크로LED 솔루션 업체인 플레이나이트라이드(PlayNiteride)를 인수하기 위해 1억5000만달러(약 1710억원)을 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는 애플이 마이크로LED 상용화 단계에 이르자 기술 선점효과에 대응하기 위해 삼성전자가 내부 조직에 마이크로LED R&D 그룹을 만들고 원천기술 확보에 뛰어든 것으로 보고 있다. 애플이 마이크로LED로 시장을 재편할 경우 OLED 시장이 빠르게 사양세로 접어들 수 있어 타격이 불가피하다.

    애플에 애플워치용 OLED를 공급하고 있는 LG도 대규모 OLED 설비 투자를 발표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상황에서 된서리를 맞은 셈이 됐다. 대형 OLED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LG는 스마트폰과 태블릿 등에 공급되는 삼성 주도의 중소형 OLED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전략이지만 애플의 마이크로LED를 생산할 경우 큰 손실이 예상된다. 블룸버그는 칼럼을 통해 "LG디스플레이가 OLED 경쟁사를 쫓아가는 것보다 마이크로LED로 시장을 선점할 필요가 있다"며 "다소 어리석은 결정"이라고 지적했다. 업계는 흐름에 따라 LG가 연간 2000억원의 손실이 예상되고 삼성은 그 이상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일본 업체들도 일찌감치 마이크로LED 개발에 뛰어들었다.

    소니는 2012년 마이크로LED를 활용한 상업용 디스플레이 독자개발을 시작한지 4년 만에 '클레디스'(CLEDIS·Crystal LED Integrated Structure)를 지난해 공개했다. 일명 크리스탈LED로도 불리는 이 디스플레이 기술은 미세한 LED 소자를 광원으로하는 고화질 디스플레이 기술이다.

    재팬디스플레이(JDI)도 최근 마이크로LED 개발에 뛰어드는 등 한국에 빼앗긴 디스플레이 시장을 되찾기 위해 차세대 디스플레이 개발에 사활을 걸고 있다.

    비제조 부문 IT 기업으로는 이례적으로 세계 최대 소셜미디어 서비스 기업인 페이스북이 자회사인 증강현실(VR) 기술 업체 오큘러스(Oculus)를 통해 아일랜드의 '인피니티'(InfiniLED)를 지난해 인수했다. 가상현실·증강현실 기술에 주목하고 있는 페이스북이 홀로그램 구현이 가능한 마이크로LED 원천기술 선점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마크 저커버그 최고경영자는 지난 4월 개발자 대회 F8에서 "증강현실(AR)이 미래의 커뮤니티 건설에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을 믿는다"며 "3차원(3D) 효과, 정확한 위치 파악, 얼굴 탐지 및 제 3자 서비스에서 자료를 가져오는데 사용되는 API 등이 미래 AR의 주요 기능이 될 것"이라며 증강현실 안경 콘셉트를 공개하기도 했다.

    한편, 애플은 지난 5일 세계개발자 컨퍼런스(WWDC 2017) 키노트를 통해 iOS 11에서 카메라를 통해 증강현실 기술을 구현하는 시현을 선보인 바 있다. 스마트 증강현실 안경 개발에도 나선 상태로 일부 전문가들은 2018년에 출시 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애플이 마이크로LED 디스플레이 선점을 통해 스마트 프러덕트 시장 재편은 물론 핵심 부품 라인업의 생산성 극대화, 모바일 기기는 물론 자율주행차, 증강현실 기술에까지 빠르게 확산시킬 수 있을지 2018년이 주목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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