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대표팀의 주장 기성용은 최근의 부진에 분명한 책임을 통감하면서도 축구에서는 가장 먼저 감독이 책임을 지는 것이라며 울리 슈틸리케 감독의 거취에 대해 소신을 밝혔다. 박종민기자
“축구에서는 감독이 첫째로 책임을 지는 것이 당연하다”
결국 터졌다. 대표팀 주장 기성용(스완지 시티)이 카타르전 패배 후 걷잡을 수 없이 번지는 ‘슈틸리케 경질설’에 힘을 실었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14일(한국시각) 카타르 도하의 자심 빈 하마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카타르와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 8차전에서 2-3으로 패했다.
이 경기는 여러 면에서 반드시 승리가 필요했다. 최종예선 7경기를 치르며 원정에서 소화한 3경기에서 무득점에 그치며 1무2패의 부진한 성적에 그친 만큼 최하위 카타르를 제물로 무득점과 무승의 부진에서 한 번에 탈출한다는 각오였다. 적지에서의 승점 3점으로 9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의 가능성을 더욱 끌어올리는 것은 당연했다.
하지만 슈틸리케 감독과 축구대표팀은 카타르 원정에서 최악의 결과를 가져왔다. 2골을 넣으며 무득점에서는 탈출했지만 3실점하며 패배를 떠안았다. 심각한 수비 불안을 노출하며 남은 이란, 우즈베키스탄과 최종예선 경기의 불안감만 키웠다.
더욱이 지난 중국 원정에서의 첫 패배 이후 크게 떠오른 슈틸리케 감독의 경질 가능성이 다시 한번 수면 위로 부상했다. 지난 중국 원정 패배 이후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회가 재신임이라는 승부수를 던졌지만 카타르 원정 패배로 더는 보호막이 없어졌다.
최종예선에서 부진한 성적이 계속되며 대표팀 내 분위기가 좋지 않다는 이야기도 흘러나왔다. 슈틸리케 감독은 팀 내부 단속을 통해 결의를 끌어올리겠다고 선언했지만 결과는 처참한 실패였다. 결국 대표팀의 주장 기성용도 감독 경질에 대한 속내를 털어놨다.
14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에서 축구대표팀을 대표해 취재진과 만난 기성용은 “지난 몇 경기부터 선수들이 받는 심리적인 압박감이 심하다고 생각한다”면서 “전술과 경기 내용은 물론 경기 외적으로 받지 말아야 할 압박을 계속 받고 있어 팀 분위기가 좋지 않다”고 털어놨다.
그는 “사실 선수들도 사람이고, 언론이나 (팬들의 반응을) 다 보고 있다. 그러다 보니 아무래도 (부담이) 경기력으로 나올 수밖에 없다”면서 “축구는 마음만으로 되는 게 아니고 하나부터 열까지 철저히 준비되어야 하는데 결과적으로 패했기 때문에 (누군가는)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기성용의 ‘책임론’은 결국 감독을 향했다. “선수는 (감독의 거취에 대해) 할 수 있는 이야기가 없다. 협회에서 알아서 판단할 것”이라고 조심스러워 한 기성용이지만 “축구에서는 감독님이 첫째로 책임을 지는 것이 당연하다”고 소신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