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리 슈틸리케 감독.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2016년 3월 울리 슈틸리케 감독은 한국 축구 역사에 새 기록을 썼다.
2015년 9월 라오스전을 시작으로 태국전까지 8경기 연속 무실점 승리라는 기록을 작성했다. 쿠웨이트전 몰수승까지 포함하면 9경기 연속 무실점 승리. 1978년 함흥철 감독, 1989년 이회택 감독의 7경기 연속 무실점 승리 기록을 넘어섰다. 슈틸리케호의 기세는 하늘을 찔렀다.
하지만 강팀들을 만나기 시작하면서 한계가 드러났다.
슈틸리케호는 지난해 9월부터 시작되는 2018년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을 앞두고 유럽 원정 2연전을 치렀다. 스페인에게 1-6으로 대패했다. 체코를 2-1로 꺾기는 했지만, 슈틸리케호는 흔들리기 시작했다.
불안함 속에 시작한 최종예선. 슈틸리케 감독은 한국 축구 역사에 남을 불명예 기록들에 자신의 이름을 새겼다.
홈에서 열린 중국과 첫 경기를 3-2 힘겨운 승리로 마치더니 말레이시아에서 열린 시리아와 중립 경기는 0-0으로 비겼다. 카타르와 홈 경기 역시 3-2 신승. 이어 이란 원정에서는 단 하나의 유효슈팅도 기록하지 못했다.
2017년 결국 곪은 곳이 터졌다.
3월 중국과 원정 6차전에서 0-1로 무릎을 꿇었다. 중국은 상대 전적 18승12무1패로 압도적 우위를 점한 상대. 2010년 2월 허정무 감독 시절 동아시아대회 이후 7년 만의 패배였다. 월드컵, 아시안컵 등 굵직한 국제대회에서의 첫 패배이기도 했다.
14일 카타르전 2-3 패배로 또 다른 기록이 쓰여졌다.
한국과 카타르의 상대 전적은 5승2무1패 한국의 우위였다. 마지막이자 유일한 패배는 1984년 12월10일 아시안컵 0-1 패배였다. 이번 패배로 33년 만에 카타르에 패했다. 카타르의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은 88위. 한국은 43위다.
또 한국 축구가 월드컵 예선에서 아시아팀에게 3실점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962년 칠레 월드컵 플레이오프에서 1-3, 1-5 패배가 있지만, 상대는 유럽팀 유고였다.
카타르전 패배로 3패째를 당했다. 최종예선 3패 역시 이번이 처음.
한국은 그동안 아시아의 호랑이였다. 최종예선 체제가 자리를 잡기 시작한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부터 2014년 브라질 월드컵까지 단 한 번도 최종예선에서 3패를 당한 적이 없다. 최종예선을 힘겹게 통과했던 1994년 미국 월드컵과 2006년 독일 월드컵,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서도 2패가 전부였다.
3위 우즈베키스탄이 덩달아 흔들리면서 아슬아슬하게 A조 2위를 지키고 있지만, 그야말로 최악의 상황이다. 최악의 기록이 더 늘어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