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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정부 개혁 동력 '보수협치'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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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인정부 개혁 동력 '보수협치' 아니다"

    송주명 교수 "촛불시민 힘에 의존하는 '정민협치' 사고 필요"

    자유한국당 정우택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 및 의원들이 1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의원총회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강경화 외교부 장관 임명 강행 등과 관련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문재인 정부의 지속적이고 힘있는 개혁을 위해서는 보수와의 협치가 아니라, 촛불시민의 힘에 의존하는 '정민'(政民) 협치의 사고가 필요하다."

    민주화를 위한 전국교수협의회 상임의장을 맡고 있는 송주명 한신대 정치학과 교수는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정세토론회 '촛불 대선과 문재인 정부, 사회대개혁'에서 이같이 강조했다.

    정의당 추혜선 의원실과 교수연구자시국회의 공동주최로 열린 이날 토론회에서 송주명 교수는 '촛불 대선과 문재인 정부의 과제' 발제를 통해, "문재인 정부의 높은 인기에는 두 가지 측면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첫 번째는 종래 9년간 이명박근혜정권의 국정농단에 대한 염증, 두 번째는 촛불혁명 이후 시민들이 선택한 결과로서 문재인 정부와 촛불을 감성적으로 연동시키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반면 "국회 내의 정서는 사뭇 다르다"며 "자유한국당의 전면적 인사공세 속에서 국민의당과 바른정당까지 야당공조 노선에 합류해 인사청문회와 추경국회가 경직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정권초기 문재인 정부에 대한 높은 지지도와 각당의 객관적인 상황으로 볼 때, 민주당과 국민의당이 협력하고 바른정당의 동요 속에서 자유한국당이 고립됨으로써 개혁 무드가 강화될 것으로 예측됐다. 그러나 상황은 반대로 역전하고 있다. 야당의 전반적인 결집과 인사청문·추경 정국에서 청와대와 민주당은 주도력을 전혀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송 교수는 "이는 청와대와 민주당이 협치를 언급했지만, 한 달 반 동안의 대중적인 개혁 이미지 정치, 그리고 청와대와 정부의 진용이 형성되지 않은 상황에서 국회정치 대응을 미숙하게 처리한 결과"라며 "특히 민주당 자체의 호남조직 기반 확대를 우선한 나머지 국민의당을 견인하는 데 소홀했다는 시각도 존재한다"고 분석했다.

    ◇ "본질적인 검찰·언론·재벌 개혁은 현재 조건에서 어려울 듯"

    지난 겨우내 불타오른 촛불혁명 당시, 시민들이 개혁 과제로 첫 손에 꼽았던 검찰·언론·재벌 개혁과 관련해, 송 교수는 아래와 같이 전망했다.

    "검찰개혁은 초기 검찰에 대한 기선 제압과 우병우라인 해소 노력, 그리고 민정수석실(박형철 반부패 비서관)·법무차관 인사가 이뤄졌지만, 검찰 개혁을 위한 전략과 주력 세력이 분명히 드러나지 않았다. 문제는 안경환 인사파동에서도 보았듯이 검찰개혁을 위한 비검찰 인사를 찾기가 어렵다는 점이다. 공수처 설립 등의 문제는 정치적으로 국회의 광범위한 지지를 얻지 않으면 안 되는 문제다. 나아가 검찰의 민주적 통제 강화 혹은 혁신적인 민주화 방안은 현재 조건에서 기대하기 어려워 보인다."

    "언론개혁의 경우 방송 민주화, 언론 지배구조의 민주화가 핵심이다. 방통위의 민주화 가능성은 있지만, 이전 정권의 적폐로 방송 민주화에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재벌 개혁과 골목상권 보호 등 경제민주주의는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공정시장 개혁론자인 만큼, 지금까지의 '재벌 갑질'에 대한 제어가 상당히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골목상권 보호, 중소기업과의 거래관계 등은 개선될 것으로 보이지만, 순환출자 규제 등 재벌 지배구조 개혁과 사내유보금 문제, 불법자금환수 등 보다 본질적인 개혁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 "촛불이 제기한 적폐청산에 우선 집중해야"

    특히 내년 6월 지방선거에서 개헌투표를 함께 치른다는 문 대통령의 공약과 관련해서는 "하반기부터 개헌논의가 개시될 가능성이 있다"며 말을 이었다.

    "개헌 문제로 나아가면, 4년중임제, 분권형이원제, 내각제 등 각당의 정치 이익에 따르는 정부 형태 문제에 대한 논쟁이 촉발될 가능성이 있다. 이러한 정부 형태 논쟁은 합의가 쉽지 않으며,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다. 따라서 경우에 따라서는 내년 6월 중 개헌공약이 실현되기 어려울 수도 있다. 특히 의결정족수의 허들('국회의원 과반수·대통령의 발의' '국회 재적의원 3분의 2 찬성 의결' '국민투표')이 있어서 그 어느 정치세력도 개헌을 주도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국민참여형 개헌 역시 주체 문제와 헌법의제에 대한 동의 형성이라는 과정상 문제가 존재한다."

    송 교수는 "준비된 전략과 체제, 주체에 비해 너무 많은 적폐청산과 개혁의 난제들이 존재한다. 전략적으로 긴급하고 우선적인 개혁영역에 대한 선별과 집중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문재인 정부가 본격적인 개혁 정책을 강화하려면 촛불이 제기한 적폐청산에 우선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안정적인 초기 개혁을 위해서는 국회에 대한 정치력의 회복이 필요하다"며 "국민의당을 적폐청산의 주체로 견인하기 이해 노력하고, 바른정당은 중립지대에서 협력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 자유한국당은 적폐세력으로서의 정체성을 분명히 해줄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지속적이고 힘있는 개혁을 위해서는 보수와의 협치가 아니라 촛불시민의 힘에 의존하는 '정민'(政民)협치의 사고가 필요하다. 개혁의 필요성과 개혁에 요구되는 제반 정보를 국민에게 개방하고, 개혁 영역의 시민사회 등 문제 해결 단위들과 적극적인 소통은 물론 전략적 방향을 공유해야 한다. 강력한 국민의 개혁여론에 근거한 개혁동력·협상력의 극대화가 필요하다. 문재인 정부는 '촛불 정부'로서 주권자의 대중적인 압력을 동원하고 활용하는 한편 대중적인 설명을 이어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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