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메이저리그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황재균. (사진=노컷뉴스DB)
마침내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는 황재균(30)이 빅리거의 꿈을 이어나가기 위해서는 단기간에 자신의 장점을 최대한 어필해야 한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는 오는 29일(한국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AT&T파크에서 열리는 2017 메이저리그 콜로라도 로키스와의 홈경기를 앞두고 황재균을 메이저리그 명단에 포함시킬 예정이다. 부상자 명단에 오르는 백업 내야수 코너 길라스피의 빈 자리를 메운다.
브루스 보치 감독은 28일 황재균의 콜업을 공식 발표했다. 더 나아가 29일 콜로라도와의 경기에 황재균을 주전 3루수로 내보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메이저리그 개막 이후 줄곧 마이너리그에 머물다가 최근 옵트아웃(잔여 계약을 해지하고 자유계약선수가 되는 선수 권리) 의향까지 밝혔던 황재균에게 반전의 드라마가 펼쳐진 것이다.
냉정히 말해 황재균에 대한 샌프란시스코 구단의 기대치가 높다고 보기는 어렵다. 지금 시점에서 샌프란시스코가 황재균에게 바라는 점은 명확해보인다. 주전과 백업을 오가는 내야 우타자로서 특히 왼손투수를 상대로 강점을 발휘하고 더불어 구단이 높게 평가하는 파워를 보여주는 것이다.
◇왼손투수에 강한 우타 거포 황재균, 누네즈 주말 복귀는 변수?
콜로라도의 29일 선발투수는 카일 프리랜드다. 공교롭게도 류현진(LA 다저스)의 2017시즌 첫 경기 때 선발 맞대결을 펼쳤던 왼손투수다.
황재균은 올해 마이너리그 트리플A에서 왼손투수를 상대로 타율 0.327, 출루율 0.361, 장타율 0.618을 기록하며 활약했다. 특히 장타율이 오른손투수 상대 기록(0.440)보다 확연히 더 낫다.
황재균이 뛸 수 있는 3루수와 1루수 포지션의 주전을 맡고 있는 라이더 존스와 브랜든 벨트는 왼손타자다. 올시즌 내외야 유틸리티로 뛰었던 오른손타자 아론 힐이 지난주 사실상 방출되면서 샌프란시스코는 내야 우타자에 대한 갈증을 느끼고 있었다.
샌프란시스코가 황재균을 영입할 때부터 그의 파워를 높게 평가해왔다. 샌프란시스코에게 요즘 가장 부족한 게 바로 파워다. 샌프란시스코는 27일 기준으로 팀 홈런(64개), 팀 장타율(0.373) 부문 리그 최하위에 머물러 있다.
황재균에게 주어진 시간이 얼마나 길지는 예측하기 어렵다.
샌프란시스코는 빠르면 오는 주말 햄스트링 통증으로 부상자 명단에 올라있는 주전 3루수 에두아르도 누네즈를 복귀시킬 예정이다. 누네즈의 복귀는 빅리그 데뷔 후 아직까지 안타 생산을 하지 못하고 있는 라이더 존스에게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높아 보이나 속단하기는 이르다.
황재균은 당장 자신의 가치를 증명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타석에서 보다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미국 야구 적응 단계? 6월에 확 달라진 황재균
황재균은 올해 마이너리그에서 총 69경기를 뛰었다. KBO 리그에서 잔뼈가 굵은 황재균에게는 마이너리그조차 새롭게 적응해야 할 무대였다. 4월 한달동안 3할 타율을 때렸지만 홈런은 없었다. 5월에 홈런 4개를 쏘아올렸으나 월간 타율은 0.245로 떨어졌다.
황재균의 4-5월 기록에서 가장 눈에 띄는 점은 볼넷과 삼진의 비율이었다. 두달동안 총 195타석에 들어선 가운데 볼넷은 5개에 불과했고 삼진은 38개로 많았다. 5월에는 아예 볼넷을 기록하지 못했다.
황재균은 6월 들어 한단계 더 성장했다. 6월 22경기에서 타율 0.324, 출루율 0.424, 장타율 0.559, 3홈런, 14타점을 기록했다. 85타석에서 삼진을 18차례 당했지만 무려 14개의 볼넷을 골라냈다.
이처럼 6월에 맹타를 휘두르고도 자신이 아닌 라이더 존스가 콜업되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그가 느낀 상실감은 대단히 컸을 것이다.
드디어 기회가 왔다. 메이저리그 투수들은 마이너리그 투수들과는 질적으로 다르다. 황재균은 마이너리그에서 얻은 경험과 자신감을 바탕으로 자신의 강점을 어필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