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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정상회담 동행취재기] 文, 난기류에도 "한말씀만 더"



대통령실

    [한미정상회담 동행취재기] 文, 난기류에도 "한말씀만 더"

    "트럼프 대통령과 느낌이 좋았다. 서로 잘 통한다고 생각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28일 한미 정상회담을 위해 워싱턴으로 향하는 전용기 내에서 기자들과 간담회를 갖고 있다.(사진=박지환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후 첫 해외순방으로 미국 워싱턴으로 향하며 전용기 안에서 환하게 웃었다.

    참여정부 시절 민정수석과 비서실장을 지냈던 문 대통령은 단 한번도 해외순방에 동참한 적이 없었다. 사실상 이번 한미 정상회담이 국제무대 데뷔 자리다.

    문 대통령은 28일 오후 전용기 안에서 기자들과 만나 "첫 해외 순방이라서 감회가 깊다"고 말했다.

    새 정부 취임 이후에도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잇달아 쏘아올리고 6차 핵실험 징후도 곳곳에서 포착되는 등 한반도 긴장감이 높아지는 가운데, 대북 공조방안을 놓고 한미 정상이 처음으로 머리를 맞대는 자리지만 여유가 물씬 묻어났다.

    문 대통령은 "처음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할 때부터 아주 느낌이 좋았고 많은 점에서 공통점이 있어 서로 잘 통한다는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19대 대통령 취임 첫날인 지난달 10일 트럼프 대통령과 첫 전화통화를 가졌고, 이 자리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 정상회담을 강하게 요구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정국으로 한미 양국이 오랫동안 외교 공백을 가진 만큼 이를 하루빨리 복원하는 데도 의미를 부여했다.

    문 대통령은 "양국의 동맹을 더욱 튼튼히 하면서 우리가 겪고 있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 도발에 대해 공조 방안을 찾자는 데 (정상회담)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예측불가능한 언행이나 정치적 제스처 등에 대해서도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트럼프 대통령과 악수 준비 많이 하셨냐'는 기자들의 짖굳은 질문에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도 아마 (자신이) 어떻게 악수하는냐를 놓고 세계가 그리고 한국 국민들이 큰 관심을 가지고 지켜볼 것을 의식하지 않겠냐"며 "두 정상간에 우정과 신뢰를 보여주는 악수 장면이 될 것이라 믿는다"고 답했다.

    북핵 문제 접근방식과 한미 FTA(자유무역협정)를 둘러싼 잡음, 한반도 사드배치 이견 등 한미간 민감한 문제에 대해서도 국익을 최고의 가치에 둔다는 데 방점을 찍었다.

    문 대통령은 북핵 문제에 대해서는 '핵동결에 이은 핵폐기'라는 현실적인 접근방식을 제시했고, 한미FTA에 대한 미국 내 불만의 목소리에 대해서는 "양국간 이익의 균형이 잘 맞춰져 있다. 한미 FTA가 양국 교역에 서로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한미 정상회담 취재차 전용기를 함께 탄 80여명의 기자들 앞에서 직접 마이크를 잡으며 한미FTA에 대한 평소 소신을 힘줘 말했다.

    이때 전용기가 난기류(터뷸런스)를 만났고 기체가 심하게 흔들렸다.

    주영훈 경호실장은 "규정상 앉으셔야 합니다"라며 황급히 문 대통령을 전용 좌석으로 이동시키려 했다. 뒤에 함께 서있던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윤영찬 국민소통수석 등도 흔들리는 기체에서 문 대통령이 중심을 잡을 수 있게 부축하며 전용좌석으로 갈 것을 요청했다.

    하지만 문 대통령은 "한말씀만 더, 조금만 더 할게요"라며 참모진들을 만류한 뒤, "미국은 중국이나 일본과의 교역에서 발생하는 적자가 우리나라보다 더 많다"며 "한국 기업들의 투자로 미국인들의 고용도 많이 늘었다는 점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충분히 납득시키겠다"고 강조했다.

    제조업과 농업, 서비스 분야 등에서 한미 양국이 이익의 균형점을 찾고 있는데 적자를 이유로 불균형한 FTA라는 주장에는 동의할 수 없다는 뜻을 미국 순방길에서 분명히 밝힌 셈이다.

    난기류로 인해 기체는 여전히 심하게 흔들렸지만 문 대통령은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외교적 노력 등에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발언을 마치자 수행원들은 서둘러 문 대통령을 좌석으로 안내했고, 주 경호실장은 "앞으로 10분 이상 난기류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기자들의 이해를 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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