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 LA 다저스 류현진.(사진=노컷뉴스DB)
눈부셨던 류현진(30·LA 다저스)의 호투 행진은 공 1개 때문에 제동이 걸렸다. 하필이면 높게 제구돼 상대 타자의 변화구 노림수에 딱 걸린 81번째 공이 홈런으로 연결되면서 류현진이 시즌 4승 달성에 실패했다.
류현진은 29일(한국시간) 미국 애너하임 에인절스타디움에서 열린 2017 메이저리그 LA 에인절스와의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해 5⅔이닝 7피안타(1홈런) 1볼넷 8탈삼진 2실점을 기록했다.
류현진은 5회까지 무실점 호투를 펼쳤다. 간판 타자 마이크 트라웃이 부상으로 빠진 에인절스 타선을 3안타 1볼넷으로 꽁꽁 묶었다. 2013년 메이저리그 무대에 입성한 이래 에인절스를 상대로 21이닝 무실점 행진을 이어나갔다.
강습타구에 맞는 악재도 이겨냈다. 류현진은 4회말 2사 1루에서 에인절스 유격수 안드렐톤 시몬스가 때린 타구에 왼 발등을 맞았다. 류현진은 한동안 통증을 호소하다 투구를 재개했다. 우려가 컸으나 류현진은 변함없는 구위와 제구력으로 5회까지 순항했다.
류현진이 올시즌 5회까지 실점없이 마운드를 지킨 것은 이날 경기가 처음이다.
6회가 고비였다.
류현진은 선두타자 콜 칼훈에게 오른쪽 방면 2루타를 맞았다. 볼카운트 1볼에서 던진 커브가 높게 제구됐다. 칼훈은 거침없이 방망이를 돌려 '그라운드 룰 더블'을 만들어냈다.
류현진은 트라웃이 빠진 에인절스 타선의 중심 앨버트 푸홀스를 삼진으로, 유넬 에스코바를 우익수 플라이로 처리하고 한숨을 돌리는듯 했다.
다음 타자는 4회말 류현진에게 강습타구를 날렸던 시몬스.
류현진은 시몬스에게 초구 커브를 던졌다. 류현진이 이날 던진 81번째 공은 바깥쪽 높게 제구됐다. 이전까지 에인절스 타자들은 직구, 커터, 체인지업과 적절히 섞어 던진 류현진의 커브에 쉽게 타이밍을 잡지 못했다.
시몬스는 달랐다. 마치 기다렸다는듯이 방망이를 돌렸고 공은 왼쪽 담장을 넘어갔다. 0의 균형을 깨뜨리는 투런홈런.
류현진은 흔들렸다. 다음 타자 마틴 말도나도와 제프리 마르테에게 연속 안타를 맞았다. 이때까지 투구수는 87개에 불과했으나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더 이상 기다리지 않고 투수 교체를 단행했다.
불펜투수 그랜트 데이튼이 대니 에스피노사를 볼넷으로 내보내 마운드를 내려간 류현진이 추가 실점을 기록할 가능성이 커졌으나 벤 르비어가 때린 오른쪽 깊숙한 타구를 우익수 야시엘 푸이그가 잘 잡아내면서 이닝이 끝났다.
팀이 0-2로 뒤진 가운데 투구를 마친 류현진은 시즌 4승 달성 기회를 다음으로 미뤘다. 5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기록)를 올리지 못했다. 그러나 류현진의 시즌 평균자책점은 4.30에서 4.21로 낮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