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이 한아름 이뤄졌어요' 이아름이 30일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 여자 57kg급 결승에서 우승한 뒤 태극기를 들고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다.(무주=세계태권도연맹)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에서 이아름(25 · 고양시청)이 최강자들을 잇따라 누르고 개인 첫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대회 MVP까지 올라 생애 최고의 날을 맞았다.
이아름은 30일 전북 무주 태권도원 T1 경기장에서 열린 '2017 세계태권도연맹(WTF) 세계선수권대회' 여자 57kg급 결승에서 하티스 쿠브라 일군(터키)을 7-5로 눌렀다. 개인 첫 세계선수권 금메달이다.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에서 우승한 이아름은 두 번째 메이저대회 금메달을 따냈다. 이번 대회 한국 선수단의 5번째 금빛 발차기다.
특히 이아름은 이번 대회 여자 선수 MVP로 선정돼 기쁨이 더했다. 남자 선수 MVP는 이소포우 압둘(니제르)이 선정됐다.
잇따라 강자들을 꺾고 거둔 우승이라 더 값졌다. 이아름은 전날 8강에서 2015 러시아 첼랴빈스크 세계선수권 우승자이자 인천아시안게임 결승 상대 하마다 마유를 14-8로 누르고 4강에 올랐다.
이아름이 여자 57kg급 결승에서 힘차게 발차기를 하고 있다.(무주=WTF)
특히 4강전이 고비였다. 상대는 세계 랭킹 1위이자 2회 연속 올림픽 금메달을 따낸 최강 제이드 존스(영국)였다. 그러나 세계 6위 이아름은 존스를 14-8로 누르고 사실상 금메달을 예약했다.
세계 15위인 일군은 자신감을 충전한 이아름의 상대가 되지 못했다. 결승에서 이아름은 상대 감정에 이어 몸통 발차기로 2점을 얻어 1라운드 3-0 리드로 기선을 제압했다.
2라운드에서 이아름은 헤드킥을 성공시켜 6-0까지 점수를 벌려 승기를 잡았다. 이후 두 차례 감점을 내준 이아름은 3라운드에서 몸통 공격을 내주고 두 차례 감점을 받았지만 2점 차 리드를 지켜냈다.
경기 후 이아름은 "워낙 강자들이 많아 1등 할지 예상하지 못했는데 기쁘고 뿌듯하다"고 벅찬 소감을 밝혔다. 이어 "김태훈(남자 54㎏급·수원시청)처럼 세계선수권대회 3연패를 이루고 싶다"는 다부진 각오도 드러냈다.
그동안의 마음고생도 털어놨다. 지난해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에 출전하지 못한 아쉬움이다. 이아름은 "아쉽고 마음도 아파서 술도 많이 마셨다"면서 "이번 대회를 준비하느라 술을 오랫동안 먹지 못했는데 오늘은 한 잔 하고 싶다"고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