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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롯데, 윈-윈이라 더 치명적이었던 '영호남발 태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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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IA·롯데, 윈-윈이라 더 치명적이었던 '영호남발 태풍'

    KIA 연속 경기 10점+ 신기록, 롯데 도움으로 가능?

    '이래야 동맹이죠' 지난주 타율 6할대에 14타점을 쓸어담으며 KIA의 신기록 행진을 이끈 최형우(왼쪽)와 3경기 연속 홈런과 9년 연속 100안타 등으로 롯데의 4승1무 기세를 견인한 이대호.(자료사진=KIA, 롯데)

     

    호남과 영남에서 불어닥친 태풍이 심상치 않다. 호랑이와 거인 군단의 맹공에 상대팀이 완전히 나가떨어진다. KIA와 롯데가 6월에서 7월로 넘어가는 전반기 막판 맹위를 떨쳤다. 더욱이 두 태풍은 윈-윈으로 합쳐지면서 위력은 더 컸다.

    두 팀은 지난주 나란히 승률 10할을 찍었다. KIA는 무려 6전승을 달렸고, 롯데도 난적들을 상대로 4승1무의 호성적을 냈다.

    일단 호랑이들의 미친 기세는 가공할 만하다. KIA는 지난주 사자 군단을 처참하게 물어뜯더니 쌍둥이들도 무자비하게 할퀴었다. 모두 3연전을 싹쓸이했다.

    삼성과 LG는 KIA 신기록의 희생양이 돼야 했다. KIA는 지난주 6경기 모두 두 자릿수 점수를 뽑아내며 KBO 역대 최장 기록을 세웠다. 롯데와 NC가 2년 전 세운 4경기 연속 기록을 가뿐히 넘어섰다.

    '그러고 보니 롯데와 나란히' KIA가 지난달 29일 삼성을 상대로 역대 한 경기 최다 안타 타이 기록을 세우자 전광판에 관련 내용이 뜬 모습.(자료사진=KIA)

     

    시작은 지난달 27일 광주 홈 경기였다. 삼성을 상대로 11점을 뽑아낸 KIA는 이튿날 13점으로 기세를 올리더니 29일에는 무려 22점을 쏟아부었다. 이날 날린 29안타는 역대 한 경기 최다 타이, 삼성 선발 재크 페트릭의 2이닝 15피안타 14실점은 역대 선발 투수 한 경기 최다 실점·자책점 신기록이다.

    이후 잠실로 무대를 옮긴 KIA의 다득점 행진은 멈추지 않았다. 연이틀 LG 마운드에 10점씩을 뽑아낸 KIA는 2일에는 7회초 만에 13점을 뽑아냈다. 삼성의 지난주 팀 평균자책점(ERA)는 무려 11.44였고, LG도 8.44나 됐다. 호랑이 이빨에 된통 당했다.

    KIA의 주간 팀 타율은 4할2푼3리나 됐다. 팀 OPS(장타율+출루율)는 1.129, 일부가 아닌 팀 전체 성적이 특급 타자의 기록이었다. 4번 최형우는 주간 타율 6할1푼5리에 14타점을 쓸어담았고, 이범호도 타율 5할4푼5리 11타점, 로저 버나디나도 타율 4할에 10타점을 올렸다. 좌완 양현종은 2경기 ERA가 5.56이나 됐지만 팀 타선의 도움으로 2승을 챙겼다.

    ▲롯데, KIA에 3연패한 LG에 0.5경기 차 추격

    롯데의 상승세도 만만치 않았다. 경기의 임팩트로만 따지만 KIA를 능가했던 지난주 롯데다. 여기에 KIA의 대기록 행진에 롯데가 적잖게 공헌한 부분도 있었다.

    지난주 롯데는 주중 시리즈를 2경기만 치렀지만 여느 3연전보다 엄청난 경험을 했다. 연장에서 만루홈런을 맞고도 승리한 역대 최초의 팀이 됐다.

    지난달 27일 LG와 사직 홈 경기는 KBO 리그 역사에 남을 승부였다. 당시 롯데는 연장 10회 이천웅의 만루홈런 등 5점을 내주며 5-10으로 끌려갔다. 그러나 기적처럼 10회말 동점을 만들었고, 12회말 11-10 끝내기 승리를 거뒀다. 5시간 38분 무박 2일의 혈투 끝에 거둔 짜릿한 드라마였다.

    28일 경기도 만만치 않았다. 롯데는 역시 연장 승부에서 12회초 실점하며 패색이 짙었다. 그러나 역시 12회말 이대호의 극적인 동점 홈런으로 5시간 5분 접전 끝에 당할 뻔한 패배를 면했다.

    '잠은 좀 자고 하자' 지난달 27일 시작된 롯데-LG의 경기는 28일 자정이 넘어서야 끝나는 혈투였다. 사진은 LG의 연장 12회초 공격에서 채은성의 타석 때 전광판의 시계에 28일 0시가 찍히는 모습.(자료사진=롯데)

     

    2경기 10시간 43분의 대혈투는 롯데의 투지를 살린 기폭제가 됐다. 29일 우천 취소로 하루를 쉬면서 원기를 회복한 롯데는 천적 NC마저 무너뜨렸다. 주말 시리즈 첫날 9-0 완승을 거둔 롯데는 1일 이대호의 4타점 맹타로 9-5로 승리했고, 2일에는 NC 에이스 에릭 해커를 상대로도 2-1로 이겼다. 2014년 이후 3년 만의 NC전 스윕을 거두며 포효했다.

    롯데를 만난 LG와 NC 모두 피해가 컸다. 롯데와 주중 원정에서 접전 끝에 1무1패, 허무한 결과를 받아든 LG는 후유증을 이기지 못하고 주말 3연전에서 KIA에 처참한 스윕패를 안아야 했다. KIA는 선두 자리를 노리던 NC가 롯데에 3연패를 당해 승차가 3.5경기로 벌어져 여유를 찾았다.

    하지만 롯데가 KIA에 얻은 반사이익도 있다. 지난주 상승세로 롯데는 중위권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는데 KIA에 3연패를 당한 6위 LG에 0.5경기 차로 따라붙었다. 또 6월 상승세로 추격해오던 삼성이 KIA에 당한 3연패 후유증을 휘둘려 지난주 1승5패로 주저앉은 것도 롯데로선 반갑다.

    1위를 굳건히 지키고 있는 KIA와 중하위권 판도를 뒤흔들고 있는 롯데. 과연 두 팀이 일으키고 있는 태풍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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