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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너 경험 쌓은 황재균, 더 차분하고 강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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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이너 경험 쌓은 황재균, 더 차분하고 강렬하다

    미국 메이저리그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황재균. (사진=노컷뉴스DB)

     


    앞서 KBO 리그를 거쳐 메이저리그 무대에 진출한 타자들과 황재균(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출발은 사뭇 달랐다.

    강정호(피츠버그 파이어리츠), 박병호(미네소타 트윈스), 김현수(볼티모어 오리올스), 이대호(2015년 당시 시애틀 매리너스)와는 달리 황재균은 마이너리그에서 시작 개막을 맞이했다. 약 3개월동안 언젠가 찾아올 기회만을 바라보며 심적으로 힘든 시기를 보냈다.

    새로운 무대, 초반 적응은 누구에게나 어려운 과제였다.

    메이저리그 진출 첫 달에 풀타임 주전급 기회를 얻은 선수는 박병호가 유일했다. 박병호는 지난해 4월 한달동안 홈런 6개를 때리며 파워를 입증했으나 타율과 볼넷/삼진 비율은 좋지 않았다. 메이저리그 투수들의 빠른 공 적응에 어려움을 겪었다.

    2014년에 진출한 강정호도 자리를 잡기까지 약 한달동안 출전과 결장을 반복하며 혹독한 적응 시기를 보냈다. 마이너리그 강등 논란과 함께 2015시즌을 맞이한 김현수도 자신의 가치를 입증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 4월 출전 경기가 6회뿐이었다.

    이대호 역시 플래툰 시스템 아래 기회가 제한됐다. 시애틀의 4월 23경기 중 12경기 출전에 그쳤다. 5월 들어 메이저리그 무대에 적응하면서 그달 중순부터 출전 기회가 급격히 늘기 시작했다.

    황재균은 샌프란시스코 산하 마이너리그 트리플A 새크라멘토에서 2017시즌을 맞이했다. 비록 메이저리그보다 수준이 한 단계 낮은 리그였지만 3개월동안 68경기에서 279타석에 들어서며 미국 야구에 대한 적응 기간을 거쳤다. 적응 과정에서 충분한 기회만큼 중요한 요소도 없다.

    황재균은 4월부터 5월까지 마이너리그에서 47경기에 출전해 타율 0.278, 4홈런, 30타점, 출루율 0.297, 장타율 0.449를 기록했다. 소속 리그가 타고투저 경향이 강하게 나타나는 퍼시픽코스트리그라는 점을 감안하면 부진한 성적이었다. 5월에는 볼넷이 1개도 없었다.

    6월 들어 달라졌다. 6월 22경기에서 타율 0.324, 3홈런, 14타점, 출루율 0.424, 장타율 0.559을 기록했다. 삼진 18개를 당했지만 볼넷을 14개나 골라냈다. 그가 이전 47경기에서 기록한 볼넷 개수는 총 5개에 불과했다. 그가 마이너리그 무대에 적응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성적이다.

    황재균은 마이너리그에서 쌓은 경험을 토대로 메이저리그 무대에 빠르게 연착륙하고 있는 느낌을 준다. 다른 20대 초반의 미국 유망주 타자와는 다르다. 황재균에게는 오랜 기간 KBO 리그와 국제 무대에서 뛴 경험도 쌓여있다.

    황재균은 지난달 29일 콜로라도 로키스와의 메이저리그 데뷔전에서 결승홈런을 때렸다. 다음날 무안타에 그쳤지만 볼넷 1개를 골라냈고 이후 대타 2루타, 멀티히트를 기록했다.

    빅리그 무대에서 이제 겨우 4경기, 13타석밖에 소화하지 않았지만 황재균은 타율 0.333, 출루율 0.385, 장타율 0.667을 기록하며 깊은 인상을 남겼다.

    황재균은 타석에서 결코 급하지 않다. 차분하게 최대한 많은 공을 보며 칠만한 공을 노리고 있다. 기록이 입증한다. 메이저리그 홈페이지에 따르면 황재균은 타석당 5.3개의 공을 지켜봤다. 규정타석을 채운 선수 기준으로 리그 최상위권 기록은 4.4개 전후다.

    시속 158km의 빠른 공을 받아쳐 2루타를 때리는 등 메이저리그의 빠른 공 적응에도 가능성을 보였다. 간결한 타격 폼을 바탕으로 대응력을 키운 가운데 얼마나 파워를 유지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초반 4경기를 통해 드러난 가능성은 분명 긍정적이다.

    앞으로가 더 중요하다. 황재균은 스플릿 계약을 맺고 메이저리그 무대에 진출한 선수다. 구단이 오랫동안 공 들인 유망주가 아니다. 전자의 경우 메이저리그 구단이 선수를 바라보는 잣대는 보다 냉정하다. 인내심의 기준도 다르다.

    부상 재활경기를 시작한 주전 3루수 에드아르도 누네즈가 이번주 복귀할 예정이다. 브루스 보치 감독은 황재균이 3루를, 유틸리티 플레이어 누네즈가 외야를 맡을 가능성을 언급했지만 아무 것도 정해지지 않았다. 험난한 경쟁은 계속 된다. 황재균은 실력으로 자신의 가치를 계속 입증해야만 한다. 꿈을 향한 첫 출발, 지금까지는 분명 긍정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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