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최형우가 4일 인천에서 열린 SK와의 원정경기에서 2회초 3점홈런을 쏘아올린 뒤 팀 동료 김선빈으로부터 축하를 받고 있다 (사진 제공=KIA 타이거즈)
KIA 타이거즈는 6월 마지막 주를 앞두고 팀 타율 0.293, 출루율 0.366, 장타율 0.444를 기록하고 있었다.
이후 KIA의 7경기는 그야말로 폭풍 같았다. 삼성 라이온즈의 3연전, LG 트윈스와의 3연전 그리고 SK 와이번스와의 주중 3연전 첫 날 경기까지 치른 가운데 KIA의 2017시즌 팀 타율-출루율-장타율은 각각 0.305, 0.375, 0.467로 치솟았다.
전체 경기 일정의 절반 이상을 소화한 가운데 팀 비율 스탯이 이처럼 단기간에 큰 폭으로 상승한 예는 거의 찾아보기 힘들다.
그만큼 KIA의 타선은 폭발적이었다. KIA는 최근 7경기 연속 두자릿수 득점을 올렸다. 메이저리그의 최고 기록 6경기를 뛰어넘었다. 뉴욕 자이언츠(현 샌프란시스코)가 1929년에 수립한 기록이다. 일본프로야구 최다 기록인 연속 4경기는 이미 넘어선지 오래다.
KIA는 이 기간 팀 타율 0.418, 출루율 0.458, 장타율 0.674를 기록하며 괴력을 과시했다. 팀 OPS(출루율+장타율)이 무려 1.131이다. 타자 한 명이 7경기에서 올린 기록이라 해도 칭찬받아 마땅한데, 개인 기록이 아니라 팀 기록이라는 사실이 놀랍기만 하다.
폭발하고 있는 강타선의 중심에는 최형우가 있었다. 최형우는 최근 7경기에서 타율 0.600, 출루율 0.657, 장타율 1.033을 기록했고 2홈런, 19타점, 15득점을 올렸다.
지난 4일 인천에서 열린 SK 와이번스와의 원정경기는 KIA의 연속경기 두자릿수 득점 행진의 고비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SK가 에이스 켈리를 선발투수로 앞세웠기 때문이다.
하지만 KIA는 1회에만 4점을 뽑았다. 6-1로 앞선 2회초 3점홈런을 때려 단숨에 팀 득점을 두자릿수 득점 턱밑까지 끌어올린 선수가 바로 최형우였다. KIA는 기세를 몰아 SK를 15-6으로 완파했다.
지난 1일 LG와의 경기를 통해 '버거최'라는 신조어가 생기기도 했다. LG는 2-5로 뒤진 9회초 1사 2,3루에서 버나디나를 고의볼넷으로 내보내고 최형우와의 승부를 선택했다. 만루 작전으로 병살 가능성을 높였지만 최형우는 2타점 적시타를 때렸고 이후 KIA는 3점을 추가해 두자릿수 득점을 채웟다. '버거최'는 '버나디나를 거르고 최형우를 택했다'의 준말이다.
요즘 KIA 타선에는 구멍이 없다. 지난 7경기에서 20타수 이상 기록한 타자 중 7명이 4할 타율 이상을 기록했다. 버나디나는 7경기에서 타율 0.429, 2홈런, 18득점, 11타점을 기록했다. 지난 주 삼성과의 경기 이전 10경기에서 타율 0.176에 그쳤던 이범호는 이후 타율 0.480을 올리며 '핵타선'의 무게감을 끌어올렸다.
KIA는 7경기동안 총 60이닝 공격을 펼쳤고 그 중 3득점 이상을 몰아친 이닝 수가 무려 16번이나 된다. 7경기 연속 1회에 점수를 뽑았다는 점도 인상적이었다.
KIA 타선을 상대한 투수들은 악몽을 겪었다. 삼성 선발 패트릭은 지난달 29일 경기에서 무려 14점을 허용해 KBO 리그 한 경기 최다 실점이라는 불명예 기록을 남겼다. 유일하게 3점대를 기록하고 있었던 LG의 시즌 팀 평균자책점은 KIA를 만난 후 4점대가 됐다.
켈리는 KBO 리그 데뷔 후 한 경기 개인 최다인 9실점을 했고 5회 이전 강판은 지난해 8월31일 광주 KIA전 이후 처음이었다. KIA 타선에 맞선 지난 7경기 상대팀들의 총 평균자책점은 13.05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