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잘 지내고 있어요' 경찰 야구단 우완 이대은이 14일 퓨처스 올스타전에 앞서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대구=노컷뉴스)
'2017 타이어뱅크 KBO 리그' 퓨처스 올스타전이 열린 14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 파크. 미래 1군 무대로 진출해 스타로의 도약을 노리는 기대주들의 잔치였다.
다만 이날 올스타전에는 퓨처스에 다소 걸맞지 않은 선수가 눈에 띄었다. 국가대표 우완 에이스로 활약했던 이대은(28 · 경찰 야구단)이었다.
2007년 미국 시카고 컵스에 입단한 이대은은 마이너리그를 거쳐 2015년 일본 지바 롯데에서 2년 동안 뛰었다. 2015년에는 프리미어12 대표로 발탁돼 한국의 초대 대회 우승에 힘을 보탰다. 올해 1월 경찰 야구단에 입대해 2군 리그를 뛰고 있다.
해외 무대 경력을 감안하면 퓨처스 올스타전에는 사뭇 어울리지 않을 수도 있다. 이대은은 올해 퓨처스리그 평균자책점(ERA) 전체 2위(2.96)에 탈삼진은 1위(107개)를 달린다. 6승(1패)은 공동 1위 그룹과 1승 차다.
그럼에도 이대은은 자못 상기된 표정이었다. 경기 전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이대은은 "(선수 생활을 하면서) 개인적으로 올스타전은 처음"이라면서 "이전에도 한번도 나간 적 없는데 기대되고 재미있을 것 같다"고 설렌 소감을 밝혔다.
북부리그 소속의 이대은은 남부리그 최고 타자 문상철(상무)과 승부에 대한 기대감도 드러냈다. 문상철은 72경기 30홈런 72타점을 기록 중이다. 이대은은 "문상철과 대결은 나도 재미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2015 프리미어12 국가대표 우완 투수로 활약할 당시 이대은.(자료사진=박종민 기자)
현재 복무 중인 경찰 야구단 생활도 들려줬다. 이대은은 "현재 계급이 일경인데 군으로 치면 (가장 낮은) 이병"이라면서 "군팀이다 보니 정신없이 지내고 있다"고 자못 군기가 든 모습을 보였다. 이어 "선수들이 다 착하고 트러블도 없다"고 귀띔했다.
야구에 대한 진지한 자세는 여전하다. 이대은은 "초반부터 제구에 신경을 쓰고 있다"면서 "많이 좋아져서 유지하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군에 있지만 매 시즌 안 다치고 선발 로테이션을 거르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대은은 올해 16경기에 전체 최다인 79이닝을 소화했고, 볼넷은 17개뿐이었다.
이대은은 내년 군 복무를 마치면 2019시즌부터 KBO 리그에서 뛸 수 있다. 수준급 우완이 드문 KBO 리그에서 탐나는 자원이다. 그러나 이대은은 "일경이라 아직 정신이 없고 진로에 대해 생각할 틈이 없다"면서 "운동과 군 복무를 열심히 하는 게 최고"라며 짐짓 달관한 자세를 보였다.
하지만 군 복무 이후를 위한 대비는 철저하다. 이대은은 기술적인 부분에 대한 보완점을 묻자 "머리를 써서 하는 것, 어느 카운트에 뭘 던지느냐 등을 보완하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꽃미남'으로 인기가 높은 이대은은 이날 팬 사인회에서도 인기였다. 이대은은 그러나 "여성 팬들이 나보다 정수빈을 더 많이 보러 온다"며 손사래를 쳤다. 이어 "어린 친구들이 더 많은 상을 받았으면 좋겠다"고 '늦깎이 일경'의 듬직함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