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종아, 살살 던져줘' 두산 최주환(왼쪽)은 프로 입단 11년 만에 꿈에 그리던 올스타전에 처음 출전하게 됐다. 공교롭게도 상대 선발은 초중고 1년 후배인 KIA 양현종이다.(자료사진=두산, KIA)
프로 입단 11년 만에 드디어 이룬 꿈이다. 부러운 시선으로만 봤던 '별들의 잔치'에 당당히 올스타로 나서게 됐다. 두산의 팔방미인 내야수 최주환(29) 얘기다.
최주환은 '2017 타이어뱅크 KBO 리그' 올스타전 드림 올스타의 베스트12에 선발됐다. 팬 투표와 선수단 투표에서 드림 올스타 2루수 부문에서 모두 1위를 차지하며 당당히 선발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꿈에 그리던 올스타전 무대다. 최주환은 올해 오재원과 허경민 등 동료 내야수들의 부진을 메워줬다. 전반기 76경기 타율 3할8리 5홈런 40타점 39득점으로 흔들렸던 두산 타선과 내야진을 지탱했다.
이런 활약으로 최주환은 만년 백업 멤버에서 확실한 주전으로 도약했다. 올해 전반기에 소화한 247타수는 데뷔 후 최다 기록이다. 그동안의 노력은 올스타 베스트 멤버로 보답받았다.
올스타전을 앞둔 전반기 마지막 경기인 지난 13일 넥센전에서 최주환은 자못 상기된 표정이었다. 올스타 팬 투표 때부터 최주환은 다른 팀 선수들에게 출전에 대한 강한 의지를 어필할 만큼 절실했던 까닭이다. 최주환은 "퓨처스 리그 때 나선 적은 있지만 1군 올스타전은 진짜 처음"이라면서 감개무량한 표정을 지었다.
첫 출전에 '미스터 올스타'까지 노리는 것은 무리일까. 경기 MVP는 부상으로 KIA의 신차 스팅어를 받는다. 최주환도 마침 차를 바꿀까 생각 중인 상황. 최주환은 "그건 정말 가능성이 1%밖에 안 된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열심히 해보고 싶다"고 은근한 기대감도 드러냈다.
상대팀인 나눔 올스타 선발 투수는 공교롭게도 초중고 1년 후배 양현종(KIA)이다. 최주환은 학강초-광주동성중-동성고를 양현종과 함께 다녔다. 그만큼 절친한 사이.
하지만 최주환은 자못 긴장감을 드러냈다. 최주환은 "올스타전이지만 현종이가 나한테는 세게 던질 것 같다"면서 "지난달 맞대결(22일)에서 3안타를 때려낸 복수를 할 것 같다"고 귀띔했다. 당시 경기에서 최주환은 5타수 4안타의 맹타를 휘둘렀고, 양현종은 7이닝 3실점(2자책)으로 승리를 따냈다.
최주환은 "현종이가 좀 살살 던져줘야 할 텐데…"라며 짐짓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그러나 크게 우려할 필요는 없어보인다. 양현종은 이틀 전인 13일 NC전에서 선발 등판해 6이닝(1실점 승리)을 소화했다. 다만 최주환의 말대로 양현종이 설욕을 벼를지 모를 일이다. 과연 최주환이 자신의 생애 첫 올스타전에서 어떤 성적을 거둘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