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정부 때 국가정보원이 2009년 5월부터 대선이 치러진 2012년 12월까지 민간인으로 구성된 대규모 여론조작팀을 운영한 것으로 확인됐다.
'α(알파)팀' 등의 이름이 붙은 민간인 여론조작팀(외부팀)은 4대 포털(네이버‧다음‧네이트‧야후)과 트위터에 친정부 성향의 글을 게재해 국정 지지여론을 확대하고, 사이버공간의 정부 비판 글들을 '종북세력의 국정방해' 책동으로 규정해 반정부 여론을 제압하는 것을 목표로 대대적인 여론조작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정원 개혁위원회는 적폐청산TF로부터 이런 내용이 포함된 중간조사결과를 보고 받았다고 3일 밝혔다.
적폐청산TF에 따르면 원세훈 전 원장이 취임한 뒤 심리전단은 이 기간 동안 민간인으로 구성된 사이버 여론조작팀을 운영했고 해가 갈수록 규모를 확대해온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2009년 2월 원 전 원장이 취임한 뒤 심리전단은 같은 해 5월 '다음 아고라' 대응을 위한 민간인 여론조작팀 9개를 신설하고, 같은 해 11월 원 전 원장의 지시에 따라 지속적으로 여론조작팀을 확대해 2011년 1월에는 24개의 여론조작팀을 운영한 것으로 드러났다.
2011년 8월에는 이 24개 팀을 다시 '사이버 대응 업무 효율성 제고'라는 명목으로 아고라 담당 14개팀과 4대 포털 담당 10개 팀으로 재편한 것으로 나타났다.
트위터 여론조작팀도 2011년 3월 4개를 신설한 뒤 2012년 4월에는 6개 팀으로 확대해 운영한 것으로 조사됐다.
사이버 여론조작팀은 대부분 별도의 직업을 가진 보수‧친여 성향의 예비역 군인과 회사원, 주부, 학생, 자영업자 등으로 구성됐는데 이들은 개인시간에 여론조작 활동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정원은 2012년 대선 때까지 이런 민간인 여론조작팀을 3500명 규모로 운영하며 한 해 예산만 30억원을 쓴 것으로 알려졌다.
적폐청산TF는 "향후 각종자료를 정밀 분석해 관련자 조사와 2012년 12월 이후 사이버 외곽팀의 세부 활동 내용을 파악하는 한편, 외곽팀 운영 외에 심리전단의 온라인 여론 조작 사건의 전모에 대해서도 규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적폐청산TF는 2009년 5월부터 2012년 3월까지 원 전 원장의 '전부서장 회의 시 지시강조 말씀' 녹취록을 확인한 결과 삭제 처리돼 검찰에 제출된 녹취록 중 18곳을 복구했다고 밝혔다.
복원된 복취록에는 보수단체 결성‧지원‧관리, 지자체장‧의원 검증, 언론보도통제, 전교조 압박‧소속교사 처벌, FTA 관련 언론홍보 및 특정정치인‧정치세력 견제 등 지시사항이 담겨있었다고 적폐청산TF는 전했다.
적폐청산TF는 "녹취록 삭제경위를 추후 확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