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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수노조 투명인간 취급"…인권경찰 표방하며 내부서는 차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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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수노조 투명인간 취급"…인권경찰 표방하며 내부서는 차별

    소수노조 의경영양사들 "의경폐지에 극심한 고용불안에도 대책논의 無"

    의경부대 영양사들은 '부대통합 및 해체'의 경우 계약을 해지한다는 조항에 극심한 고용불안을 호소하고 있다. (사진=송영훈 기자)

     

    소수노조에 대한 차별을 중단하라며 서울노동지방위원회에 진정을 냈다. (사진=경찰청공무직노동조합 제공)

     

    인권경찰을 표방하고 있는 경찰청이 소수노조의 의견을 무시하고 교섭 진행과정과 내용에 대한 통보를 생략하는 등 차별하고 있다며 경찰 내 무기계약직, 기간제 직원들이 진정을 냈다.

    특히 문재인정부의 정책에 따라 단계적으로 해체될 예정인 의무경찰부대 소속의 영양사들은 소수노조란 이유로 교섭에 배제되면서 제대로 된 대책논의조차 못해봤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 "무시당하고 있다"… 인권경찰 비판 목소리↑

    경찰청 소속 무기계약직과 기간제 직원들로 구성된 '경찰청공무직노동조합(이경민 위원장)'은 경찰청이 소수노조를 차별하는 등 '공정대표의무'를 위반했다며 지난달 31일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진정을 내며 시정을 요구했다.

    이들은 경찰청과 교섭대표노조로 참여한 다수노조가 '2017년도 단체협약'에 관해 소수노조에게는 공식통보조차 하지 않는 등 명백한 노조차별을 하고 있다며 진정서를 제출했다.

    현행법은 한 사업장에 복수의 노조가 있을 경우, 한 개 노조를 교섭대표노조로 선발해 교섭에 참여시키고 있다. 선발된 노조는 다른 노조의 의견을 사측과의 교섭 시 반영하고 진행사항을 통보해야하는 것은 물론 다른 노조를 합리적인 이유 없이 차별하지 않아야 할 의무인 '공정대표의무'까지 지켜야한다.

    현재 경찰조직 내에는 다수노조인 '경찰청주무관노동조합(노조원 1000여 명)'과 함께 2개의 소수노조인 '경찰청공무직노동조합(160명)', 의경부대 영양사들로 구성된 '경찰청공무직지부(86명)'가 만들어져 있는 상태다.

    하지만 소수노조인 경찰청공무직노조 관계자는 "경찰청과 교섭대표노조는 2017년 단체협약에 대해 소수노조에게는 공식통보조차 하지 않았다"며 "교섭창구 단일화에 찬성한 소수노조들에게도 2017년 단체협약을 공식적으로 통보하고 설명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소수노조라는 이유로 제공하지 않은 노조사무실과 근로시간면제 제도도 동등하게 부여해야한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현재 노조사무실이 따로 없어 노조회의 등 각종 노조활동을 식당이나 경찰서 내 빈 공간에서 진행하고 있다.

    경찰청과의 각종 노사활동에도 철저히 배제되기도 했다. 최근 5월 진행된 '경찰청-무기계약직 워크샵'에도 다수노조만 초대됐을 뿐 무기계약직‧기간제‧일용직 노동자가 포함된 소수노조는 초청조차 받지 못했다.

    결국 소수노조의 의견이 제대로 반영되지 못하면서 경찰 내 무기계약직 직원들은 각종 차별에 내몰린 상태다. 최근 수사권조정 논의 속에 인권을 우선시하는 조직으로 거듭나겠다며 '인권경찰'을 표방하고 나선 경찰이 내부에선 소수노조를 투명인간 취급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상미 노무사는 "그동안 중앙노동위원회와 행정법원의 판결을 보면 '소수노조 의견을 청취하지 않는 경우, 교섭내용을 공유하지 않는 행위, 한 노조에게만 사무실을 제공하고 근로시간면제제도를 주는 것'을 모두 공정대표의무위반으로 본 사례가 있다"며 "경찰청의 경우는 이런 사례에 모두 해당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 의무경찰 폐지 분위기에도 교섭조차 못해 본 '의경부대 영양사'

    소수노조의 목소리가 반영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불안감을 가장 크게 호소하고 있는 이들은 의무경찰 부대 영양사들이다. 의경부대를 단계적으로 폐지한다는 정부 방침에 영양사들은 계약이 해지될 수 있는 상황이지만 제대로 된 교섭과 대책마련조차 못해봤기 때문이다.

    문재인 정부는 국정운영 5개년 계획을 발표하며 현행 의경제도를 5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감축해 최종 폐지할 예정이다. 이에 경찰은 2023년까지 의경제도를 완전히 폐지할 방침인데 계획에 따르면 정원인 25,911명을 올해까지는 유지하지만 이후 2018년부터는 매년 20%씩 감축, 2023년 9월 이후에는 의경제도를 완전히 폐지한다.

    문제는 의경부대 해체와 함께 의경부대 영양사들도 길거리로 내몰릴 위기에 처해졌다는 점이다. 근로계약서에 '업무량 변화(부대 통합 및 해체)·예산 감축 등으로 고용조정이 불가피 할 때 계약을 해지한다'는 내용이 담겨있어 영양사들은 의경부대 해체와 함께 자연스레 해고되는 상황이다.

    하지만 소수노조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고 교섭에도 제외되다보니 영양사들은 해당문제에 대한 대책논의에 참여조차 못하고 있다.

    의경영양사노조 김영례 영양사는 "교섭에 영양사들의 의견을 반영해달라는 내용의 공문을 두 번이나 보냈지만 교섭대표노조는 따로 연락조차 없었다"며 "각종 수당에 대한 차별에 대해서도 말했으나 영양사에 대해선 논의가 전혀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진정이 접수됨에 따라 서울지방노동위원회도 해당문제에 대한 검토에 들어갔다. 노동위원회 관계자는 "공정대표의무 위반 시정 검토 대상에 해당된다"며 "시정 신청을 다툴 수 있는 부분이 있어 검토에 들어간 단계"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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