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회 아시아선수권에서 동메달을 차지한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 김연경이 18일 오후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한 뒤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
'배구 여제' 김연경(상하이)이 대표팀 선수 선발 문제를 두고 이재영(흥국생명)을 언급한 것을 두고 다시 한번 해명했다. 그의 발언은 이재영을 겨냥한 것이 아닌 대표팀 시스템의 개선을 위한 외침이었다.
홍성진 감독이 이끄는 여자배구 대표팀은 18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린 제19회 아시아 여자배구 선수권대회에서 3위의 성적을 거두고 금의환향했다.
그랑프리에 이어 아시아선수권까지 쉼 없이 치른 대표팀 선수들은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주장 김연경의 표정에도 피곤함이 묻어났다.
김연경은 "체력적으로 많이 힘든 상황이었다. 중간에 양효진(현대건설)의 부상도 있었다. 하지만 선수들이 똘똘 뭉쳐서 3위에 올라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대회를 마친 소감을 전했다.
김연경은 이재영에 대한 이야기를 조심스럽게 꺼냈다. 그는 "대회 도중 소속사를 통해 다 이야기했다. 더는 얘기하지 않겠다"면서도 "선수(이재영) 이야기를 한 것은 그것으로 인해 다른 부분이 개선됐으면 하는 바람 때문이었다"라고 설명했다.
제19회 아시아선수권에서 동메달을 차지한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이 18일 오후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한 뒤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
김연경은 이어 "(이재영과) 풀고 말고를 떠나서 그 선수를 비난한 것이 아니다"라고 다시 한번 강조하고 "그 선수는 앞으로 한국을 이끌어가야 할 선수 중 한명이다. 잘할 것으로 생각한다. 오해에 대한 부분은 잘 풀렸으면 하는 바람이다"라고 덧붙였다.
시스템 개선이 뒤따라야 올림픽 메달도 가능하다고 생각하는 김연경이다. 그는 "체계적인 시스템이 잘 구축돼야지만 2020 도쿄올림픽에서도 승산이 있지 않을까 싶다"라고 주장했다.
협회의 대표팀 지원 문제는 하루 이틀 불거진 얘기가 아니다. 과거 김치찌개 회식을 포함해 비지니스석 논란까지 부실한 지원으로 인해 선수들의 사기는 바닥으로 떨어졌다. 하지만 대표팀 선수들은 내색 없이 대회에 참가해 모든 에너지를 쏟아냈다.
하지만 지원과 시스템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엔트리를 채우지 못하고 경기에 나서는 상황까지 벌어지자 선수들의 부담은 더 가중됐고 결국 주장 김연경이 눌러온 감정을 터트린 것이다.
대표팀의 살인적인 일정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하루 휴식 후 일요일에 소집돼 일본에서 열리는 그랜드챔피언십 준비에 돌입한다. 그리고 이후 세계선수권대회도 대비해야 한다.
협회의 확실한 지원과 시스템 개선이 없다면 남은 대회에서도 결국 선수들만 피해를 보는 상황이 벌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