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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철 감독의 2017년, 한국배구의 '명'과 '암'을 보다

농구

    김호철 감독의 2017년, 한국배구의 '명'과 '암'을 보다

    • 2017-08-16 19:36
    김호철 감독은 대표팀 구성의 어려움을 2017년 한국 배구가 직면한 최대 고민으로 지적하며 유망주 육성 등 구체적인 장기 계획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오해원기자

     

    “우리 선수들의 가능성은 확인했습니다. 하지만 유망주 육성 등의 장기적인 계획과 시스템이 필요합니다”

    김호철 감독이 이끄는 남자 배구대표팀은 이란 아르다빌에서 열린2018 세계남자배구선수권대회 아시아예선을 마치고 16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2016~2017시즌을 마치고 6월에 한국과 일본, 네덜란드를 오가며 경기한 2017 국제배구연맹(FIVB) 월드리그 국제남자배구대회를 시작으로 7월에는 인도네시아에서 제19회 아시아남자배구선수권대회에 출전했다. 8월에는 이란으로 날아가 세계선수권대회 아시아 예선까지 출전했다.

    대표팀 구성에 작은 변화는 있지만 사실상 큰 변화가 없는 이들로 3개 대회를 모두 소화한 남자대표팀이다.

    월드리그에서는 최약체라는 평가를 극복하고 22년 만에 예선에서 5승을 거두며 당당히 2그룹 잔류에 성공했지만 서서히 떨어진 체력 탓에 아시아선수권에서는 3위로 대회를 마쳤다. 세계선수권 예선은 카타르와 이란, 중국에 연패하며 세계선수권대회 본선 출전이 무산됐다.

    16일 인천공항에서 만난 김호철 감독은 “조금은 서운하다”고 입을 열었다. 그는 “선수들은 열심히 했다. 할 수 있는 만큼 열심히 하자고 했는데 선수들이 많이 지쳤다. 그러다보니 남들보다는 배로 힘이 들었다”고 씁쓸하게 웃어 보였다.

    김호철 감독은 “현재 14명을 제외하면 다른 선수를 선발하려고 해도 거의 비슷한 선수라 선발하기가 어렵다. 우리는 선수풀이 너무 적다”면서 “앞으로 올림픽 예선도 있고, 내년 아시안게임도 있다. 그 이후에도 세계대회가 많이 있는 만큼 계획성 있게 유망주를 발굴하고 지속적으로 육성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호철 감독은 유망주 육성 등의 장기적인 배구 발전을 위해서는 전임 지도자 도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오해원기자

     

    상대적으로 중요도가 떨어지는 아시아선수권까지 선수 구성의 큰 변화 없이 치러야 했던 배구 대표팀이다. 결국 이번 세계선수권대회 본선 출전 무산으로 2020년 도쿄 올림픽 출전에 ‘먹구름’이 끼었다는 평가가 더욱 힘을 얻었다. 김호철 감독은 애써 세간의 평가를 부인하지 않았다.

    “현 시점에는 (도쿄 올림픽 출전이 어렵다는 평가가) 맞을 것이다. 세계선수권 예선이 가장 중요했지만 아시아선수권도 놓칠 수는 없었다”고 냉정하게 진단을 내린 김 감독은 “앞으로 얼마나 준비를 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는 있다. 도쿄올림픽에 가지 못해도 그 이후를 어떻게 준비할 것인지 장기적인 계획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비록 아쉬운 성적으로 2017년의 대표팀 일정을 마무리한 김호철 감독이지만 아쉬움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월드리그 등을 통해 대표팀 선수 구성의 다양성을 단순한 기대가 아닌 결과로 확인했다는 점은 분명한 성과였다.

    김호철 감독은 “우리 선수들이 컨디션만 괜찮았다면 아시아에서는 가능성이 있다는 기대감을 얻었다”면서 “배구협회가 계획을 세워 고등학교와 대학교 유망주를 관리하고 장신 선수를 발굴해 육성하는 등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이번에 대회를 치르며 피부로 느낀 부분을 보고서로 작성해 협회에 제출하겠다. 누가 감독이 되어도 체계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이날 귀국과 함께 김호철 감독, 임도헌 코치, 이영택 코치는 ‘자유의 몸’이 된다. 대표팀 구성의 여유가 있었다면 더 나은 성적으로 2017년 국제대회를 치를 수 있었다고 속내를 털어놓은 김호철 감독은 “감독, 코치가 전임 지도자가 된다면 적극적으로 대표팀 개선 프로그램을 도입할 수 있지만 지금 당장은 쉽지 않다”고 분명한 아쉬움을 감추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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