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호랑이 군단' KIA는 최근 8경기 1승7패의 극심한 부진에 빠진 가운데 심판과 돈 거래라는 대형 악재까지 터졌다. 김기태 감독의 고민이 더욱 깊어지고 있다.(자료사진=KIA)
프로야구 KIA가 후반기 절체절명의 위기에 놓였다. 지지부진한 후반기 2위 두산의 거센 추격을 받는 가운데 전 심판 A씨와 돈 거래라는 악재까지 터졌다. 최근 침체된 분위기에 외적 변수까지 '내우외환'에 휩싸이게 됐다.
KIA는 29일 보도자료를 내고 "심판과 관련된 불미스러운 일에 연루된 데 대해 KIA 팬 여러분은 물론, 프로야구를 사랑해주시는 팬 여러분께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KIA 구단 직원 2명은 최근 심판과 관련된 검찰 수사 도중 참고인으로 출석해 조사를 받은 바 있다"면서 "직원 2명은 심판의 부탁에 2012년과 2013년 100만 원씩 각 1회 송금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징계와 함께 재발방지 대책도 논의 중이다. KIA는 "이번 사안에 대해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며, 해당 직원을 상대로 징계위원회를 진행 중"이라면서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일 것을 약속드리고, 다시 한번 사과의 말씀을 올린다"고 강조했다.
당초 KIA는 지난해 한국야구위원회(KBO)가 A 씨와 금전 거래에 대한 조사를 벌일 때는 '자체조사를 한 결과 확인된 사실 없음'이라고 답한 바 있다. 하지만 이날 검찰 조사를 받은 사실이 밝혀지면서 KIA는 돈 거래를 넘어 사건 은폐 의혹까지 받게 됐다.
심판과 금전 거래는 '리그 관계자들끼리 돈을 빌려주거나 보증을 서는 행위를 금지한다'는 야구규약 제155조 '금전거래 등 금지' 제 1항을 위반한 것이다. 두산은 경우는 KBO에 자진신고를 했음에도 구단 사장이 사퇴하기에 이르렀다.
두산 구단 프런트가 지난달 4일 kt와 홈 경기를 앞두고 심판과 금전거래에 대해 팬들에게 고개 숙여 사과하는 모습.(자료사진=노컷뉴스)
김승영 전 사장은 지난 2013년 10월 15일 A 씨의 요구로 300만 원을 빌려준 바 있다. 김 전 사장은 지난해 KBO의 조사 때 이를 알렸고, 지난 3월 상벌위원회에서 엄중 경고 조치를 받았다. 다만 KBO는 이 사안을 비공개로 처리해 뒤늦게 밝혀져 논란이 커지면서 김 전 사장은 7월 자진사퇴했다.
이런 가운데 KIA는 KBO에 '자체조사에서 확인된 바 없다'고 신고했음에도 금전거래 사실이 밝혀진 것이다. 이에 대해 KIA 관계자는 "지난해 KBO에 공문을 보낼 때 실시한 자체 조사에서는 해당 직원이 보고하지 않아 몰랐다"는 입장이다.
현재 KIA는 최근 8경기에서 1승7패로 허덕히며 1위 자리가 위태로운 상황이다. 두산이 지난주 5승1무의 가파른 상승세로 1.5경기 차까지 따라붙었다. 전반기 상승세를 이끈 선발진이 무너지고, 타선까지 침체에 빠지면서 흔들리고 있다.
이런 때 설상가상으로 금전거래 악재까지 터진 것이다. KBO로서도 KIA 구단에 대한 징계가 불가피하다. 두산에 대한 징계를 비공개로 했다가 여론의 질타를 받은 KBO다. 더군다나 KIA는 자진신고가 아니라 검찰 조사를 받은 상황에서 뒤늦게 금전거래 사실이 밝혀진 경우다. 두산보다 무거운 징계가 합당하다는 의견이 힘을 받을 수 있다.
올해 전반기 승승장구하며 2009년 이후 8년 만의 우승 기대에 부풀었던 KIA. 그러나 최근 경쟁자들의 거센 도전에 직면한 상황에서 심판과 금전 거래 이슈까지 터졌다.
일단 두산은 심판 관련 악재를 극복하며 우승권에 도전하고 있다. 7월초 김 전 사장의 사퇴 이후 두산은 7월 14승5패1무로 KIA(14승6패1무)를 제치고 월간 승률 1위를 차지했다. 8월에도 두산은 최근 8승1무1패의 고공행진으로 KIA를 위협하고 있다. 과연 KIA가 내우외환을 이겨내고 우승에 도달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