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유격수 문규현이 29일 두산과 경기에서 아쉬운 표정을 짓는 모습.(잠실=두산)
'2017 타이어뱅크 KBO 리그' 두산-롯데의 시즌 15차전이 열린 30일 서울 잠실구장. 경기 전 조원우 롯데 감독은 전날 경기에 대한 진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롯데는 두산과 엎치락뒷치락 접전 끝에 5-7 패배를 안았다. 특히 5-5로 맞선 7회말 1사 만루 수비 승부처에서 아쉬운 상황이 나온 게 컸다. 민병헌의 땅볼을 잡은 유격수 문규현이 2루-1루로 이어지는 병살 대신 홈 송구를 선택한 것.
포수 강민호가 스타트가 늦었던 2루 주자 김재환을 발견하고 재빨리 3루로 송구해 병살 플레이가 완성되는 듯했다. 그러나 최초 아웃 판정을 내렸던 박근영 3루심이 세이프로 번복하면서 2사 만루 상황이 이어졌다. 3루수 김동한의 발이 베이스에서 떨어져 있었다는 두산 측의 항의가 받아들여졌다.
이 과정에서 판정 번복과 비디오 판독 요청 불가에 대해 롯데 벤치가 항의하면서 경기가 약 8분 동안 중단되는 등 어수선한 상황도 이어졌다. 결국 롯데는 투수 조정훈의 폭투로 결승점을 내주는 등 2실점하며 졌다.
조 감독은 "사실 문규현이 병살 처리를 했다면 끝났을 텐데…"라며 입맛을 다셨다. 그랬다면 이닝이 종료돼 판정 번복과 항의 등 소동이 벌어지지 않을 수 있었다는 것이다. 조 감독은 "문규현이 판단을 잘못한 것 같다"면서 "강민호도 센스 있게 3루로 던졌는데 김동한도 일반적인 상황이 아니었기에 세이프가 됐다"고 말했다.
다만 문규현은 이날 다시 선발 유격수 8번 타자로 이름을 올렸다. 대신 김동한이 빠지고 황진수가 3루수 9번 타자로 나섰다.
문규현은 전날 1-1로 맞선 3회 2사 2루에서도 김재환의 타구를 아쉽게 놓친 뒤 후속 동작이 아쉬웠다. 느리게 타구를 따라가면서 상대 주자의 득점과 김재환의 2루 진루를 허용했다. 5회 1점 홈런을 날리긴 했지만 여러 모로 수비에 아쉬움이 남은 문규현이었다.
이에 대해 조 감독은 "현재 다른 유격수 자원인 신본기의 타격감이 좋지가 않다"고 말했다. 신본기는 최근 10경기 타율이 4푼8리(21타수 1안타)에 그쳐 있다. 이어 조 감독은 "황진수는 좌투수 공을 잘 쳤다"고 덧붙였다. 이날 두산 선발은 좌완 함덕주다. 황진수는 좌완 상대 타율이 4할(25타수 10안타)이다.
롯데 관계자는 전날 상황에 대해 "문규현은 경기 초반 실수를 하면 트라우마가 오래 가는 편"이라면서 "3회 수비가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고 귀띔했다. 과연 문규현이 전날의 아쉬움을 날리고 팀에 승리를 안길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