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5일 서울 청계광장에서 열린 '돌마고'(돌아오라 마봉춘 고봉순) 불금파티 참석자들이 'KBS·MBC를 국민의 품으로!'라는 피켓을 들고 있다. (사진=전국언론노동조합 제공)
경영진 퇴진과 공영방송 정상화를 요구하며 KBS와 MBC 노조가 오늘(4일)부터 총파업에 각각 돌입했다. 이 같은 대규모 파업은 2012년 170일간 파업 이후 5년 만이다.
앞서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KBS새노조, 위원장 성재호)와 MBC본부(MBC본부노조, 위원장 김연국)는 전 조합원이 예외 없이 4일 0시부터 파업에 동참한다는 지침을 전달한 바 있다.
KBS새노조 조합원들이 지난달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KBS 신관 앞에서 열린 ‘고대영 사장 퇴진과 공영방송 정상화를 위한 출정식’ 에 참석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황진환 기자/노컷뉴스)
KBS새노조는 4일 오후 3시 서울 여의도 KBS사옥 앞에서 총파업 출정식을 진행한다. 목표는 고대영 사장의 퇴진과 공영방송 정상화이다.
KBS는 지난달 28일 0시 서울에 있는 기자들이 제작 거부를 밝힌 뒤 지역 기자들과 PD, 아나운서들도 동참에 나섰다.
특히 KBS의 경우 '댓글 부대' 관련 보도 저지 의혹으로 노조원들의 파업 의지가 더 커졌다.
여기에 제1교섭단체인 KBS노동조합(위원장 이현진)도 7일부터 전 조합원 총파업에 들어갈 예정이라 그 규모는 더욱 커질 예정이다.
이미 지난달 31일부터 전국 기자, 촬영기자, PD직종 조합원이 지명 파업에 돌입했고, 이날부터는 아나운서 직종 조합원이 지명 파업을 시작했다.
김장겸 MBC 사장이 1일 오후 서울 여의도 63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방송 진흥 유공 포상 수여식’에 참석하고 있는 가운데, 주변에서는 김 사장의 퇴진을 요구하는 사람들이 피켓시위를 하고 있다. (사진=황진환 기자/노컷뉴스)
전국언론노동조합 MBC 본부(이하 MBC노조)도 4일 0시부터 총파업에 돌입했다.
오전에는 서울을 비롯해 지역지부별로 출정식을 진행하고, 오후 2시에는 상암 MBC 사옥 앞에 18개 지부가 모여 출정식을 연다.
앞서 지난달 24일부터 6일간 진행된 파업 찬반 투표에서 찬성률 93.2%라는 역대 최고 찬성률을 파업을 가결했다.
이같은 조합원들의 분위기에 힘입어 MBC본부노조는 "송출 등 방송 필수 인력을 전혀 남기지 않는다"는 초강수를 내밀고 있다.
두 방송사 노조의 총파업으로 TV와 라디오 일부 프로그램은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이미 두 방송사는 뉴스 시간을 축소하는 등 프로그램 편성을 일부 변경하는 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당분간은 이같은 대응이 통하겠지만, 파업이 장기화되거나, 긴급한 사건이 벌어졌을 때 파업으로 인한 제작 인력 공백으로 여실히 드러날 수밖에 없다.
전날 '북 핵실험'과 같은 큰 사건이 일어났을 때 MBC는 2시간 뒤에야 뉴스특보로 전환했다. 이미 SBS, KBS와 종합편성채널인 JTBC, TV조선까지 특보로 긴급방송을 하고 있던 때에 MBC는 수목드라마 '병원선'을 재방송 중이었다
한편 전국언론노동조합(위원장 김환균)은 "이번 총파업의 목표는 1차적으로 공영방송 KBS · MBC의 정상화이며, 궁극적으로는 대한민국 언론의 총체적 개혁"이라며, 목표를 달성할 때까지 물러서지 않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이어 "국민 여러분의 방송에 불편을 끼쳐드리게 돼 송구하다. 반드시 언론 정상화를 위한 싸움에서 승리해 ‘국민의 언론’, ‘언론다운 언론’을 국민의 품에 안겨드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