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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락사 한 여고생, 잠긴 옥상문…'사건의 재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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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락사 한 여고생, 잠긴 옥상문…'사건의 재구성'

    모의고사 날 5층 난간서 떨어져 숨져…경찰 "자살 추정" 유족 "실족사 증거 있다"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음. (사진=자료사진)

     

    지난 6월 1일 대전 유성구의 한 고등학교에서 여고생이 2층 난간에 떨어진 채 피를 흘리고 있는 것을 교사가 발견해 구급대가 A(19)양을 병원으로 옮겼지만, 끝내 숨졌다.

    당시 A양 사망과 관련해 유족 측은 "학교에서 5층 난간에서 떨어진 것 같다고 했고, 경찰은 수사 초기에서 옥상에 남겨진 아이 신발 자국 등을 토대로 자살로 추정된다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유족들은 5층이 아닌 6층 학교 옥상을 수차례 찾아 A양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이 아닌 '실족사'한 것으로 보이는 증거를 찾아냈다고 설명했다.

    (관련기사 : CBS 노컷뉴스 17. 06. 01 대전 모 고등학교서 여고생 추락해 숨져)

    경찰과 유족, 학교 측의 진술을 토대로 사건을 재구성하면 이렇다.

    2018학년도 수능 6월 모의고사 날인 6월 1일 오전 8시 20분쯤 A양은 짝꿍에게 "나 다녀올게"라며 옥상으로 올라가 흡연을 했다.

    옥상 문은 평소 일반 학생의 접근을 막기 위해 잠겨 있지만, A양 등을 포함해 상당수 학생이 비밀번호를 알고 있던 상태.

    옥상 잠금장치는 비밀번호를 눌러야 열리고, 잠그기 위해서도 비밀번호를 눌러야 한다. 빗장도 함께 설치돼있다.

    몇 분가량 흡연을 한 뒤 내려가려던 A양은 옥상 문을 돌려봤지만, 누군가 비밀번호로 문을 잠갔는지 문이 열리지 않았다.

    다행히 휴대전화를 가지고 있던 A양은 학교 공익요원에게 전화를 걸었고, 옥상을 탈출할 수 있었다.

    이번엔 휴대전화가 없었고, 흡연한 것이 들통날까 걱정도 됐다.

    좋아하던 국어 선생님에게 "선생님, 제가 이번에 언어영역을 얼마나 성적 올리는지 보여드릴게요"라고 말을 할 정도로 이번 모의고사에 열의도 있었다.

    시험을 봐야 한다는 생각에 A양은 옥상 펜스에서 1.5m 정도 떨어진 계단으로 통하는 작은 창문으로 진입하려고 시도했다.

    하지만 창틀을 잡고 있던 손가락이 미끄러지면서 퍽 소리를 내며 떨어졌다. A양이 떨어지는 소리를 들은 학생들도 있었다.

    당시 상황을 보여주듯 창틀에는 세 개의 손가락 자국과 창문을 무엇인가로 닦은 흔적이 선명하게 남아있었다.

    A양은 뒤통수가 난간 바닥에 부딪치면서 두개골 함몰에 의한 뇌 손상으로 숨졌다.

    하지만 발견 당시 A양은 바닥을 향해 엎드려 있는 자세였다. A양이 추락한 뒤 몸을 뒤집었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8시 40분부터 시작되는 모의고사에 감독을 들어갔던 교사는 A양의 빈자리를 확인하는 과정을 거치지 않았다.

    최초 발견 시간은 A양이 옥상에 올라간 지 1시간이 지난 뒤인 9시 17분이었다.

    출동했던 구급 대원은 "피의 양으로 볼 때 추락 후 장시간 방치가 되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유족에게 말했다.

    반면 A양 아버지는 "아이는 숨지기 전날 오후 11시까지 공부를 했고 절대 자살이 아니다"라며 "하지만 경찰이 자살을 가정한 초기 수사로 현장 보존을 하지 않았고 옥상 잠금장치 키패드의 유전자 감식도 유족이 요청해 하는 등 수동적으로 수사했다"고 지적했다.

    유족은 4일 경찰로부터 "귀하의 사건을 조사한 결과 조사대상자에게 형사책임을 인정하기 어려워 종결 처리하였습니다"라는 내용의 문자를 받았다.

    이에 대해 경찰은 "수사 초기 단계부터 자살로 추정한 적이 없으며 초기 수사는 제대로 됐다"며 "유족 측이 제기하는 문제를 조사하고 있으며 수사가 완전히 종결된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이어 "학생들을 전수조사하는 등 수사를 이어왔지만, 누군가 일부러 문을 잠갔다고 볼 만한 흔적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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