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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우' 자네티 심리전에 당한 '학구파' 홍진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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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우' 자네티 심리전에 당한 '학구파' 홍진표

    홍진표가 8일 2017 LG 유플러스 3쿠션 마스터스 결승에서 스트로크를 시도하고 있다.(사진=대한당구연맹)

     

    '학구파 선수' 홍진표(31 · 대전당구연맹)이 아쉽게 세계 최고 상금이 걸린 3쿠션 대회에서 준우승에 머물렀다. '늙은 여우' 3위 마르코 자네티(이탈리아)의 실력과 수비, 고도의 심리전에 밀렸다.

    홍진표는 8일 서울 역삼동 GS타워 아모리스홀에서 열린 '2017 LG U+ 3쿠션 마스터스' 결승에서 16이닝 만에 19-40으로 우승컵을 내줬다. 자네티는 당구 역사상 최대 우승 상금 8000만 원을 거머쥐었다.

    세계 랭킹 3위를 상대로 싸운 홍진표는 준우승에 머물렀으나 상금 4000만 원을 받았다. 특히 세계 최고수들이 출전한 이번 대회에서 '황제' 토브욘 브롬달(스웨덴)을 꺾는 등 지난해 4강에 이어 준우승을 차지하며 확실하게 자신의 이름을 알렸다. 한국 당구는 1회 강동궁(동양기계), 2회 이충복(시흥시체육회) 이후 처음으로 이 대회 우승컵을 외국 선수에 내줬다.

    출발은 좋았다. 뱅킹샷에서 초구 기회를 얻은 홍진표는 첫 이닝에서 3-1로 앞서며 기선 제압에 성공하는 듯했다.

    하지만 2이닝째 1점에 그친 게 아쉬웠다. 자네티는 4점을 몰아치며 단숨에 5-4로 역전했다. 이후 홍진표는 자네티의 수비에 고전했다. 연속된 어려운 배치에 4연속 공타에 그쳤고, 그 사이 자네티는 짧은 공격이 잇따라 성공 11점을 몰아치는 등 11-20으로 전반을 마쳤다.

    '여우의 매서운 눈빛' 마르코 자네티가 8일 2017 LG U+ 3쿠션 마스터스 결승에서 샷을 시도하고 있다.(사진=대한당구연맹)

     

    브레이크 타임 이후에는 자네티는 심리전까지 적극적으로 펼쳤다. 전반에도 불규칙적인 리듬을 자유자재로 구사한 자네티는 후반 첫 이닝에서 의도치 않은 공격이 성공하자 홍진표에게 크게 허리를 굽혀 인사를 하는 과도한 동작을 펼쳤다.

    홍진표는 흔들리지 않고 2연속 3득점하며 17-25까지 추격에 나섰다. 하지만 이후 2연속 공타가 컸다. 그 사이 4점을 추가한 자네티는 15이닝째 무려 9점을 몰아쳐 사실상 승부를 결정지었다.

    자네티는 선수들 사이에서 '늙은 여우'로 통할 만큼 심리전에 능하다. '당구 천재' 김행직(전남당구연맹 · LG U+)은 "자네티는 표정이나 동작, 인터벌 등을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선수"라고 평가했다.

    세계 74위인 홍진표로서는 경험이 살짝 아쉬웠다. 홍진표는 당구 선수로는 드물게 대졸 출신에 현재 박사 과정을 밟고 있는 학구파다. 그러나 최근 국내 랭킹 3위까지 오르는 등 상승세를 달리고 있다. 국내를 넘어 세계 무대를 노리는 홍진표에게는 값진 경험이 된 대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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