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엠넷, 아베바컬쳐 제공)
래퍼 행주(본명 윤형준)가 드디어 빛을 봤다. 역대 최다인 1만 2천여 명이 지원해 어느 때보다 치열한 경쟁이 펼쳐진 엠넷 '쇼미더머니' 시즌6에서 '우승자' 타이틀을 얻어낸 것이다.
긴 노력 끝에 얻은 결실이다. 2010년 고등학교 동창 지구인(본명 이상운), 보이비(본명 김성경)와 함께 힙합 트리오 리듬파워 멤버로 정식 데뷔한 행주는 좀처럼 날개를 펴지 못했다.
팀 멤버 지구인과 보이비는 각각 '쇼미더머니' 시즌4,5에서 두각을 드러내며 주목받았지만 행주는 시즌4에서 '1차 탈락'이라는 수모를 겪고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행주는 주저앉지 않았다. 스트레스로 인한 포도막염으로 왼쪽 눈이 실명위기에 놓이는 악재도 그의 음악 열정을 막지 못했다. '쇼미더머니'에 재도전한 그는 날이 서 있는 랩 실력을 뽐내며 자신의 가치를 증명했다.
행주는 끼와 흥이 넘치는 무대를 펼쳤던 리듬파워 활동 때와는 또 다른 모습으로, 매 무대마다 혼신의 힘을 다하는 열정적인 모습을 보이며 기어코 우승을 거머쥐었다.
다음은 서울 마포구 서교동에 있는 한 카페에서 만나 인터뷰한 '쇼미더머니' 시즌6 영광의 우승자 행주와의 일문일답이다.
[인터뷰②] 행주 "이젠 내가 지구인·보이비에게 밥 살 차례"에서 계속.
-현재 눈 상태는 어떤가요.
"많이 괜찮아지고 있어요. 사실 눈 이야기는 방송에서 꺼내기 싫었어요. 심사위원분들이 그 저에게 질문을 안 하길 바랐고요. 약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지 않았거든요. 그전까지 가족한테도 알리지 않았었으니까."
-최면술사를 찾아가는 장면도 있었죠.
"'쇼미' 하면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싫었던 게 최면 장면을 보여준 거예요. 랩 하는 모습만 보여주고 싶었는데…. 최종적으로 촬영을 하기로 하고 받아들였는데 '내가 왜 이 정도 얘기까지 해야 하나' 싶은 생각이 들더라고요."
-시즌4 탈락 이후 스트레가 컸을 텐데 슬럼프를 어떻게 극복했나요.
"이렇게 있으면 안 되겠다는 걸 빨리 깨달았어요. 그래서 만든 게 솔로 1집 '베스트 드라이버'고요. 힘들었을 때의 심정을 음악으로 잘 기록한 게 참 잘한 일이라고 생각해요."
-리듬파워 멤버들 모두 솔로 앨범 분위기는 무거운 편이에요.
"세 명 모두 따로 있을 때는 되게 진지해요. 셋이 있을 때 새로운 자아가 나오는 거고, 그게 리듬파워 음악으로 표현되는 거죠."
-행주에게 가장 소중한 곡은 어떤 곡인가요.
"가장 소중한 곡은 '베스트 드라이버'죠. 너무 힘들었던 상황을 기록한 곡이라 제가 잘 못 듣는 곡이기도 하고요. 하나 확실하게 말씀드릴 수 있는 건 앞으로도 '베스트 드라이버' 시리즈는 계속 나올 거라는 거예요. 1,2,3 형식으로 나갈 수도 있고 2017, 2018처럼 년도를 붙일 수도 있고요. 그 시리즈를 통해 계속 랩이라는 걸 주행하고 있는 사람이라는 걸 보여드릴 겁니다."
-'레드 썬'에 대한 애착도 강할 것 같아요.
"사람들이 최고라고 말하는 건 '쇼미' 때 부른 '레드썬'이에요. 둘 다 소중하지만 포인트가 다르죠. '베스트 드라이버'가 방에서 혼자 쓴 일기 같은 느낌라면 '레드썬'은 칠판에 글을 쓰고 사람들에게 보여준 느낌이랄까."
-재조명받았으면 하는 곡이 있다면요.
"제 솔로 앨범 수록곡 중 '진입금지'라는 곡이 있어요. '쇼미' 시즌 4 탈락 이후 느낀 감정을 쏟아 낸 곡이죠. 행주가 시즌6 우승자가 된 지금 다시 들어 보시면 굉장히 재미있으실 것 같아요. '아, 그때 행주가 이랬구나' 하고 느끼실 거예요."
-이제 꿈을 이뤘다는 느낌이 좀 드나요.
"아직 아니에요. 꿈은 맨날 바뀌는 거라고 생각해요. 언더 힙합 공연장에서 처음 공연하던 시절에는 그 옆에 있는 500석 공연장에서 랩 하는 게 꿈이었어요. 그 다음에는 몇 천 석 규모의 공연장에 오르는 거였고. 그렇게 조금씩 꿈을 이뤄나갔어요. 꿈을 계속 부풀리고 이뤄나가는 게 재밌고 황홀해요."
-롤모델이 있나요.
"롤모델도 매번 바뀌어요. 지구인이 술 먹으면서 했던 멘트가 있어요. '롤모델은 어제의 나다. 그 롤모델을 매일 뛰어 넘어야 한다'는. 오글거릴 수도 있는 말인데 그게 정답 같아요."
-향후 앨범 계획이 궁금해요.
"최대한 빨리 신곡을 들려드릴 수 있도록 열심히 준비 중이에요. '쇼미'를 통해 음악적 스펙트럼이 넓어졌고, '이런 게 통할 수 있구나' 하는 자신감이 생겼어요. 행주로서는 지금까지 보여줬던 걸 또 보여주면서 더 잘 할거고, 리듬파워로서는 더 신나고 기발한 아이디어로 가득찬 음악을 들려드릴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