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만에 KIA를 KBO리그 정규시즌 우승으로 이끈 김기태 감독 (사진 제공=KIA)
KIA 타이거즈를 8년만의 정규리그 우승으로 이끈 김기태 감독의 눈은 붉게 충혈돼 있었다. 시즌 마지막 날까지 계속된 1위 다툼. 정상에 오르기까지의 과정이 너무나 힘들고 괴로웠기 때문일까. 우승의 벅찬 감격을 쉽게 말로 잇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김기태 감독은 3일 오후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 리그 kt 위즈와의 최종전에서 10-2 팀 승리를 이끌고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지은 뒤 "감사드린다. 뭐라고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 기쁘네"라고 소감의 말문을 열었다.
김기태 감독은 "팀을 잘 편성해준 구단에게 너무 감사하게 생각한다. 코칭스태프와 선수단 그리고 뒤에서, 음지에서 도와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 좋았던 것, 안좋았던 것 다 잊고 지금 이 순간만 생각하겠다. 감독으로서 우승이 큰 영광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KIA는 2017시즌을 앞두고 화끈하게 투자했다. 전력 강화를 위해 160억원이 넘는 돈을 쏟아부었다. 삼성 라이온즈의 거포 최형우를 사상 첫 100억원대 FA 계약을 맺으며 영입했고 나지완과 양현종 등 내부 FA도 잡았다.
김기태 감독은 아낌없이 투자한 구단의 결정에 고마운 마음을 거듭 강조했다.
정규리그 우승 순간은 KIA에게 너무나 짜릿했다. 올스타전 휴식기 때까지만 하더라도 KIA의 우승을 의심하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하지만 KIA는 후반기 들어 난조에 빠졌고 전반기까지 KIA에 13경기차 뒤져있었던 '디펜딩 챔피언' 두산 베어스의 반격이 펼쳐졌다. 한때 공동 1위에 오르기도 했고 시즌 마지막 날에서야 최종 승부가 갈렸다.
누구도 의심하지 않았던 1위에서 밀려날 수도 있다는 생각에 사령탑의 마음고생은 얼마나 심했을까.
김기태 감독은 취재진과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점점 더 감정이 복받쳐 오르는 모습이었다. 눈가에는 눈물이 고인듯 보였다.
김기태 감독은 "저도 정말 1위를 할 수 있을까 생각했는데, 힘든 것도 있었지만 좋았던 것, 안좋았던 것 다 잊고 지금 이 순간만 기억하고 싶다. 너무 감사해서 무슨 말을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짧은 인터뷰 시간동안 "좋았던 것, 안좋았던 것"이라는 표현을 세 차례나 반복했다. 세번째로 말할 때에는 그간 마음고생이 떠올랐는지 잠시 감정을 추스르며 말을 잇지 못하기도 했다. 김기태 감독에게는 그만큼 더 짜릿했고 그만큼 더 소중한 우승이다.
김기태 감독은 마지막으로 "선수단 모두가 대단한 일을 해냈다. 너무 고맙다. 전국 어디에서든 응원을 보내주신 팬 여러분의 함성이 선수단에게 큰 힘이 됐다"며 "한국시리즈까지 준비 잘해서 좋은 모습 보여드리겠다"며 한국시리즈 우승 각오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