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의 최신 자율주행 시스템 테스트 차량 (사진=맥루머스)
애플 자율주행 기술 비밀 프로젝트 타이탄(Titan)의 윤곽이 드러났다. 최근 미국 캘리포니아 시내 도로에 애플의 자율주행 테스트 차가 모습을 드러냈다. 외신과 전문가들은 '무척 애플스러운' 자율주행 시스템을 탑재했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미국 온라인 교육업체 '유다시티(Udacity)'에서 분사해 자율주행 택시 사업을 추진 중인 '보야지(Voyage)'의 공동창립자 맥콜리스터 히긴스(MacCallister Higgins)는 18일(현지시간) 트위터에 애플이 최근 캘리포니아 주 차량국(DMV)의 승인을 받아 운행중인 자율주행 테스트 차량의 동영상을 올리고 "애플의 프로젝트 타이탄을 설명하려면 (트위터의) 140자 제한을 넘겨야 한다"며 "나는 그것을 '괴이한 물건(The Thing)'라고 부른다"고 전했다.
동영상에 모습을 드러낸 애플 자율주행차는 렌트카 업체 허츠(Hertz)로부터 임대한 렉서스 RX 450h 스포츠 유틸리티(SUV) 흰색 차량으로 지붕에는 자율주행을 위한 엄청난 수의 센서가 탑재됐다.
(캡처=맥콜리스터 히긴스 트위터)
테슬라가 새롭게 내놓은 '하드웨어2' 자율주행 시스템의 경우 최대 가시거리 250m의 360도 서라운드 카메라(최대 8대), 울트라소나 초음파 센서 12개, 라이다(LiDAR)로 구성되어 있어 현존하는 자율주행 시스템 중에서 가장 많은 센서부로 구성되어 있다. 비용은 그만큼 비싸지지만 더 많은 센서와 더 빠른 컴퓨터 시스템을 탑재할수록 자율주행의 안전성이 높아진다.
라이다(LiDAR) 센서 제조업체 벨로다인(Velodyne)이 설계한 6대의 라이다 센서와 여러 대의 레이더와 카메라로 구성된 애플 자율주행차의 센서부(sensor Array)는 지금껏 구글이나 우버 등의 자율주행차 센서부와 완전히 다른 형태다.
테스트 차량들은 보통 루프 캐리어를 개조하거나 비슷한 모양으로 라이다나 카메라 등의 전원부를 이루는 용도로 사용하면서 라이다 센서가 뿔처럼 도드라지는 형태였다면, 애플 자율주행차의 센서부는 마치 드론의 날개처럼 사방으로 펼쳐져 있다.
구글 웨이모의 자율주행차가 센서부를 최소화 하고 차량의 몸체와 어울리도록 개선하고 있는 반면 애플은 새로운 디자인이지만 여전히 거대한 센서부를 갖고 있다. 그나마 지난 4월 노출됐던 애플 테스트 차량의 상단에 커다란 라이다 타워와 전후방 범퍼에 레이더·카메라 센서부를 부착한 투박한 형태와는 완전히 달라졌다.
구글 웨이모, 우버, 네이버 랩스의 자율주행차 센서부와 도요타의 초기 자율주행차 센서부
IT 매체 BGR은 "센서부(Array)가 흰색 플라스틱으로 이루어지고 지붕에 장착된 독특한 방식은 매우 애플스럽다"고 평가했다.
로봇 엔지니어이기도 한 히긴스는 "애플의 3가지 자율주행 테스트 모델 중 하나로 추정된다"면서 "애플 자율주행차 센서부의 부피가 큰 이유는 고성능 GPU 컴퓨팅 스택이 보통 차량 트렁크나 뒷자석에 세팅되지만 지붕 센서부에 있기 때문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전문가들은 더 많은 하드웨어 시스템을 사용할 수록 시스템이 더 정확해지는 반면 부피가 커지지만 이는 머지 않아 더 소형화되고 모듈화 되면서 해결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자율주행 시스템을 차량에 탑재하기 위해 차량을 개조하는 번거로움이나 공간 확보 문제도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테크레이더는 "센서부와 컴퓨팅 스택의 모듈화는 테스트 기간 새로운 기술을 접목하거나 하드웨어 시스템을 보다 쉽고 빠르게 변환시킬 수 있어 유용하면서도 이러한 디자인 개념이 실제 제품화되면 소비자들의 각광을 받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같은 애플 자율주행 시스템의 모듈화 디자인 개념은 다양한 차량에 접목이 가능하고, 자율주행 시스템을 자립으로 개발 할 자원이 없는 자동차 브랜드들에게 제공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지난 7월 팀 쿡(Tim Cook) CEO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애플 로고가 새겨진 자동차가 아닌 자율주행 시스템에 집중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