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BM엔터테인먼트 제공)
"힘든 시간이 정말 많았죠". 그룹 엠아이비(M.I.B) 출신 래퍼 영크림(Young Cream·본명 김기석)의 말이다. 영크림은 최근 몇 년간 여러 가지 일로 힘든 시기를 보냈다. 우선 실수 때문에 비난을 받는 일이 있었다. 2015년 SNS에 태극기의 태극 문양을 파란색으로 바꾼 사진을 올려다가 논란에 휩싸였고, 그 일로 지금까지도 '악플'에 시달리고 있다. '팀 해체'라는 슬픈 현실과도 마주해야 했다. 2011년 데뷔한 엠아이비는 지난 1월 끝내 해체 수순을 밟았다.
다행히 영크림은 아픔을 겪은 만큼 한층 단단해진 모습이었다. 최근 서울 마포구 서교동의 한 카페에서 만나 인터뷰한 그는 "주저앉아서 푸념만하고 싶진 않았다"며 "그 대신 문제를 해결할 방법을 찾으려 노력했다"고 말했다.
"'정신 바짝 차리고 하다 보면 좋은 날이 오겠지'라는 생각으로 임했어요. 힘들고 가슴이 아플 때일수록 더 열심히 랩 연습을 하고 노래를 만들었죠. 댓글 역시 겸허한 자세로 수용하려고 노력했어요. 이제 저의 못난 과거를 꼬집는 댓글을 보면 정신이 번쩍 들고 오히려 감사해요. '인생의 졸음운전'을 안 할 수 있도록 해주는 자극제 같다는 생각이 들거든요. 그런 채찍들이 지금의 저를 만들어준 것 같아요."
'042', '베러 노우(BETTER KNOW)', '밤이면', '바나나(BANANA). 팀 해체 이후 '솔로 래퍼'로 변신한 영크림은 지금까지 총 네 장의 싱글을 발표했다. 그는 엠아이비로 앨범을 내고 활동할 당시 미처 다 펼치지 못한 자신의 음악적 재능, 그리고 본연의 모습을 드러내는 데 집중하고 있다.
"팀으로 활동할 때는 저의 본래 모습을 제대로 다 보여줄 수 없었어요. 네 명이서 함께하는 일이었기에 절충과 희생이 필요했죠. 물론 멤버들(직 재스퍼, 강남, 심스)과는 친하게 지냈지만, 과거 활동 영상들을 보면 적응을 잘 하지 못하는 듯한 저의 모습을 보실 수 있을 거예요. 제가 스스로 봐도 많이 어색할 정도죠. (웃음). 그래도 부끄럽지 않아요. 지금의 전 그때보다 더 멋있어졌다고 생각하니까요."
'홀로서기'에 나선 영크림은 작사, 작곡뿐만 아니라 뮤직비디오 디렉팅까지 참여하며 이전에 보여주지 못했던 아티스트적인 면모를 뽐내고 있다. 목표는 '랩스타' 가 되는 것. 이달 중순 발표한 최신곡 '바나나'에 영크림의 당찬 포부가 잘 담겨있다.
"'나는 곧 되려 하네 전설이 Cuz I was a ‘Men In Black'. 신곡 '바나나' 가사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구절이에요. 윌스미스가 '맨 인 블랙(MIB)' 이후 '나는 전설이다'라는 영화를 찍었듯이, 저도 MIB 멤버에서 전설이 되겠다는, 아니 전설이 되려 하고 있다는 뜻이 내포되어 있죠. 천리 길도 한 걸음부터라고 이제 막 한 걸음을 뗐다고 생각해요. 앞으로 전설이 될 수 있도록 차근차근 앞으로 나아가야죠. (미소). 래퍼라면 일단 랩을 잘해야 하잖아요. 어디 가도 '잘한다'라는 소리를 들을 수 있는 래퍼가 되도록 노력 중입니다."
영크림은 의지가 강한 청년이다. 그는 인터뷰 내내 오른손에 '손 지압기'를 쥐고 있었는데 그와 관련한 사연을 들어보면 가수 활동, 그리고 음악에 대한 의지가 남다르다는 게 느껴진다.
"엠아이비 시절 오른손을 심하게 다친 적이 있었어요. 당시 의사 선생님들마다 말이 달랐어요. 회복이 안 될 거라는 분들도 있었는데 전 된다는 분 말만 믿고 매일 재활 운동을 했어요. 그리고 덕분에 다시 오른손으로 가사를 쓸 수 있게 되었죠. 아직도 손이 다 펴지지 않아서 피아노를 제대로 치지 못하고 있지만 그래도 가능성이 보여요. 알켈리가 '아이 캔 빌리브 아이 캔 플라이(I Believe I Can Fly)'라는 노래를 불렀잖아요. 저도 그 노래처럼 사람의 능력은 무한하다고 생각하거든요. 앞으로 음악 활동을 하는 데 있어서도 한계를 두지 않으려고 해요."
'솔직하고 진정성 있게'. 엠아이비 활동때와 비교해 몰라보게 단단해지고 성숙해진 영크림의 다짐이다. "전 축복을 받았다고 생각해요. 엠아이비 시절부터 오랜 시간 저를 좋아해 주시는 팬 분들이 계신다는 점, 다시 기회를 잡아서 솔로 활동을 펼칠 수 있게되었다는 점에서 그렇죠. 솔직하고 진정성 있는 모습을 보여드릴 테니 긍정적인 시선으로 지켜봐 주세요. 말뿐이 아닌 행동으로 보여드린다면 언젠가 많은 분이 저의 진심을 알아주실 것이라고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