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2 '더유닛'과 JTBC '믹스나인'이 지난 주말 나란히 방송을 시작했다. 두 프로그램은 '9인조 프로젝트 그룹을 선발하는 아이돌 서바이벌'이라는 비슷한 포맷으로 주목 받았다. 하지만 뚜껑을 열고보니 '더유닛'과 '믹스나인'은 확연히 다른 색깔을 지닌 프로그램이었다. 각자 지닌 장단점 역시 뚜렷했다.
☆ '독설' 없는 서바이벌 '더유닛'
(사진='더유닛' 방송화면)
우선 '더유닛'은 서바이벌과는 다소 어울리지 않는 '정직함'을 추구했다. '아이돌 리부팅 프로젝트'를 표방한 프로그램답게 그간 제대로 된 주목을 받지 못해 힘든 시간을 보낸 아이돌들이 얼마나 간절한 마음을 품고 도전에 나섰는지에 초점을 맞췄다.
28일 방송된 1화에서는 굿데이, 에이스, 빅스타 등 현재 활동을 펼치고 있는 그룹들과 유키스 출신 준, 티아라 출신 아름, 데이식스 출신 임준혁, 스피카 양지원 등 공식 활동이 멈춘 아이돌들이 골고루 출연했다.
'더유닛'은 이들의 무대를 편집 없이 최대한 있는 그대로 보여줬고, 관객들의 모습을 수시로 카메라에 담아 현장감을 전달했다. 비, 황치열, 현아, 조현아(어반자카파), 태민(샤이니) 등 '선배 군단'은 '독설'을 자제하고 참가자들의 용기를 북돋워 주는 데 힘을 쏟았다.
분명 "전현직 아이돌의 가치와 잠재력을 재조명한다"는 취지에 부합하는 진행 방식이었다. 하지만 서바이벌 특유의 긴장감이 떨어져 지루함이 느껴졌다는 점은 아쉬움으로 남았다.
또한 신인 배우 이정하, 큐브 연습생 이주현 등 프로그램 취지에 부합하지 않는 참가자들의 등장은 '더유닛'의 참가 기준이 타 아이돌 서바이벌 뭐가 다른지 고개를 갸웃 거리게 했다.
☆ '독한' 서바이벌 '믹스나인'
(사진='믹스나인' 방송화면)
반면 '믹스나인'은 서바이벌의 묘미를 살리는 '정공법'을 택했다. '악마의 편집'으로 유명한 엠넷 출신이자 '쇼미더머니', '프로듀스101' 시즌1을 이끈 바 있는 한동철 PD의 작품다웠다.
29일 방송된 1화에서는 프로그램을 이끄는 YG엔터 양현석 대표와 가수 CL(씨엘)이 야마앤핫칙스, 바나나컬쳐, FM, 라이브웍스컴퍼니, 제이디, 오앤오, K타이거즈, A100, 베이스캠프, 페이브, 브레이브, 스타로 등 전국 각지의 기획사를 찾아 '믹스나인'에 함께할 연습생을 선발하는 과정이 그려졌다.
'믹스나인'은 스타 제작자인 양현석의 '감'을 믿고 달렸다. 양현석은 마치 SBS '3대천왕'에서 '맛집'을 찾아 나서는 백종원처럼 각 기획사에서 '원석'을 발굴하기 위해 애썼다.
'더유닛'의 선배 군단과 달리 '믹스나인'의 양현석과 CL은 날카로운 심사평으로 연습생, 그리고 각 기획사 대표를 긴장케 했다. 이와 더불어 '합격 버스'를 타고 선발 과정을 함께 지켜보는 연습생들의 실시간 반응과 인터뷰 내용을 수시로 교차 편집해 서바이벌 특유의 긴장감을 높였다.
한편 각 기획사 대표들의 '애제자'임에도 양현석, 그리고 CL의 취향을 '저격'하지 못하면 탈락의 고배를 마셔야 했다. 이처럼 양현석의 '감'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프로그램이라는 점은 아쉬운 부분이었다.
이제 막 첫 스타트를 끊고 참가자 선발 과정기를 공개한 '더유닛'과 '믹스나인'. 두 프로그램이 향후 본격적인 서바이벌에 돌입한 뒤 어떤 매력으로 시청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을지 주목된다. '더유닛'은 매주 토요일 오후 9시 15분, '믹스나인'은 매주 일요일 오후 4시 50분에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