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현지 법원에 출두한 '용인 일가족 살인' 피의자 김모(35)씨와 아내 정모(32)씨.
용인 일가족 살인사건 피의자의 아내가 남편에게 구체적인 범행 방법을 제안한 사실이 드러났다.
경기도 용인동부경찰서는 존속살인 공모 등 혐의를 받고 있는 정모(32·여)씨로부터 이런 내용의 진술을 확보했다고 9일 밝혔다.
정씨는 남편 김모(35)씨가 범행 전 "흉기로 할까, 목을 조를까"라고 묻자 "수건에 약을 묻혀서 코를 막는 방법도 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김씨는 "그런 건 영화에서나 나오는 것"이라며 정씨의 의견에 따르지 않고 흉기로 범행을 저질렀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정씨는 김씨의 일가족 살해 계획을 범행 하루 전인 지난달 20일 강원도 횡성의 한 콘도에 함께 투숙하면서 전해들었다고 진술했다.
김씨는 지난달 21일 용인의 한 아파트에서 어머니 이모(55)씨와 중학교 2학년인 이부 동생 전모(14)군, 계부 전모(57)씨를 살해한 뒤 정씨와 두 자녀를 데리고 23일 뉴질랜드로 출국했다.
이에 앞서 살해된 어머니 계좌에서 1억2000여만원을 인출하고, 뉴질랜드 출국 직전 인천공항 면세점에 들러 410만원 어치의 명품을 구입했다.
정씨는 김씨가 과거 뉴질랜드에서 저지른 절도 혐의로 구속되자 지난 1일 두 자녀를 데리고 자진 귀국한 뒤 구속됐다.
경찰은 정씨의 살인 공모 혐의가 입증된 것으로 보고 10일 검찰에 송치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