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난 당한 뒤 찾은 A씨 차량(사진=A씨 제공)
도난 당한 뒤 찾은 A씨 차량(사진=A씨 제공)
차량을 훔쳐 운전하다 사고를 내고 달아난 10대들이 선배들에게 둔기로 폭행당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지난 6일 오전 1시쯤 대전시 서구 갈마동 자신의 집 주차장에 아버지 명의의 승용차를 주차한 A(29)씨.
A씨가 같은 날 오전 8시 30분쯤 다시 집 밖을 나섰을 때 어찌된 일인지 차량은 자리에 없었다.
도난 신고를 받고 수사에 나선 경찰은 폐쇄회로(CC) TV를 토대로 이날 오전 5시쯤 차량을 누군가가 훔쳐가는 장면을 확인했다.
차량이 돌아오기만을 기다리던 A씨 가족은 다음날 황당한 전화를 받았다.
"차량이 서구 도마동에서 사고를 내고 도주했다"는 경찰의 연락이었다.
차량을 훔친 용의자가 뺑소니 사고까지 낸 것이다.
경찰은 A씨에게 "차량을 훔쳐간 것은 중학생"이라며 "훔친 차량으로 운전하다 주차된 차를 들이받고 그대로 달아났다"며 경위를 설명했다.
A씨를 더 당황케 한 것은 중학생들의 폭행 피해를 당했다는 소식이었다.
A씨는 "용의자로 지목된 학생들이 차량을 몰고 선배들을 만나러 갔는데 선배들이 왜 차를 훔쳤냐며 둔기로 이들을 때렸다고 들었다"며 "도난 차량은 중학생들을 때린 선배들이 끌고 갔다고 경찰이 설명해줬다"고 말했다.
중학생들은 "선배에게 폭행당했다"며 경찰에 신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 차량을 훔쳐 뺑소니 사고를 낸 학생들이 선배들에게 폭행을 당하면서 절도 피의자이자 폭행 피해자가 되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A씨의 차량은 절도 피해를 당한지 이틀만인 8일 오전 12시 30분쯤 중학생들을 폭행한 선배의 집 인근에서 발견됐다.
경찰과 함께 폭행 당시 증거인 둔기를 찾아 나선 중학생은 차량을 발견하고서 "내가 훔친 차량"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은 정확한 차량 절도와 폭행 피해 경위를 파악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 학생들 사이에서 일어난 상해 사건을 수사 중이며 피해 학생은 한 명 이상"이라고 말했다.
이어 "수사가 진행 중인 상황이라 자세히 말해줄 수 없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