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삼성 이영욱과 트레이드 발표가 난 KIA 우완 한기주.(자료사진=KIA)
'10억 팔' 한기주(30)는 끝내 호랑이 에이스가 되지 못했다. 역대 프로야구 최고 신인 계약금을 받으며 최고의 유망주로 기대를 모았지만 결국 다른 유니폼을 입게 됐다.
KIA와 삼성은 29일 각각 투수 한기주와 외야수 이영욱을 바꾸는 트레이드를 발표했다. "전 소속팀에서 출전 기회가 많지 않았던 두 선수에게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주려는 양 팀의 협의에 따라 성사됐다"는 설명도 곁들였다.
이에 따라 한기주는 지난 2006년 KIA에 1차 지명으로 입단한 뒤 11년 만에 사자 군단으로 옮기게 됐다. 통산 239경기 25승28패, 71세이브와 9홀드, 평균자책점(ERA) 3.63을 기록했다.
당시 한기주는 10억 원의 역대 신인 최고액으로 입단해 화제를 모았다. 시속 160km에 가까운 속구로 주목을 받았다. 첫 해 10승(11패) 1세이브 8홀드 ERA 3.26으로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이후 마무리로 변신, 2년 동안 51세이브를 거두며 KIA의 수호신으로 활약했다. 2007년 ERA 2.43, 2008년 ERA 1.71이었다. 2008 베이징올림픽 금메달로 병역 혜택까지 받으며 미래가 열리는 듯했다.
2008 베이징올림픽 야구 대표팀 당시 한기주의 모습.(자료사진=노컷뉴스DB)
하지만 이후 부진과 부상에 시달리며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KIA가 우승한 2009년 4승5패 4세이브 ERA 4.24에 머문 한기주는 11월 팔꿈치 수술을 받고 긴 재활에 들어갔다. 2010년을 통째로 쉰 한기주는 2011년 20개월 만에 복귀해 2012년까지 2년 동안 2승 4패 14세이브를 올렸다.
이후에도 한기주는 2013년 치명적인 어깨 회전근 파열로 다시 수술대에 올라 2014년까지 재활했다. 2015년에야 복귀한 한기주는 지난해 4승3패 1세이브 1홀드 ERA 7.62를 기록했다. 구속은 떨어졌지만 노련한 마운드 운영으로 돌파구를 찾는 듯했다.
하지만 올해 1경기도 1군에 등판하지 못했다. KIA가 8년 만에 통합 우승을 차지한 2017시즌 한기주는 2군에서 13경기 1승 1홀드 ERA 5.00의 기록을 남겼다. 이런 가운데 결국 팀을 떠나 삼성에서 제 2의 선수 생활을 이어가게 됐다.
한때 한국 선수의 최고 구속 159km를 찍었던 한기주. 영욕의 세월을 보낸 KIA를 뒤로 하고 삼성에서 재기에 성공할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