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 DB의 간판 김주성 (사진 제공=KBL)
서울 SK는 원주 DB가 3점슛을 굉장히 많이 던지는 팀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지난 10월28일 잠실 첫 맞대결 당시 DB는 무려 47개를 던져 13개 성공(적중률 28%)에 그쳤다. SK는 DB의 외곽슛 난조에 힘입어 90-76로 이겼다는 사실을 또렷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29일 오후 원주종합체육관에서 열린 2017-2018 정관장 프로농구 원주 DB와 서울 SK의 정규리그 2라운드 맞대결.
문경은 SK 감독은 3점슛 시도 1위(평균 27.4개), 성공 1위(평균 9.4)를 기록하고 있는 DB의 외곽을 막기 위한 방안으로 디온테 버튼 봉쇄를 생각했다.
문경은 감독은 "버튼이 페인트존 안까지 돌파하지 못하게 하라"고 선수들에게 강조했다. DB는 버튼의 돌파로 상대 수비진을 뒤흔든 뒤 외곽으로 내주는 패스를 통해 수많은 외곽슛 기회를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SK는 경기 초반 3-2 형태의 지역방어를 펼쳤다. 외곽으로 넓게 포진한 수비 형태라 로테이션만 잘 이뤄지면 상대의 외곽슛을 견제하기 용이하다. SK는 경기 초반 주도권을 잡았다. 1쿼터 종료 3분여전 21-7로 앞서나갔다.
점수차는 더 벌어지지 않았다. DB가 곧바로 3점슛으로 맞섰기 때문이다. 3점슛을 던진 선수는 다름 아닌 버튼이었다. 상대의 밀집수비를 상대로 무리하게 돌파하지 않고 외곽 기회를 노렸다. 버튼은 1쿼터 마지막 3분동안 3점슛 3개를 퍼부었다.
1쿼터 최종 스코어는 24-21. DB는 한때 14점으로 벌어진 점수차를 3점까지 좁혀놓고 첫 쿼터를 마무리했다.
이후 SK는 DB의 폭발적인 외곽슛를 당해내지 못했다.
DB는 49-46으로 역전하고 2쿼터를 마쳤다. 2쿼터에는 3점슛 8개를 던져 4개를 넣었다. 특정 선수가 몰아넣지 않았다. 윤호영과 김태홍, 서민수, 최성모가 각각 1개씩 터트렸다.
DB가 69-66으로 근소하게 앞선 가운데 시작한 4쿼터. 윤호영의 돌파와 두경민, 김태홍의 연속 3점슛이 터져 스코어가 순식간에 77-70으로 벌어졌다. 3쿼터 막판 투입된 김주성은 고비 때마다 상대의 골밑슛을 블록해내며 흐름을 끊었다.
DB는 4쿼터 중반 점수차를 두자릿수로 벌려 승기를 잡았다 버튼은 4쿼터 막판 상대 수비 숲을 뚫고 호쾌한 원핸드 덩크를 작렬시켜 홈팬들을 열광케 했다.
DB는 SK를 91-75로 누르고 지난 1라운드 맞대결 패배를 설욕했다. 1-2위 대결을 승리하면서 간격이 더 좁아졌다. 2위 DB는 11승4패를 기록해 1위 SK(13승4패)와의 간격을 1경기로 좁혔다.
버튼은 팀내 가장 많은 27점 11리바운드를 올렸다. DB의 외곽슛 폭발로 SK 수비가 외곽으로 벌어질 수밖에 없었고 버튼은 그 틈을 잘 노렸다. 두경민은 15점을 올렸다. 김주성은 10분 남짓한 출전시간동안 7점 3리바운드 3블록슛을 기록했다.
DB에서는 무려 8명의 선수가 최소 1개 이상의 3점슛을 넣었다. 버튼과 두경민, 김태홍은 나란히 3개씩 터트리며 외곽부대를 이끌었다. DB는 3점슛 37개를 던져 14개를 넣었다. 무려 38%의 성공률. 기록만 놓고 보면 3점슛에 '올인'한 것 같다. 하지만 슛 기회를 만드는 과정이 좋았다.
SK는 DB가 3점슛을 많이 쏘고 잘 넣는 팀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알고도 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