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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리엔트 특급 살인' 무너진 균형의 가치

    영화 '오리엔트 특급 살인' 스틸컷(사진=이십세기폭스코리아 제공)

     

    이미 여러 차례나 영화 등으로 만들어져 소개된 작품을 다시 보도록 만들기 위해서는 특별함이 있어야 한다. 널리 알려진 결말,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곳으로 인도하는 색다른 과정의 미학과 카타르시스.

    추리소설의 여왕으로 불리우는 애거서 크리스트(1890~1976)의 그 유명한 동명 소설에 바탕을 둔 영화 '오리엔트 특급 살인'은 이 점에서 충분히 합격점을 얻을 만한 작품이다.

    세계적인 명탐정 에르큘 포와로(케네스 브래너)는 이스탄불에서 런던으로 향하는 초호화 열차인 오리엔트 특급열차에 탑승한다. 폭설로 열차가 멈춰선 밤, 승객 한 명이 잔인하게 살해당하는 사건이 벌어진다.

    기차 안 밀실 살인이었다. 열차에 탄 13명의 용의자는 완벽한 알리바이를 갖고 있었다. 포와로는 현장에 남겨진 단서와 용의자들의 증언을 바탕으로 미궁에 빠진 사건을 풀 추리를 시작한다.

    애거서 크리스티는 50년 동안 80여 편의 추리 소설을 썼다. 그 소설들은 100개 넘는 언어로 번역돼 전 세계적으로 40억 부 이상의 판매고를 올렸다. 이는 성경과 셰익스피어 다음으로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기록이라고 한다.

    소설 '오리엔트 특급 살인'은 애거서 크리스티가 가장 좋아하는 작품 중 하나다. 그가 탄생시킨 명탐정 포와로가 등장하는 작품 중 가장 많은 판매고를 올리기도 했다. 앞서 여러 나라에서 영화·연극·TV 드라마 등 다양한 콘텐츠로 만들어진 것은 자명한 일이다.

     

    이번 영화의 연출과 주연을 겸한 케네스 브래너는 원작을 두고 "엄청난 긴장감은 물론 흥미로운 캐릭터, 심오하고도 위험천만한 주제가 얽혀있는 작품"이라고 극찬했다.

    이 흥미로운 텍스트를 영상으로 풀어낸 감독의 키워드는 '감성'이었다. 이는 이야기의 결말과 얽히면서 관객들에게 특별한 울림을 전한다. 보다 모던하게 다듬어진 각본이, 이를 현실로 구현해낸 명배우들과 만나면서 얻어낸 시너지 효과다.

    케네스 브래너가 연기한 명탐정 포와로는 꽤나 흥미로운 볼거리를 제공한다. 오프닝 스퀀스 등으로 극명하게 드러나는 그의 '균형'에 대한 집착이, 결말로 다가가면서 어떻게 진화하는지는 이 영화를 관통하는 핵심적인 메시지로 다가온다.

    커다란 사건을 통해 자신을 한뼘 더 성장시키는 '어른'의 풍모가 그 안에 담겨 있는 것이다. "추리영화가 감성을 건드리고, 가슴을 건드린다"(더불어민주당 표창원 의원), "모든 법조인·검사·경찰에게 추천하고 싶은 영화"(손수호 변호사) 등의 호평도 이러한 메시지에 대한 감흥에 뿌리를 둔 것으로 여겨진다.

    이 영화는 전 세계에 4대만 있는 65㎜ 필름 카메라로 촬영해 압도적이고 선명한 비주얼을 자랑한다. 극장을 찾아 큰 화면으로 보기를 권한다.

    지난달 29일 개봉, 상영시간 114분, 12세 이상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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