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박중훈이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OCN드라마 ‘나쁜녀석들 : 악의도시’ 제작발표회에 참석해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사진=황진환 기자)
"신인배우의 마음으로 임하고 있습니다."
OCN 새 드라마 '나쁜 녀석들 : 악의 도시'에 출연하는 배우 박중훈의 말이다. 빈말이 아니다. 박중훈은 이 드라마를 통해 1993년 SBS에서 방영된 '머나먼 쏭바강' 이후 무려 24년 만에 브라운관에 복귀한다. 본격 연기에 나서는 것도 오랜만이다. 박중훈은 지난 6년간 배우가 아닌 연출자로서 대중 앞에 섰다.
이번 작품에 임하는 감회가 남다를 수밖에 없다. 박중훈은 11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나쁜 녀석들 : 악의 도시' 제작발표회에서 "드라마는 24년 만이고 연기는 6년 만이다. 사실 24년 전 기억이 얼마나 남아있겠나"라며 "드라마를 처음하는 신인 배우라는 마음으로 임하고 있다"고 운을 뗐다.
박중훈은 2013년 영화 '톱스타'로 입봉했으나 흥행에 실패했다. 이후 연출자로서 신작을 준비했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았다. 그는 "6년간 배우가 아닌 감독으로 살았지만 감독으로서 제 뜻이 잘 펼쳐지지 않았다"며 "대중의 사랑이 그리웠다. 배우로서 다시 대중에게 사랑받고 싶다는 생각을 할 때쯤 이 작품을 만났다"고 말했다.
뜻을 굽히기가 쉽지만은 않았다. 박중훈은 "오랜 시간 형제, 가조거럼 지내는 매니저와 조그마한 다툼이 있었다"고 고백했다. 그는 "매니저가 저에게 '이런 식으로 감독한다고 여러 사람 괴롭히지 말라'고 하더라. 한 달 정도 다투다가 단호하게 얘기해서 (이번 작품을) 시작하게 됐다"는 비화를 밝혔다.
다행히 작품에 대한 만족감은 높은 상태다. '나쁜 녀석들 : 악의 도시'는 악을 악으로 응징하는 '나쁜 녀석들'이 부패한 권력 집단에 맞서는 이야기를 그리는 액션 느와르 장르 드라마다. 2014년 방송된 전작 '나쁜 녀석들'이 형량을 줄이기 위해 범죄자들을 때려잡는 범죄자들의 이야기였다면, 스핀 오프(Spin-Off) 버전인 '악의 도시'는 부패한 권력 구조 내부를 파헤치고 새로운 정의 구현을 위해 뭉친 이들의 이야기를 다룬다.
'나쁜녀석들 : 악의 도시' 포스터(사진=OCN 제공)
박중훈은 극중 물불 안 가리는 '미친 검사' 우제문 역을 맡아 극의 중심을 잡을 예정이다. 그는 "촬영을 하면서 우리가 사는 시대와 사람의 이야기가 잘 녹아있다고 느꼈다. 단지, (대중에게) 사랑받는 것뿐만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큰 의미가 있는 작품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기대감을 보였다.
부담감은 상당하다. 박중훈은 "6년 전 현장과 비교해 많은 것이 달라졌다. 기술적 부분은 당연하고 제작진의 마인드, 대중이 보내는 드라마에 대한 환호 등이 그렇다"며 "극복하고 적응하기 어려웠다. 연기를 30년 넘게 한 배우로서 '잘해야 한다'는 강박관념도 있었다. 너무 고통스러워 자다가도 식은땀을 흘릴 정도였다"고 털어놨다.
메가폰을 잡은 한동화 감독, 그리고 주진모, 김무열, 양익준, 지수 등 동료 배우들의 존재는 부담을 더는 데 있어 도움이 됐다. 박중훈은 "힘들어할 때 동료 배우들이 도와줬다. 무엇보다 한 감독이 집요하게 연기지도를 해줬다"고 말했다. "방송 이후 혹시 좋은 평가를 받게 된다면 감독의 지도 덕분이었다고 말하겠다"고도 했다.
16부작으로 기획된 '나쁜 녀석들 : 악의도시'는 오는 16일부터 매주 토, 일 밤 10시 20분 방송된다. 이 드라마의 연출을 맡은 한 감독은 시청자들에게 큰 호평을 받은 전작인 '나쁜 녀석들' 제작에 참여했으며, OCN의 또 다른 인기 드라마 '38사기동대'의 연출을 맡은 바 있어 기대를 모은다.
박중훈은 제작발표회 말미 "감독님에게 '나쁜 놈들이 더 나쁜 놈들을 잡는다'는 콘셉트만 같고 내용이 완전히 다르다는 말을 들었다"며 '나쁜 녀석들 : 악의도시'가 전작과 다른 매력을 지닌 작품임을 강조했다.
끝으로 "연기는 하면 할수록 어렵다. 대중에게 제가 찍은 작품을 선보이기 전에는 늘 드는 기분이지만 불안하고 설레고 기대된다. 많은 기대를 부탁드린다"며 시청을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