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동기생 본격 대결' 최근 2년 연속 홈런왕에 오른 SK 최정(왼쪽)과 그에 앞서 4년 연속 홈런킹이었던 넥센 박병호는 내년 대포 경쟁을 통해 3년 만의 50홈런 시대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자료사진=SK,넥센)
'왕의 귀환'이 순조롭게 이뤄지고 있다. 박병호(31 · 넥센)가 KBO 리그 복귀를 위한 절차를 마무리하면서 홈런왕 탈환을 위해 본격 시동을 건다.
미국 스포츠전문 매체 폭스스포츠는 16일(한국 시각) "미네소타가 1루수 박병호와 계약을 공식적으로 해지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박병호의 친정팀 넥센 복귀를 위한 걸림돌이 사라졌다.
이미 넥센은 지난달 27일 박병호와 연봉 15억 원에 2018시즌 계약을 맺었다. 미네소타와 합의는 끝난 상황이었다. 다만 미네소타와 계약 해지 신변 정리 등의 절차가 남아 박병호는 미국 현지에 머물러 있었다.
박병호는 2015시즌 뒤 비공개경쟁입찰을 통해 미네소타와 4년 1200만 달러, 2020년 옵션까지 5년 최대 1800만 달러(약 208억 원)에 계약했다. 그러나 지난해 부진과 부상 속에 62경기 타율 1할9푼1리(215타수 41안타) 12홈런 24타점을 기록했고, 올해는 마이너리그에만 머물다 시즌을 마무리하면서 국내 복귀를 결정했다.
미네소타가 공식적으로 박병호와 계약 해지를 선언하면서 박병호는 이제 넥센 소속이 됐다. 박병호는 조만간 복귀해 본격적으로 내년 시즌 준비에 들어갈 예정이다.
'아쉬운 복귀' 메이저리그 미네소타에서 뛰었던 박병호는 남은 2+1년 계약을 포기하고 KBO 리그로 복귀한다.(사진=노컷뉴스DB)
벌써부터 내년 홈런왕 쟁탈전이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박병호 이후 끊긴 한 시즌 50홈런 시대가 다시 도래할지도 관심이다. 일단 박병호가 미국에 가 있는 2년 동안 홈런킹이었던 최정(30 · SK)이 수성을 다짐하고 있다. 둘의 경쟁이 뜨거워지면 불가능한 것도 아니다.
2014년 박병호는 52홈런을 때려내며 2003년 이승엽의 56호, 심정수(이상 은퇴)의 53호에 이어 11년 만의 50홈런 시대를 다시 열어젖혔다. 128경기에서 144경기 체제로 들어간 2015년 이승엽의 한 시즌 최다 홈런 기록 경신이 기대된 가운데 박병호는 53홈런을 때려냈다. 신기록은 무산됐지만 박병호는 역대 최초 2년 연속 50홈런 이상 기록을 세웠다.
박병호가 미국으로 진출한 이후 최정이 지난해 홈런왕을 차지했다. 40홈런으로 당시 NC에서 뛰던 에릭 테임즈(밀워키)와 공동 1위를 기록했다. 테임즈마저 떠난 올해는 46개의 아치를 그리며 단독 홈런킹에 등극했다.
이런 기세라면 최정도 내년 50홈런 고지가 불가능하지 않다. 올해 최정은 144경기 중 130경기를 뛰었다. 완전히 홈런에 눈을 뜬 최정인 만큼 몸 상태를 더욱 견고하게 만들어 전 경기를 소화한다면 갯수도 늘어날 수 있다.
2017 타이어뱅크 KBO 시상식에서 SK 최정이 홈런, 장타율상에 대한 소감을 밝히는 모습.(자료사진=이한형 기자)
여기에 2005년 프로 동기 박병호의 복귀는 최정에 좋은 자극제가 되고 있다. 최정은 지난 7일 '2017 레전드 야구존 한국프로야구 은퇴 선수의 날' 행사에서 최고타자상을 받은 뒤 "내년 목표는 박병호보다 홈런 1개를 더 치는 것"이라면서 "사실 홈런을 목표로 시즌을 시작한 적이 없었는데 기분 좋은 자극이 생겼다"고 밝혔다.
박병호 역시 미국에서 아픈 기억을 떨치고 새 출발을 위해서는 홈런왕 탈환만큼 좋은 게 없다. 물론 홈 구장이 타자친화적인 목동에서 더 크고 담장이 높은 고척스카이돔으로 바뀐 게 변수다.
그러나 박병호의 파워는 한국 최고다. 4년 연속 홈런-타점왕을 차지한 2012년부터 2015년까지 박병호의 홈런 비거리 평균은 121.7m로 단연 리그 전체 1위였다. 구장이 조금 커졌다고 해서 큰 영향이 있지는 않을 터. 김하성 등 넥센 동료들의 홈런에 구장 변수는 크지 않았다.
지금까지 한 시즌 50홈런은 1999년 54홈런의 이승엽 등 KBO 역사에 5번뿐이었다. 그만큼 나오기 어려운 기록이다. 그 중 2번이 박병호였다.
홈런 타이틀 수성을 선언한 최정과 3년 만의 홈런킹 즉위를 노리는 박병호. 과연 둘의 경쟁이 50홈런 시대를 다시 열어갈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