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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이 실망하셨겠죠" 현실 인정한 박병호 남다른 마음가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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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많이 실망하셨겠죠" 현실 인정한 박병호 남다른 마음가짐

    KBO 리그로 돌아온 박병호(사진 왼쪽)가 9일 인천 하얏트호텔에서 열린 귀국 기자회견에서 넥센 히어로즈의 주장 서건창에게 꽃다발을 전달받고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제공=넥센 히어로즈)

     


    "좋은 성적을 내지 못했기 때문에 좋은 얘기를 듣기는 어렵겠죠"

    메이저리그 도전을 마치고 돌아온 박병호(넥센 히어로즈)는 9일 오후 인천 하얏트호텔에서 진행된 귀국 기자회견에서 '실패'라는 단어를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자신이 미국 무대에서 성공하지 못했다는 사실을 솔직하게 인정했다.

    박병호는 2016시즌을 앞두고 미네소타 트윈스와 4년 계약을 맺었다. 첫해 4월 KBO 리그 홈런왕의 파워를 과시하며 주목을 받았지만 강속구 적응에 어려움을 겪었고 부상이 겹치면서 부진에 빠졌다.

    빅리그 데뷔 첫해에 타율 0.191, 12홈런, 24타점에 그친 박병호는 자존심 회복을 노린 2017시즌 시범경기에서 맹활약을 펼쳐 기대감을 높였다. 하지만 메이저리그 로스터에 진입하지 못했다. 시즌 초반 부상이 뼈아팠다. 결국 지난해 한번도 빅리그 무대를 밟지 못했다.

    박병호는 고민 끝에 넥센 복귀를 선언했다. 미네소타와 계약을 해지하고 넥센과 연봉 15억원에 2018시즌 계약을 맺었다.

    박병호는 "첫해에는 부상을 당했고 작년에는 새롭게 다시 도전한다고 마음 먹고 도전했는데 결국에는 마이너리그에서 계속 시간을 보내면서 힘들었던 것도 사실이다. 그래도 다시 한번 메이저리그에 올라갈 수 있도록 노력했고 최선을 다했는데 마지막까지 결과가 좋지 않았다"며 아쉬워했다.

    박병호에게는 지난해 메이저리그 콜업의 기회가 분명히 있었다. 미네소타가 지명타자 혹은 1루수 백업 강화를 시도한 시기가 있었다. 하지만 그때마다 박병호가 아닌 케니스 바르가스가 콜업 기회를 차지했다.

    "하늘과 땅"이라고 묘사한 메이저리그와 마이너리그 환경의 차이를 뼈저리게 느낀 박병호는 다시 메이저리그에 올라가기 위해 노력했지만 시즌 초반 찾아온 부상과 구단의 계속된 외면에 뜻을 이루지 못했다. 박병호는 "기회를 얻을만한 시기가 있었는데 다른 선수가 선택되면서 아쉬움을 많이 느꼈다"고 말했다.

    성취감보다는 아쉬움이 더 크지만 소득도 있다. 박병호는 "마이너리그에서 뛴 시간이 더 길었지만 한국에서 경험해보지 못한 좋은 선수들을 많이 만났다. 더 좋은 선수들을 만나보고 싶어 미국에 도전했다. 결과는 좋지 못했지만 정말 소중한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박병호는 체계적인 웨이트 트레이닝을 바탕으로 파워를 강화해 효과를 본 대표적인 KBO 리그 타자였다. 메이저리그 경험은 자신의 방식이 맞다는 것을 확인한 계기가 됐다. "운동은 거의 비슷했다. 넥센의 트레이닝 파트가 정말 잘했다는 증거다. 기존과 큰 차이는 없었지만 미국은 민첩성 운동을 더 많이 했다. 많이 배워왔고 꾸준히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짧았던 메이저리그 경험은 박병호를 한단계 더 성숙하고 강한 선수로 성장시킬 가능성이 높다. 마음가짐도 달라졌다. 미국에서 성공하지 못한 사실을 받아들인 박병호는 메이저리거 타이틀을 내려놓고 낮은 자세로 KBO 리그 복귀 시즌을 준비하겠다는 각오다.

    박병호는 "2년 전 제가 큰 꿈을 안고 미국 야구에 도전한다고 했을 때 많이 응원해주신 분들께서 제가 다시 한국으로 돌아온다고 했을 때 많이 실망하셨을 것이다. 제가 그렇게까지 환영받으면서 복귀한다고는 생각 안 한다. 저도 잘 알고 있고 제가 선택했기 때문에 다 받아들인다. 올해부터는 다시 넥센에서 좋은 성적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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