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쉽게 사퇴했지만...' 조양호 전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장이 13일 대회 성화 봉송의 서울 구간 주자로 나서 성화를 들고 달리고 있다.(사진=대한항공)
2018 평창동계올림픽을 밝힐 성화의 서울 봉송에 뜻깊은 성화 봉송자가 나서 올림픽의 의미를 더했다.
평창 성화 봉송의 서울 구간 첫날은 각계각층 유명 스타들이 달렸다. 스포츠계에서는 한국 축구 전설 차범근 전 감독과 한국 썰매의 선구자 강광배 한국체육대학교 교수, 사격 올림픽 3연패의 주인공 진종오, 농구 스타 이상민 서울 삼성 감독 및 후배 서장훈, 도마의 신 양학선, 2006년 토리노동계올림픽 금메달리스트 강윤미 등이 나섰고, 방송연예계에서도 평창 동계올림픽 홍보대사 정찬우, 가수 전소미 등이 함께 했다.
특히 이날 봉송 주자로 조양호 전 평창올림픽 조직위원장도 참여했다. 조 전 위원장은 2009년 평창올림픽 유치위원회 공동위원장으로 참여, 22개월 동안 34차례 해외 출장 등 3수 끝의 대회 유치에 큰 힘을 보탰다. 이후 2014년 7월 대회 조직위원장으로 선임돼 경기장 신설, 스폰서십 확보 등 평창올림픽 성공 개최의 발판을 놨다.
하지만 조 전 위원장은 지난 2016년 5월 전격 사퇴했다. 표면적으로는 회장을 맡고 있는 한진그룹 경영 복귀가 이유였지만 진짜 배경은 따로 있었다. 박근혜 대통령의 최측근 최순실 씨의 국정농단에 맞서 권력의 눈밖에 나서면서 문화체육관광부의 외압에 사퇴할 수밖에 없었던 것.
조양호 전 평창올림픽 조직위원장(왼쪽)이 13일 2018 평창올림픽 성화 봉송의 서울 구간 주자로 함께 나선 아들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으로부터 성화를 건네받고 있다.(사진=대한항공)
그런 조 전 위원장이 평창올림픽 성화 봉송에 참여한 것이다. 이날 조 전 위원장은 프레스센터에서 파이낸스빌딩 구간을 뛴 아들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으로부터 성화를 전달받아 세종대로 사거리까지 달렸다. 조직위 관계자는 "이번 올림픽에서 재계 부자가 릴레이로 성화 봉송한 것은 유일하다"고 밝혔다. 공로가 컸던 만큼 조 전 위원장에 대해 배려를 한 것이다.
봉송을 마친 뒤 조 전 위원장은 "매우 뜻깊은 성화 봉송이었다"면서 "그동안 대회 유치 때 고생한 것에 대한 보람을 느꼈고, 국민들의 열띤 성원을 보니 유치위원장으로서 자부심을 갖는다"고 뿌듯한 소감을 밝혔다.
이어 "특히 이번 대회에 북한까지 참여해서 안전하고 성공적인 올림픽이 되리라고 확신한다"면서 "평창올림픽 개회식에 참석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평창올림픽 성화의 서울 봉송은 오는 16일까지 4일 동안 진행된다.
한진그룹은 지난 2015년 3월 대한항공이 IOC와 평창올림픽 후원 협약을 맺은 이후 국내 후원사 중 최고 등급인 공식파트너(Tier1)로서 항공권 등 현물을 지속 후원 중이다. 또 조직위에 대한항공을 비롯한 국제업무, 마케팅, 전산 등 한진그룹의 인력 48명이 파견돼 근무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