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동계올림픽에서 봅슬레이를 비롯한 썰매 종목의 짜릿한 스피드 쾌감을 만끽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 제공=한국 봅슬레이의 전설 강광배 교수 제공)
누구나 한번쯤은 눈썰매를 타봤을 것이다. 눈 덮인 빙판을 시원하게 타고 내려가는 짜릿함을 익스트림(extreme) 스포츠 수준으로 발전시킨 것이 썰매 종목의 삼총사 봅슬레이와 스켈레톤 그리고 루지다.
썰매 종목은 겨울스포츠 가운데 최고의 속도감을 자랑하는 경기 중 하나다. 최고 시속이 160km까지 치솟는 알파인스키 활강이 가장 빠른 동계 종목으로 알려져 있지만 시속 130~150km의 속도로 알파벳 U자 형태의 트랙을 질주하는 썰매 종목의 스릴은 어느 종목에게도 뒤지지 않는다.
1인승 종목이 있는 경기는 루지와 스켈레톤이다. 둘의 차이는 간단하다. 루지는 다리를 앞으로 뻗어 누워서 타고 스켈레톤은 머리를 앞으로 두고 엎드려서 탄다.
속도는 루지가 더 빠르다. 루지 종목에서 최고 시속 154km가 기록된 것으로 알려졌다.
루지 종목 선수는 스타트 라인에서 썰매에 앉아 양쪽 손잡이를 잡고 반동을 일으킨 뒤 그 탄력을 이용해 출발한다. 스켈레톤에 비해 공기 저항이 적고 시작과 동시에 경사로에 진입하기 때문에 속도가 빠르다. 하지만 시야 확보가 어려워 조종이 쉽지 않다. 과거 올림픽 연습 도중 선수가 사망한 사고가 두 차례나 있었다.
한국 남자 스켈레톤 간판스타 윤성빈. (사진=대한봅슬레이스켈레톤경기연맹 제공)
스켈레톤 선수는 썰매를 잡고 평평한 빙판을 달리다가 썰매에 올라탄 뒤 경사로에 진입한다. 시선을 앞에 두고 레이스를 펼치기 때문에 방향을 조종하기가 수월하다. 반대로 체감 속도는 더 높고 느껴지는 공포감 역시 크다.
루지는 남녀 1인승 경기와 남녀 구분없는 2인승 그리고 팀 릴레이 경기가 있다. 팀 릴레이는 여자 1인승, 남자 1인승, 2인승 순으로 레이스를 펼쳐 합산 기록을 따진다. 스켈레톤은 남녀 1인승 경기로 치러진다. 루지 팀 릴레이를 제외하고는 여러 차례 주행 기록을 합산해 순위를 가린다.
봅슬레이는 국내 겨울스포츠 팬에게 친숙한 종목이다. 2009년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에서 봅슬레이 도전을 다룬 바 있다. 눈이 없는 열대 기후의 나라 자메이카 선수들의 봅슬레이 도전 실화를 담은 영화 '쿨러닝'이 널리 알려지기도 했다.
봅슬레이 썰매는 자동차처럼 생겼다. 공기 저항을 줄이고 속도를 높여야 하고 동시에 안정해야 한다. 각종 첨단 기술의 결정체로 유명 자동차 브랜드들이 홍보 효과를 노리고 제작에 뛰어들었다. 썰매 가격도 보통 1억원 이상이다. 얼음 위의 슈퍼카로 불린다.
남녀 2인승과 4인승 경기가 있다. 선수들이 썰매를 끌고 달리다가 썰매 안에 차례로 일렬로 앉아 레이스를 펼친다. 이때 정확히 자리를 잡지 못하면 자칫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맨 앞에 앉은 선수는 파일럿으로 썰매의 방향을 조종한다. 마지막 자리에 앉는 브레이크맨은 결승선 통과 후 제동을 거는 임무도 해야한다. 출전 선수들의 호흡이 굉장히 중요하다. 다른 썰매 종목과 마찬가지로 원심력이 극대화될 때 최대 5G(중력가속도 단위로 평소 중력의 5배를 의미)의 하중을 버텨야 한다. 썰매 종목은 속도를 유지하고 늘리면서 트랙을 타는 기술뿐만 아니라 강인한 정신력도 요구하는 궁극의 스포츠로 이번 평창동계올림픽에서 그 매력을 마음껏 전달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