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산 우리은행 박혜진이 20일 오후 충남 아산에서 열린 여자프로농구 KB스타즈와의 1-2위 맞대결에서 슛을 시도하고 있다 (사진=WKBL)
6년 연속 여자프로농구 정규리그 우승에 도전하는 아산 우리은행의 박혜진이 정규리그 정상으로 가는 중요한 길목에서 왜 자신이 '디펜딩 챔피언'의 간판인가를 증명했다.
20일 오후 아산 이순신체육관에서 열린 신한은행 2017-2018 여자프로농구 아산 우리은행과 청주 KB스타즈의 정규리그 1-2위 맞대결.
우리은행에 2경기차 뒤진 2위 KB스타즈로서는 절대로 놓쳐서는 안되는 승부였다. 안덕수 KB스타즈 감독은 승부수를 던졌다. 국가대표 센터 박지수를 골밑에서 세우고 외국인선수 모니크 커리를 비롯해 빠른 선수 4명을 주전으로 내보냈다. 우리은행의 외곽을 발로 잡겠다는 계산이었다.
안덕수 감독은 경기 전 "우리은행의 외곽이 워낙 좋다. 초반에 3점슛을 덜 맞고 돌파를 방해하는 게 중요하다. 물론 상대의 라인업에 맞춘 것만은 아니다. 단타스가 부상으로 빠졌을 때 지금 라인업이 좋았다"고 말했다.
KB스타즈의 초반 수비는 나쁘지 않았다. 우리은행은 1쿼터에만 실책 5개를 범했다. 하지만 KB스타즈의 계산을 무너뜨린 선수가 있었다. 바로 박혜진이었다.
박혜진은 1쿼터에만 3점슛 4개를 던져 100% 성공률을 기록하는 등 14점을 몰아넣었다. 박혜진의 손을 떠난 공은 어김없이 림을 통과했다. 그동안 부상으로 결장한 KB스타즈의 단타스가 돌아왔지만 박혜진의 기세를 막을 수 없었다.
우리은행은 박혜진을 앞세워 KB스타즈와 대등하게 맞섰다. 3쿼터 중반 이후 우리은행이 주도권을 잡아나갔다.
우리은행이 51-47로 앞선 3쿼터 종료 3분 여를 남기고 박혜진이 3점슛을 터트렸다. 이후 윌리엄스와 어천와의 연속 득점이 나왔다. 우리은행은 63-53으로 앞선 채 3쿼터를 마쳐 승기를 잡았다.
4쿼터 들어 점수차는 좀처럼 쉽게 좁혀지지 않았다. 경기 초반 득점력을 뽐낸 박혜진은 이후 포인트가드로서 안정된 경기 운영으로 팀에 기여했다. 1쿼터에 실책 5개를 기록한 우리은행은 2,3쿼터 실책을 1개도 범하지 않았다.
박혜진은 팀이 69-58로 앞선 4쿼터 종료 4분42초를 남기고 이날 자신의 7번째 3점슛을 터트려 사실상 승부를 결정지었다.
박혜진은 올시즌 자신의 개인 최다인 31점을 기록해 우리은행의 78-67 승리를 이끌었다. 3점슛 8개를 던져 7개를 성공하는 등 총 13개의 야투를 던져 10개를 넣는 믿기 힘든 집중력을 과시했다. 8리바운드, 2어시스트를 함께 기록했다.
박혜진의 종전 시즌 최다 득점 기록은 22점. 우리은행이 지난해 12월8일 KB스타즈를 꺾을 때 올린 점수였다. 정규리그 우승에 큰 영향을 끼칠만한 KB스타즈와의 경기 때마다 박혜진은 펄펄 날았다. 19승4패를 기록한 1위 우리은행은 2위 KB스타즈(16승7패)와의 승차를 3경기로 벌렸다. 6년 연속 정규리그 우승에 한걸음 더 바짝 다가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