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JTBC '썰전' 방송화면 갈무리)
최근 한국 쇼트트랙 종목 간판인 심석희 선수가 평창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코치에게 폭행 당한 사건 등 대한빙상경기연맹(이하 빙상연맹)을 둘러싸고 불거진 여러 논란과 관련해, 유시민 작가가 빙상연맹의 무능을 강하게 비판했다.
유시민은 1일 밤 방송된 JTBC 시사 예능 프로그램 '썰전'에서 빙상연맹을 두고 "바가지가 어느 한 군데만 뚫려서 물이 새는 것이 아니고, 오래 전부터 여기저기 뚫려 있었던 연맹"이라고 빗댔다.
"이번에 (심석희 선수 폭행사건은) 연맹이 폭력을 행사한 것이 아니고 코치가 폭력을 행사한 것이지만, 빙상계의 분위기를 보여주는 것이다. (심석희 선수는) 국가대표에 세계 챔피언이다. 국가를 대표해 올림픽에 나가는 선수를 때려서 어쩌자는 건가? 이게 무슨 성적지상주의라는 말을 갖다 대기도 민망하다."
이에 박형준 교수는 "기성 세대의 관행이나 사고 방식에서 벗어나지 못해 발생한 사건"이라고 봤고, 유 작가 역시 "이건 너무 후졌다. 해당 코치를 영구제명하는 것으로 끝날 문제가 아니다. 빙상연맹 자체가 문제"라고 질타했다.
박 교수는 "빙상연맹의 이런 일이 이번 만이 아니"라며 "2004년에도 있었고 계속 반복되는 일이기 때문에 정말 적폐는 여기에 있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빙상연맹의 행정 착오로 이번 올림픽 출전이 무산될 뻔했던 스피트스케이팅 국가대표 노선영 선수 사건과 관련해서도, 유 작가는 "이 사건의 원인은 무능이라고 본다"며 지적을 이어갔다.
"(빙상연맹이 국제빙상경기연맹에) 출전 자격 문의를 했다는데, 이건 능력의 문제다. 굳이 영어만 잘할 사람이 필요한 것이 아니다. 그 스포츠를 알고 외국어도 하고 열심히 하는 사람에게 업무를 맡겨야지, 이게 뭔가."
박 교수 역시 "스포츠도 대단히 전문적인 체계가 필요하다"며 "스포츠 마케팅·행정 등을 전문가들이 운영해야 하는데, 우리는 아직도 주먹구구식으로 행정을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또 하나, 선수에 대한 애정이 결여돼 있어서 그렇다고 본다"며 "스포츠 협회는 내부 알력 관계나 이해 관계 다툼은 굉장히 열성적이지만, 선수들을 관리하고 보고하고 지원하는 데는 생각이 별로 없다"고 진단했다.
유 작가는 "선수가 연맹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고, 연맹이 선수를 위해 존재하는 것"이라며, 아시아 U-23 챔피언십에서 베트남 축구 대표팀을 사상 첫 국제 대회 결승으로 이끈 박항서 감독의 이야기를 꺼냈다.
그는 "박항서 감독에게 베트남 축구 팬들이 감동받은 것 중 하나가, 선수 하나하나를 잘 들여다보고 그 선수를 존중하고 그 선수 입장에서 생각한다는 것"이라며 "빙상선수들이 있기 때문에 빙상연맹이 있는 것이다. 그러면 연맹이 해야 할 일은 올림픽 앞두고 선수들 돌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