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 팬서' 스틸컷(사진=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제공)
검은 영웅의 활약상을 그린 마블 히어로물 '블랙 팬서'가 예사롭지 않은 흥행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 영화는 개봉을 열흘 앞두고 예매율 1위에 오른 데다, 감독·배우들이 한국을 찾으면서 분위기를 한껏 고조시키고 있다.
특히 전작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이 서울 풍광을 담은 데 이어, '블랙 팬서'는 부산에서 펼쳐지는 액션신을 비중있게 그려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한국 관객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오는 14일 개봉하는 영화 '블랙 팬서'는 와칸다 국왕이자 어벤져스 멤버로 합류한 '블랙 팬서' 티찰라(채드윅 보스만)가 희귀 금속 비브라늄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커다란 위협에 맞서는 이야기를 그렸다.
'블랙 팬서'는 직전작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에 처음 등장했던 영웅 블랙 팬서의 첫 솔로 작품이다. 후속작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를 보기 전에 거쳐야 하는 영화라는 점에서도 마니아들 사이에서 회자되고 있다.
5일 서울 광화문에 있는 한 호텔에서 열린 '블랙 팬서' 내한 기자회견에 함께한 주연 배우 채드윅 보스만은 세 가지 이유를 들며 이 영화를 "혁명적"이라고 치켜세웠다
"먼저 배경이 된 와칸다가 아프리카에 있는 최첨단 기술 국가라는 설정이 흥미롭다. 아프리카 문화를 녹여 와칸다를 그린 점이 혁명적이다. 두 번째는 티찰라 캐릭터가 세계 지도자이자 슈퍼 히어로라는 데 있다. 그 역시 많은 세계 지도자들이 직면하는 문제를 겪으며 주위 사람들의 비난과 원성을 듣기도 한다."
그는 "이때 티찰라가 블랙 팬서 수트를 입고 그러한 문제를 해결한다는 점이 혁명적"이라며 "마지막은 티찰라가 고립된 와칸다를 외부 세계에 드러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 그렇다"고 설명했다.
5일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영화 '블랙팬서' 아시아 프레스컨퍼런스에서 라이언 쿠글러 감독(왼쪽부터), 채드윅 보스만, 루피타 뇽, 마이클 B. 조던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
이러한 메시지는 라이언 쿠글러 감독의 말에서 보다 선명해진다.
쿠글러 감독은 "극중 티찰라가 왕이 된 뒤 와칸다를 고립시킬지, 세계로 '오픈'할지를 걸정하는 과정을 담으면서 민주주의까지 다룰 수 있었다면 좋았을 것"이라며 "그러한 논의가 없었던 것은 아닌데, 너무 주제가 커 모두 담을 수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에서 민주적 요소가 나타난다"고 말했다.
특히 이 영화에는 흑인 해방 운동에 관한 흥미로운 메시지가 깊이 스며들어 있다는 점에서 이목을 끈다.
전작 '오스카 그랜트의 어떤 하루'(2014) 등으로 흑인 인권 문제에 천착해 온 쿠글러 감독은 "내가 속해 있는 문화를 ('블랙 팬서'에서) 그려낼 수 있어 좋았다"며 "어릴 때부터 슈퍼 히어로 코믹스를 좋아했는데, 내가 속한 곳의 문화와 히어로를 함께 그려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었다"고 강조했다.
이날 정오께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 입장권 통합전산망 실시간 예매율 집계에 따르면, 14일 개봉하는 '블랙 팬서'는 예매율 33.6%로 1위를 달리고 있다.
이어 8일 개봉하는 '조선명탐정: 흡혈괴마의 비밀'이 9.8%로 2위, 지난달 31일 선보인 '염력'이 9%로 3위, '블랙 팬서'와 같은 날 개봉하는 '골든슬럼버'가 5.9%로 4위를 기록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