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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택-오태석, '연극 교과서'에서 삭제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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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윤택-오태석, '연극 교과서'에서 삭제해야"

    개정판 교과서 집필진, 공동 기명 성명 발표

    이윤택 연출가와 오태석 연출가 (사진=노컷뉴스 자료사진)

     

    최근 성폭력 가해자로 지목된 연극인 이윤택과 오태석이 빠르면 2019년에 배포될 개정판 '연극 교과서'에서 삭제될 것으로 전망된다.

    2015 개정 교육 과정에 따른 전문교과 '연극' 분야 교과서 집필진(김대현·김선애·백인식·오세곤·오은진·유덕권·이연심·이정환·이혜경·장선연 10명)은 22일 입장을 내어 성폭력 사실이 드러난 이윤택, 오태석 등 연극인과 그들의 작품을 개정판 교과서에서 빼야 한다고 밝혔다.

    우선 집필진은 "예술은 폭력을 용인하지 않는다. 예술의 아름다움은 작품 창작의 결과만이 아닌 과정까지 포함한다. 따라서 부당한 권력과 폭력이 결부된 창작은 결코 예술로 인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집필진은 연극이 '협동예술'이며 연극의 집단성이 '높은 교육적 효능의 원천'이라는 점을 들어, "2018년 1학기부터 '연극'이 고등학교 보통교과 일반선택 과목으로 들어간 것도 바로 이러한 협력의 과정을 중시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2015년 9월 개정 교육과정 후, 2018년 사용을 목표로 전문교과 '연극' 분야 중 3개 과목 '연극의 이해', '연기', '연극 감상과 비평'이 포함됐고 현재까지 집필·편집·인쇄·배포가 완료된 상태다.

    집필진은 "상호대등의 건전한 협력 관계가 아닌 약자에 대한 강자의 억압과 범죄적 폭력이 만연했던 창작 현장은 비록 일부라 하지만 그 존재만으로도 연극 예술 전체의 가치를 크게 훼손시킬 위험이 크다"며 "더욱이 그런 문제의 인물들과 그들이 주도한 작품들이 교과서에 실려 배포까지 된 상황이 벌어지고 말았으니 집필자들로서 느끼는 절망과 우려는 이루 말할 수 없다"고 말했다.

    집필진에 따르면 교육 당국의 입장은 "올해 당장 수정은 어렵지만 내년 사용할 교과서는 문제의 작가들과 작품들을 삭제한 개정판으로 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집필진은 "교육적 차원의 고려를 최우선시할 것을 강력히 요청하고 있으며, 당국의 조처와 별도로라도 담당 교사들을 파악하여 협조를 요청하고 정오(正誤) 수정이 담긴 간지(間紙)와 참고할 교육 지침을 전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집필진은 연극·뮤지컬 등 공연계 내 성폭력 폭로와 이에 따른 보도가 나왔을 때부터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이 사안을 논의해 왔다.

    이날 성명에 이름을 올린 한 교수는 22일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조사한 바로는 두 분(이윤택, 오태석)의 작품이 확실하게 들어가 있다. 그래서 교육부와 교육청에 (삭제) 요청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교육 당국도 상당히 난감해하는 상황이지만 먼저 시정에 나서지 않는 만큼, 성명을 공표한 것도 당국이 더 교육적으로 판단하고 긴장해서 움직이길 바라는 마음에서였다"고 전했다.

    공개된 성명에 이윤택, 오태석 두 사람의 이름이 명시되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앞으로도 (성폭력 가해자가) 더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어떤 인물이라도 성폭력에 해당하면 배제하겠다. 예술로 인정할 수 없다는 뜻은 분명하다"고 밝혔다.

    연극계의 거장으로 꼽히는 이윤택-오태석 연출이 지속해서 성폭력을 저질러 왔다는 피해자들의 폭로가 설 전후로 속출했다.

    피해자들은 이윤택 연출이 발성 연습을 이유로 함부로 신체를 만지거나, 안마를 핑계로 단원들에게 성적 수치심을 느낄 수 있는 요구를 수년간 해 왔다고 주장했다. 성폭행을 당해 낙태를 했다는 피해자의 폭로도 있었다. 이 연출은 연극계를 떠나겠다고 선언하면서도 공개 기자회견에서 성폭행은 없었다고 부인했다.

    오태석 연출 역시 연극인들에게 성추행을 저질렀다는 폭로가 나왔고, 민간극장 직원을 성추행해 공연이 취소된 일도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오 연출은 해외 공연차 이달 말 페루 출국이 예정된 가운데, 잠적해 연락이 끊긴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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